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1081 - 챕터 1090
1102 챕터
제1081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서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었다. 최군형은 강소아의 손을 만지작대며 부드러운 눈길로 그녀를 보고 웃었다. 아무 핑게나 생각해 내야 했다.“계속 폐 끼치기 싫어서요. 방금 하수영을 만났잖아요. 우리가 함께 산다는 걸 소문낼지도 몰라요.”강소아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 있는 말이었다. 하수영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과는 판이하였기에 슬프지만 거리를 두는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이 같이 산다는 게 알려지면 경찰이 동원될 것이고, 일이 골치 아프게 될 것이었다.하지만...강소아는 최군형을 바라보았다. 골치 아프겠다는 생각보다는 최군형이 묵을 데가 없다는 사실이 더욱 마음에 걸렸다.최군형은 강소아의 마음을 알아채고는 그녀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웃었다.“걱정 마요, 노숙한다는 건 장난이었어요. 그 정도 돈은 있어요!”“그래도, 여기 있는 게 더 편할 텐데...”“적응하면 되죠. 여기서 소아 씨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해요.”최군형이 강소아를 안고 그녀에게 귓속말했다. 강소아는 최군형의 품에 폭 안겼다.“난 정말 행운아인 것 같아요, 당신을 만나다니...”“내가 행운아인 거죠.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아서 이번 생에 소아 씨를 만났나 봐요.”강소아가 고개를 들고 웃었다. 최군형이 강소아의 등을 치며 말했다.“다 먹었으면 어서 자요. 내일 낮에 여관을 알아보고 짐을 옮길게요.”이 호텔에서 나가면 더 이상 힘겹게 참지 않아도 될 것이었다.최군형이 옅게 웃었다.‘내일 할아버지 할머니 뵈러 가야지. 장군부에서 자면 되겠다, 삼촌도 오래 못 봤으니... 시간이 되면 대황궁에 가서 국왕 폐하도 뵙고 와야지, 아버지한테 중요한 사람이니까...’그런데 다음 날 새벽, 최군형이 나가기도 전에 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부술 것처럼 큰 소리였다. 밖이 웅성거리는 게, 뭔가 큰일이 난 것 같았다.강소아는 금방 옷을 갈아입고 최군형을 쳐다보았다. 최군형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자신의 몸 뒤에 숨겼다. 넓은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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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2화
강소아가 찢어지게 가난한 트럭 기사와 결혼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직접 보니 더욱 초라해 보였다.한리는 차갑게 웃더니 방 안의 강소아에게 소리 질렀다.“체크인은 한 사람이 하고, 방은 두 사람이 쓴단 말이야? 이거 남양에선 불법이야! 강소아, 너 이미 일을 많이 저질렀어! 이제 법까지 건드리다니, 가만두지 않을 거야!”“선생님, 그게 아니에요!”강소아가 쏜살같이 달려가 최군형의 앞을 막아섰다.최군형이 깜짝 놀랐다. 강소아는 겁을 먹은 듯 몸을 작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최군형을 보호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은 듯 굳건했다.최군형은 기분이 이상했다.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강소아가 따지기 시작했다.“선생님, 여긴 제 남편이에요. 남양에 금방 도착해서 아직 묵을 곳을 못 찾았어요. 방을 잡으면 곧 나갈 거예요.”“법을 어겼으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선생님, 남양 법이 아무리 엄하다 해도, 아내가 돼서 남편이 노숙하는 꼴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나요?”“너...”한리가 눈을 크게 떴다. 말로는 강소아를 절대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꼭 이 골치 아픈 학생을 처벌해야 했다.“그런 건 모르겠고, 내 학생들이 법을 어기는 건 용납할 수 없어!”한리가 핸드폰을 꺼내 카운터에 전화를 걸었다.“카운터죠? 신고 좀 해 줘요! 체크인 없이 동행인을 데리고 온 사람이 있어요!”복도에 나온 학생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들은 모두 강소아를 쳐다보며 저마다 귓속말로 수군댔다.얼마 지나지 않아 경리가 경비원을 데리고 올라왔다. 방문에 다다르자 경리가 순간 깜짝 놀랐다. 최군형이 그를 째려보지 않았더라면 바로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며 예를 차렸을 것이다.최군형은 꿈쩍도 하지 않고 강소아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웃을락 말락 하는 얼굴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경리를 쳐다보고 있었다.“경리십니까?”“어, 그게...”경리가 횡설수설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군형이 느릿느릿 말을 이었다.“그럼 설명해 주세요. 여기가 얼마나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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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이사가 짜증스럽게 그들을 보며 말했다.“네, 저희 호텔 규정이에요, 손님은 왕이다.”“하지만...”“방금 이 여자분이 두 분 부부 사이라고 하셨습니다.”경리가 끼어들었다. 이사는 생각에 잠긴 척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오... 그럼 잘됐네요. 두 분 부부시니까 같이 묵는 게 당연하죠!”한리가 그 자리에 굳어졌다. 그녀 뒤의 하수영도 표정을 구겼다. 한리가 애써 웃으며 말했다.“이사님, 그래도 그건 좀... 저기, 남양 법률에서...”“선생님, 남양의 법률은 제가 더 잘 압니다.”“이...”“한 명이 체크인하고 두 명이 입주하는 건 확실히 불법입니다, 하지만 부부는 달라요! 부부 관계에 있는 동행인을 데려오는 건 완전히 가능합니다.”“하, 전 남양 사람도 아니니, 당신 말이 맞겠죠.”“네, 남양 사람이 아니면 남양의 일에 멋대로 간섭하지 마세요.”경리는 남양 두 글자에 악센트를 주며 또박또박 말하고는 웃으며 최군형을 쳐다보았다.‘도련님, 어떠세요?’최군형도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 그는 예의를 갖춰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소아를 자신에게 더욱 밀착시켰다.경리가 머쓱하게 웃었다.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뜨고 싶었다.“뭐 하는 거예요! 나도 손님인데, 나한텐 이렇게 대해도 되는 거예요? 난 남양의 법률을 존중한 거예요. 참 나...”한리가 난동 부리기 시작했다. 경리가 몸을 꼿꼿이 세우고는 정색하고 말했다.“손님! 남양 법률이 똑똑하게 규정했습니다. 동행 금지는 성매매를 조금이나마 감소시키기 위해서예요. 하지만 이 두 손님은 법이 인정한 부부입니다!”법이 인정했다는 말을 들은 강소아는 켕기는 게 있는지라 최군형의 옷자락을 잡고 몰래 그를 쳐다보았다.그 모습을 본 최군형은 얼어붙은 마음이 사르르 녹는 것 같았다. 그는 얼른 진짜 혼인신고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가 되면 그는 강소아의 손을 잡고 당당하게 다닐 수 있을 것이었다.경리가 차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손님, 믿기지 않으시면 변호사를 불러 남양 법에 관해 설명해 드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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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4화
하지만 최군형은 그녀의 어깨를 살짝 주무르며 말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해 보였다. 그러고는 경리를 보며 덤덤하게 물었다.“이러시는 이유가 뭡니까? 호텔 측이 잘못한 게 뭐가 있죠?”“아... 그게, 저희 호텔은 남양 최고의 호텔인데, 손님 관리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저런 사람에게도 방을 내주다니, 분명한 저희 잘못입니다.”경리가 한리를 흘깃 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이에 한리도 소리쳤다.“뭐라고? 누가 어쩌고 어째?”경리는 팔짱을 끼고 귀찮은 듯 경비원을 향해 손짓했다. 경비원들이 한리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양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학생들이 눈을 크게 뜨고 수군거렸다. 경리는 아이패드의 자료를 쳐다보며 경멸 어린 시선으로 말했다.“한리 씨, 죄송합니다. 재산 총액이 100만 달러가 채 안 되기에 당신은 우리 호텔에 묵을 수 없습니다. 남양 법률에 따라 당신을 내쫓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나가세요.”경리가 차갑게 웃었다. 한리는 눈을 크게 뜬 채 그 자리에 굳어졌다. 귀가 윙 하고 울렸고 머릿속은 하얘졌다.‘이... 이게 무슨 엉터리 법이야? 이런 게 있다는 말은 없었잖아?’“뭐? 그게 무슨 소리야? 저 학생들은 조사했어? 100만 달러 있대? 강소아 저 학생 내가 잘 알아, 작은 가게로 겨우 먹고사는 거. 나한테 선물도 안 주고 야박하게 굴더니만, 무슨 돈이 있다고 그래?”한리가 손가락으로 학생들을 가리키며 난동 부렸다. 이때 학생 한 명이 나서 말했다.“선생님, 이 정도면 저희도 많이 참았어요! 선생님이 자격 미달인 걸 왜 우리에게 덮어씌워요?”“맞아요! 선생님 우리한테서 뭐 많이 받아 갔잖아요! 우리 집 다 부자인 거 아시잖아요. 100만 달러 따위 저희에겐 우스운 돈이에요.”“선생님, 선생이라는 사람이 이래도 되는 거예요?”“너, 너희...”한리가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짜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를 못 본 척하고는 그대로 떠났다. 하수영만이 자리에 굳어진 채 이 모든 장면을 목격했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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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하수영이 숨을 참았다. 최군형의 눈을 마주하면 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최군형이 웃음을 거두고 서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말했죠, 내 여자를 건드리면 좋은 꼴은 못 볼 거라고. 그 말이 장난이었다고 생각해요?”“도... 도련님. 전 그럴 생각 없었어요. 도련님이 소아 방에서 묵는다는 사실이 어떻게 새어나갔는지도 몰라요...”“하, 아마 개 한 마리가 몇 번 더 짖었나 보죠.”“이...”“하수영 씨, 구자영은 얼굴이 망가졌고, 한리도 쫒겨났어요. 내 손짓 한 번이면 그 썩어빠진 선생은 내일부로 남양의 실종자가 될 거예요... 맞다, 그 두 사람에게서 공통점 못 찾았어요?”하수영의 입술이 덜덜 떨렸다. 손에 식은땀이 돋아났다.그들의 공통점이라면, 강소아를 괴롭힌 적이 있다는 사실이었다.최군형이 웃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다음은 누구일 것 같아요?”하수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금방이라도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것 같았다.최군형은 그녀를 쏘아보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원에 도착했다. 하수영 같은 사람들은 상대하기 쉬웠다. 그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하수영이 문제가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사람을 잡아야 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를 뒤져 구봉남의 이름을 찾아냈다.구봉남이 남양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자영이 사고를 당한 뒤, 구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구봉남을 억지로 남양에 보내 구자영을 간호하게 했다. 그의 권력을 약화할 속셈이었다.구봉남은 그들의 속셈을 빤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세력이 없는 그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말을 따라 남양에 와야 했다.최군형은 작게 웃으며 구봉남에게 한 카페의 위치를 전송하고는 몇 글자를 덧붙였다.[오후 4시에 봐요]“도련님, 여기 계셨네요!”이사가 경리 두 사람을 데리고 웃는 얼굴로 그에게 굽신댔다. 최군형은 반사적으로 인상을 쓰며 주변을 살폈다. 경리가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걱정 마세요, 부인은 위층에서 짐을 옮기고 계십니다.”“아, 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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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자, 먼저 좀 먹어!”육연우가 서서히 진정했다. 최군성이 아이처럼 웃으며 말했다.“빨리, 내 손맛 좀 봐!”육연우가 작게 웃었다. 집에는 보모만 해도 대여섯 명이 있었지만 최군성은 직접 요리하기를 고집했다. 라면 한 그릇가지고 손맛 타령을 하기도 했다.육연우는 그의 의도를 알았다. 이것들과 접촉한다면 DNA 표본을 남길 것이다. 최군성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검사하고 싶은 게 분명했다.육연우가 작게 웃었다. 최군성은 라면 그릇을 그녀의 앞에 들이밀고 눈을 깜빡거리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는 용기 내 말했다.“군성 오빠, 이러실 필요 없어요.”“뭐?”최군성은 심장이 철렁했다. 육연우는 씁쓸하게 웃고는 최군성의 눈을 보며 천천히 말했다.“내가 진짜 육소유인지 확인하고 싶은 거 아니에요? 나 사실... 아니에요.”최군성이 흠칫했다. 하마터면 라면을 쏟을 뻔했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직접 그 말을 들으니 충격이 컸다.“제대로 다시 인사하죠. 전 육연우에요. 육명진이라는 육...”육연우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숨 막히는 침묵이 이어지더니 최군성이 웅얼댔다.“역시 육명진 딸이 맞았구나.”“역시?”“응, 둘이 닮았다고 생각해서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진짜일 줄이야.”“전 안 닮고 싶은데.”육연우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최군성이 물었다.“왜 경섭 삼촌과 우정 아줌마를 속이려 한 거야? 우정 아줌마는 딸 생각에 미치기 직전이야! 그런데도 속이고 싶어?”육연우는 아무 표정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최군성을 보지 않으면 자신과 최군성을 갈라놓을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자신이 최군성의 세상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둘은 엄연히 다른 세계 사람이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육연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군성 오빠, 만약에... 만약에요, 오빠 어머니가 불치병에 걸렸다면, 오빠는 어머니를 위해 뭐든 할 거예요?”“당연하지!”“그럼 내가 사람들을 속이는 것도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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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7화
“네?”구봉남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눈이 반짝 빛났다.최군형이 몸을 앞으로 숙이며 웃는 듯 아닌 듯한 얼굴로 말했다.“구성 그룹을 손에 넣게 해준다고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구봉남의 눈썹이 꿈틀했다. 눈앞의 이 남자도 정확히 말하면 20대 청년에 불과했다. 나이로는 구봉남이 한참 위였지만 그 기세는 최군형보다 몇 수 아래였다.그는 최군형의 집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남양에 온 뒤 이쪽의 왕실과도 왕래가 잦고, 최군형은 어린 나이에 귀족까지 되었다.구봉남은 사리에 명확한 사람이었다. 지금 상황으론 최군형과 손을 잡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그는 크게 심호흡하고는 작게 고개를 숙였다.“분부만 하십시오!”“좋아요.”최군형이 우아한 동작으로 커피를 잔에 따라 한 모금 맛보고는 웃으며 말했다.“맛도 좋네요.”“말씀하시는 거래는...”“구씨 가문이 당신을 사생아라고 압박하고 있죠, 그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구봉남이 입술을 깨물었다. 눈에 복잡한 감정이 담겼다.사람은 좌절을 거듭하다 보면 삐뚤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기회만 준다면 다시 쑥쑥 자랄 수 있을 것이다.최군형이 작게 말했다.“구자영이 사고를 당한 뒤로 구성 그룹은 엉망진창이 됐어요. 그들이 당신을 여기로 보낸 건 당신의 권력을 약화하기 위해서예요. 하지만 걱정 마요. 최상 그룹의 힘을 이용해서 이 상황을 바꿔줄게요.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죠. 하지만 마지막 승자는 단 한 명, 당신일 거예요.”“그게 무슨...”“최상 그룹에서 회사 하나 사는 것쯤은 일도 아니죠.”구봉남은 그제야 최군형의 뜻을 깨달았다. 구성 그룹이 인수당하면 경영진들도 모두 바뀔 것이었다. 남을만한 사람은 남고, 갈 사람은 모두 떠날 것이다.그렇다면 그는 철저히 최군형의 통제를 받게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구성 그룹의 냉혈한들에게 압박당하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구봉남이 허리를 세우고 진지하게 말했다.“도련님의 충실한 개가 되겠습니다!”“그럴 필요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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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첫째, 구성 그룹 음료수 사건을 해결해요.”구봉남이 어리둥절해졌다.“그 유명한 장미꽃 이슬 말이에요. 포장만 바꾸면 문제가 해결된 거에요?”“하, 아니죠, 아니죠. 사실 저도 이 사안은 반대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이사회에 제 편인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죠?”구봉남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 생긴 음료수의 레시피를 내놓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벌금을 내고, 연루된 사람들을 법원에 넘기면 될 것이었다.최군형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중 8할은 강소아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전체 시장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니, 좋은 일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도련님, 두 번째 조건은 뭔가요?”“두 번째, 구성 그룹의 추적 장치가 괜찮던데요.”“아...”구봉남의 등에 식은땀이 났다.“구성 그룹을 손에 넣으면, 이런 장치는 직원에게 쓰지 마요. 프라이버시는 있어야 하잖아요.”“네, 네!”“하지만 지금은 그 장치로 조사해 줄 사람이 있어요.”구봉남이 의아하게 고개를 들었다. 최군형이 입을 열었다.“하수영!”......최군성은 육연우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두려움으로 떨리는 그녀의 어깨를 보고 있자니 몸이 저절로 그녀에게 가 붙었다. 그는 육연우를 끌어안고 싶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것 같았다. 허공에 떠 있던 손은 육연우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는 다시 내려갔다.“그럼 왜 진실을 경섭 삼촌과 우정 아줌마에게 알려드리지 않은 거예요?”“무서워서요... 아빠가 무서워요. 이 일이 커지면 정말 우리 엄마를 죽일 거예요!”“나한테는 왜 알려줬어요?”“그건...”육연우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저도 모르게 빨개지며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최군성을 믿기 때문이라고는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숙명과 같이 얽혔다. 최군성을 처음 봤을 때부터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최씨 가문 도련님과 나란히 서겠는가? 상상은 상상만으로 그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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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하수영?”최군성이 움찔했다. 육연우가 말을 이었다.“네, 아빠가 통화할 때 계속 그 이름을 언급하면서 없앨지 말지 하는 걸 들었어요. 제가 오성에 오기 전에 아빠한테서 돈을 받아 병원의 검사관을 매수했는데, 표본은 모두 하수영이 갖다준 거래요.”최군형은 눈을 크게 떴다. 하수영 세 글자에 완전히 꽂힌 모습이었다. 그는 놀라운 눈빛으로 육연우를 쳐다보며 크게 웃었다.“의외네!”“뭐가요?”“약하고 멍청하게 생겼는데 사람을 매수할 줄도 안다고?”“저...”육연우는 어쩔 바를 몰라 하며 고개를 떨구고 얼굴을 붉혔다. 최군성이 자기 얼굴을 가까이했다. 육연우의 긴 속눈썹은 마치 춤추는 나비의 날개 같았다. 뽀얀 얼굴에는 옅은 주근깨가 조금 나 있었다.최군형이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온 세상의 햇빛이 모두 그녀의 몸에 쏟아져 빛나는 것 같았다.육연우가 손가락으로 최군성의 가슴팍을 살짝 밀었다.“군성 오빠... 너무, 너무 가까워요...”“아, 응.”최군형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앉고는 두어 번 헛기침했다.“그러니까, 이번에 강주에 온 건 그 하수영을 찾기 위해서라는 거지?”“네, 꼭 빨라야 해요. 아빠가 의심할까 봐 무서워요. 엄마도 아직 오성에 계시는데, 엄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괜찮아. 어머님 걱정 마. 그 병원에 최상 그룹 지분이 있어.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 간호하게 할게. 하수영... 이름 빼고 아는 건 없어? 이 넓은 강주에서 이름 하나만으로 찾을 수 있는 거야?”“다른 단서도 있어요. 검사관을 매수한 뒤에 하수영의 자료를 얻을 수 있었어요.”육연우가 핸드폰을 켰다. 하수영에 대한 모든 정보가 그곳에 있었다. 아주 자세하지는 않았지만 주소를 확보했으니 일이 수월할 터였다.최군성이 부드럽게 웃었다.‘생각보다 깡 있네.’“좋아, 내일 당장 찾으러 가자.”그 말을 들은 육연우가 그를 잡아당기고는 자기 생각을 말했다.“아주 확실하진 않아요. 하수영이 육소유가 아닐 수도 있어요.”“뭐?”“아빠 성격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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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육연우가 손을 빼내기 전에 최군성이 빠르게 그녀의 손을 잡고는 다시 자신의 팔 위에 올려놓았다.“군성 오빠...”“강주의 좋은 식당을 많이 알고 있어, 가자, 좋은 거 사줄게!”육연우가 온 세상을 얻은 듯 활짝 웃었다. 최군성은 걸음을 옮기며 재잘대기 시작했다,“연우야 그거 알아? 우리 부모님 강주에서 처음 만나셨어. 두 분 처음 식사하셨던 식당은 제인 호텔이라는 곳인데, 거기서 새우 덮밥을...”......최군형은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 오후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강소아는 물건만 정리할 뿐 최군형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강소아는 최군형을 멀리하고 있었다. 몇 번 눈이 마주칠 때에도 강소아는 의심 어린 눈빛으로 최군형을 쳐다보았다.최군형은 강소아에게 다가갔다.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쓱하게 웃는 수밖에 없었다. 강소아는 그 억지웃음에 소스라치게 놀랐다.“뭐해요?”“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방 너무 좋은데요!”최군형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횡설수설했다.“당연하죠, 스위트룸이잖아요.”“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올 걸 그랬어요!”강소아는 고개를 들어 최군형이 허허 웃으며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려 하는 것을 보았다. 마음이 사르르 풀렸다. 의심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었지만 그 무엇도 최군형의 부드러운 눈빛과 웃음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강소아는 이를 앙다물고 그의 앞에 가 옷의 단추를 단정하게 채워주었다. 최군형이 강소아의 손을 잡고 말했다.“소아 씨... 그냥 나가서 묵을까요?”“왜요?”최군형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이대로 간다면 신분을 숨기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었다.눈치 빠른 강소아는 이를 쉽게 알아챌 것이었다. 어쩌면 이미 알아챘는지도 몰랐다.그는 부모님의 연애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아빠의 길고 험한 이야기로부터 그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 일을 알게 해서는 절대 안 됐다.최군형은 심호흡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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