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의 품격의 모든 챕터: 챕터 51 - 챕터 60
1270 챕터
제51화 넌 나에게 명령할 자격이 없어
이 말에 여준재는 수중의 일을 멈추었다.준재는 눈썹을 찌푸리고 잠시 침묵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다정을 찾아도 소용없어. 이 일은 결국 내가 결정하는 거니까.”구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렇다면 그 두 집안은 아마 고다정에게 손을 대지 않을 것이다.남준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사무실을 떠났다.남준이 떠난 후, 준재는 혼자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내가 있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을 거야.’이때의 다정은 컴퓨터 앞에 앉아 기사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다정은 눈살을 찌푸리고 눈동자를 굴렸다.보면 볼수록 다정의 표정은 더욱 미묘해졌다.다정의 기사는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다정은 SNS에‘고다정'이라는 세 글자를 검색했다. 그 결과,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다정을 욕하던 사람들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다정에게 불리한 그 어떤 발언도 찾을 수 없었다.속도로 따지자면 그야말로 신속이었다.다정은 SNS에 대해 관심이 없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지만, 그런 다정이었음에도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이상한지는 알 수 있었다.분명 누군가가 다정을 도와 기사를 억누르고 있었다. ‘이 정도면 많은 돈을 써야 해. 도대체 누가 한 걸까?’다정이 아는 큰 인물 중 고씨 집안사람과 진씨 집안사람도 아닌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었다.‘설마, 여 대표님?’다정은 눈을 크게 떴다.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럴 리가 없었다. 또 불가능하다고 느껴졌다.“여 대표님한테 득이 될 게 하나도 없는데, 나를 도와줄 이유가 없잖아.”다정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준재는 이런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다정은 자신과 준재의 관계가 그 정도로 가깝지 않다고 생각했다.‘그럼 도대체 누가 이런 거지?’다정은 모든 정신을 집중해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찾고 싶었다.다정이 생각에 잠겨있을 때, 전화가 울렸다.고경영이었다.갑자기 다정의 표정이 싸늘해지더니 그 전화를 거절했다. 이미 어머니의 목걸이는 가져왔으니 더 이상 고씨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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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그가 있어서 다행이야
전화를 끊은 고다정은 얼굴이 새파래진 채 관자놀이를 비볐다.‘왜 저런 사람이 내 친아빠인 거야!’화가 치밀어 오른 다정은 목이 메어 기침을 두어 번 했다.하윤과 하준은 소리를 듣고 달려왔다.두 아이는 다정의 양옆에 서서 걱정하는 얼굴로 바라봤다.“엄마, 왜 그래요? 누가 괴롭혔어요?”하준은 다소 화를 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우리 엄마를 괴롭히는 사람은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엄마, 괜찮아요? 화내지 마요.”하윤은 다정의 팔을 잡아당겼고 목소리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했다.사랑스러운 자신의 두 아이를 보자 다정은 순간 마음이 치유되는 것 같았다.“엄마는 괜찮아.”두 새끼 고양이도 야옹야옹 울며 달려와 다정의 손을 핥았다.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 그 장면은 따뜻하면서도 아름다웠다.다정은 이내 미소를 되찾을 수 있었다.적어도 다정에게는 진정한 가족이 있다. 아이들과 외할머니는 다정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강말숙과 임은미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그녀들은 아이들과 다정의 대화를 모두 듣고 있었다.‘아마 또 진씨 집안이나 고씨 집안사람이 전화했겠지.’말숙은 뉴스를 보지도 않았고, SNS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몰랐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두 집안은 절대 다정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외할머니.”다정은 서둘러 일어나 외할머니를 부축하며 앉혔다.말숙은 앉자마자 다정에게 물었다.“다정아, 방금 전화한 사람은 누구니?”다정은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알렸다. 아니, 숨길 필요도 없었다. “고경영이요, 고씨 집안과 고다빈 일이 아니면 그 사람이 저한테 전화할 이유가 뭐 있겠어요.”다정은 콧방귀를 뀌었고, 그런 경영을 생각하니 구역질이 났다.말숙은 의아해하며 물었다.“고씨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긴 거야?” 결코 말숙은 고씨 집안을 걱정하는 게 아니었다. 단지 손녀가 그들과 연루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다정은 할머니의 옆에 앉아 어쩔 수 없이 상황을 설명했다.“누가 인터넷에 고경영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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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그의 유전자를 물려받다.
저녁 식사 후, 임은미는 집으로 돌아갔다.하준과 하윤은 엄마를 도와 하준은 설거지하러 갔고, 하윤은 식탁을 닦고 의자를 정리했다.스스로 자신을 돕는 아이들을 본 고다정은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하윤은 집안일을 마치고 다정에게 달려가 부드럽고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또 뭐 하면 돼요?”다정은 잠시 생각을 한 뒤, 입을 열었다.“오빠가 설거지를 끝내면 엄마랑 국어공부 하자. 어때?”이번 해가 지나기 전에 아이들에게 말을 가르쳐줘야 했다.다정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사용할 교재들도 미리 사 놓았다.‘미리 공부를 해 놓는다면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더욱 수월해질 거야.’‘예습은 해도 나쁠 게 없잖아.’이를 생각한 다정은 매우 흡족했다.하윤이 잠깐 생각하더니, 곧 손뼉을 치며 대답했다.“좋아요! 하윤이는 배우고 싶어요!”하윤은 조그마한 송곳니까지 드러내며 활짝 웃었다.정말 활기차고 귀여웠다.다정은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하준아, 설거지 다 했니?”“네, 엄마!”하준은 대답한 뒤, 다정에게 달려갔다.“오빠, 엄마가 우리한테 단어를 알려주신대!”하윤은 오빠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하준이 다정을 바라보니 하윤은 매우 신나 보였다.하준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다정은 그들에게 말했다.“방으로 가자. 오늘 엄마가 3학년 내용을 가르쳐 줄게!”다정은 미리 준비한 교재를 꺼내 아이들 방으로 들어갔다.그런 다음 책상 중앙에 앉아 양옆으로 아이들을 앉혔다.“자, 엄마랑 같이 읽어보자. ‘속마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자기만 아는 비밀스러운 내용이야.”교재에 나온 단어를 가리키며 아이들을 정성껏 가르쳤다.“저도 알아요, 엄마.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은 진심, 맞죠?”하윤은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였다.다정은 다시 종이를 꺼내 두 아이에게 받아쓰기 연습을 시켰다.“엄마, 우리 말은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받아쓰기도 어렵지 않죠.”네 권의 교재를 다 읽은 하준은 어깨를 으쓱거렸고, 하윤도 하준과 같은 생각을 했다.“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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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그의 열정을 당해낼 수 없어
고다정의 서재에 있는 고대 의학 서적 중 한 권은 약용 식단에 관한 것이었다.어젯밤, 다정은 책을 읽다가 날을 지새웠다.다정이 동의한 이상, 여준재에게 감사해야 했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취해야 했다.약식은 활력을 돋게 해주고, 건강에 도움이 된다.신수 노인은 다정의 말을 듣자마자 흥분하기 시작했다.‘다정이가 준비하는 약이라면, 아주 특별한 조합임이 틀림없어.’신수 노인은 다정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아주 조금.신수 노인은 가슴을 두드리며 문제없다는 듯, 당당하게 말했다.“다정아, 무슨 약재가 필요하니? 지금 바로 소연이한테 꺼내 오라고 할게.”다정은 고개를 끄덕였고, 필요한 약재가 너무 많아 말로 다 하지 못했다.“리스트를 적어서 드릴게요.”다정은 밝은 얼굴로 신수 노인에게 말했다.신수 노인은 긍정적인 태도로 솔선하여 펜과 종이를 가지러 갔다.“잠시만 기다리거라.”다정은 예쁜 글씨체로 리스트를 적어 내려갔다.신수 노인의 과도한 추궁을 방지하기 위해, 다정은 꼭 필요한 약재만 적었다.만약 신수 노인에게 처방전을 공유한다면, 아마 오늘 다정은 집에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신수 노인은 다정의 리스트를 살펴보았다.그 종이에는 흔치 않은 약재들이 많이 적혀 있었고, 그중 상당수는 이전에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다.신수 노인은 다정이 있는 틈을 타 물었다.“다정아, 이 약재들은 뭐니?”신수 노인은 리스트에 있는 약효 성분을 가리키며 수염을 쓰다듬었다.처방을 고민하던 다정은 힐끔 쳐다보고 성실하게 대답했다.“이건 반설련이에요. 일반 설련을 인삼 물에 담근 후, 열흘간 햇빛에 말리면 설련이 노랗게 변해요. 그게 반설련입니다.”신수 노인은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말했다.“왜 인삼 물에 담가야 하니?”인삼과 설련의 약효는 상극이었다.인삼으로 우려낸 설련은 병을 고칠 수 없을뿐더러 독이 될 수 있었다.다정은 한숨을 쉬며 신수 노인에게 대답했다.“설련이 인삼을 만나면 독이 되지만, 햇볕을 쬐면 독성을 없앨 수 있어요. 반설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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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그를 위한 보양탕
오후가 되자 고다정은 여준재의 집으로 향했다.다정은 행여나 길을 잘못 들었을까 준재가 보내준 주소를 반복해서 확인했다.준재가 사는 곳은 제란원이었다.다정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모던한 스타일의 별장과 넓은 정원이었다.공기는 신선하고 상쾌했다.다정은 탁 트인 시야에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역시 부자들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환경이 정말 좋았다.정원의 배치도 관광지처럼 매우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언뜻 보면 전문 디자이너가 특별히 디자인한 것 같았다.집사는 일찍이 별장 문 앞에 서서 다정을 기다리고 있었다.집사는 다정을 보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고 선생님이시죠? 반갑습니다. 전 여 대표님의 집사, 이상철입니다. 편하게 이 집사라고 불러주세요.”다정은 정중하게 인사하며 악수하였다.“안녕하세요, 이 집사님.”“대표님께서 미리 말씀해 주셔서 고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얼른 들어오세요.”상철은 정중하게 다정을 집으로 들였다.별장에 들어간 다정은 두 눈을 의심했다.방의 장식은 주로 무채색이었으며, 심플하고 무난했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무의식적으로 벽을 본 다정은 비싸 보이는 벽화와 장식품들에 놀랐다.어느 것 하나도 고급스럽지 않은 건 없었다.다정은 감탄하며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역시 여씨 집안이야. 대단해.”상철은 다정에게 차 한 잔을 내어주며 앉혔다.다정은 지체하지 않고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이 집사님, 전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오늘 여 대표님께 드리는 약재는 약식으로 사용되는 거예요. 괜찮으시면 최훈 요리사님을 불러주시겠어요?”상철은 그런 다정의 말에 최훈을 불렀다.훈은 서둘러 왔고, 여전히 조리복을 입고 있었다.딱 봐도 요리하다 다정에게 달려온 모양이었다.“고 선생님, 무슨 일입니까?”훈은 다정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상철은 미리 훈에게 대표님의 주치의이고 귀한 손님이므로 잘 대해야 한다고 당부했었다.다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탁했다.“대표님을 위한 약식을 만들려면 먼저 이 두 가지 약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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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인성 논란
고다정은 그의 생각을 한눈에 꿰뚫어 보았다.다정은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거렸고, 그런 모습은 꽤 귀여웠다.“약식이니 약 맛이 나겠죠. 하지만 약식과 한식은 완전히 달라요. 식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재는 대부분 향긋하고 조리법도 아주 독특해요.”다정은 그 부분에 대해선 자신의 요리 실력에 자부심이 있었다.그런 다음 다정은 한 마디 덧붙였다.“제 요리 실력까지 더해졌으니, 맛은 괜찮을 거예요. 못 믿겠다면 한 번 드셔보세요!”그렇게 말하며 다정은 준재에게 국을 한 숟갈 떠 주었다.다정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웠고,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다.여준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마치 아내가 남편에게 간을 보라며 먹여주는 모습과 같았다.그의 마음이 요동치는 동안 다정이 들고 있던 숟가락은 준재의 입 앞까지 왔다.“얼른 드셔보세요.”정신을 차린 준재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내가 아주 피곤한가 봐.’준재는 한 숟갈 받아먹었다.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고, 단맛이 가미되어 있었다.‘고 선생 말이 맞아. 정말 맛있잖아?’준재는 곧바로 칭찬했다.“맛있네요.”다정은 그의 말에 만족한 듯,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말했잖아요.”‘역시 내 요리 실력은 죽지 않았어.’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벌써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여 대표님, 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먼저 들어가 볼게요.”그렇게 말하고 다정은 소파 위에 있는 가방을 집어 들었다.“잠시만요.”준재는 다정을 붙잡았고, 다정은 의아한 얼굴로 돌아섰다.“더 필요하신 게 있나요?”다정의 가족들은 다정을 기다릴 게 뻔했다. 다정의 머릿속에는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는 손녀를 걱정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준재의 이목구비는 조명에 비쳐 더욱 자기주장을 띠고 있었다.준재는 가볍게 웃으며 다정을 향해 눈썹을 치켜떴다.“오신 김에 밥이라도 드시고 가세요. 여기까지 오셔서 보양탕을 끓여주신 고 선생님께 너무 감사해서 그래요.”사실 준재는 왠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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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그녀가 널 이렇게 만들었어
고다빈은 무거운 몸을 끌고 집으로 돌아갔다.다빈은 집에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쓰러지듯 누웠고, 두 눈에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다빈이 왔니? 너 왜 그래?”심여진은 인기척에 부엌에서 나왔고, 다빈은 어깨를 들썩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여진은 딸의 흐느끼는 소리에 대충 짐작이 갔다.여진은 한숨을 쉬고 다빈 옆에 앉아 딸의 등을 토닥였다.“이번 일 때문이니?”다빈은 자리에 앉아 눈물을 닦았다.다빈은 화장을 하지 않았고 안색도 좋지 않았다.다빈은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목이 메어 쉽게 나오지 못했다.“저…….”그때 눈물이 펑펑 쏟아졌고, 울음소리가 다빈의 말을 막았다.여진은 마음이 아파 더 이상 그 일을 꺼내지 않았다.여진은 딸을 품에 안고 부드럽게 위로했다.“다빈아, 다 지나갈 거야. 뭐라도 먹어. 엄마가 특별히 네가 좋아하는 것들로 요리해 놨어.”다빈은 고개를 저으며 코맹맹이 소리로 말했다.“안 먹을래요.”지금 다빈에게 입맛이 있을 리가 없었다.“밥은 먹어야지. 엄마 말 들어.”여진은 엄격하게 말했다.다빈은 입술을 오므리고 끅끅거리며 말했다.“제…… 드라마와 영화, 광고 모두 다…… 계약 해지됐어요. 이대로면 전 끝장이라고요!”그렇게 말한 후, 다빈은 여진을 끌어안으며 목 놓아 울었다.“왜 그래?”경영은 딸의 울음소리에 침실에서 나왔다.여진은 딸의 말에 마음 아파하며 재빨리 경영을 설득해서 도와달라고 했다.“다빈이의 일이 모두 취소됐어요. 여보, 얼른 방법을 생각해 봐요!”이 일은 오직 아버지인 경영만이 다빈을 구할 수 있었다.다빈은 눈물을 닦고 여진의 품에서 벗어난 후, 경영에게 부탁했다.“아빠, 제발요! 무슨 일이 있어도 고다정을 말려야 해요.”경영은 조용히 앉아 고개를 돌리며 한숨 쉬었다.여진은 딸을 안타깝게 쳐다보며 말했다.“다빈아, 고다정은 우리 좋은 꼴을 못 볼 애야. 너한테 이런 상처를 준 애잖니.”다빈은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흘렸다.“감히 YS그룹을 건드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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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헛된 꿈
약 30분 후, 차가 아파트 입구에서 멈췄다.“고 선생님, 도착했습니다. 집 앞까지 모셔다드릴까요?”구남준은 나지막이 말하며 고다정을 향해 몸을 돌렸다.“괜찮아요. 여기서 내릴게요. 구 비서님,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그렇게 말한 뒤, 다정은 차에서 내렸다.다정이 차 문을 열자마자, 눈앞에 또 다른 차 한 대가 보였다.그 차에서 한 남자가 내렸고, 그 모습은 왠지 모르게 낯익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또 찾아올 사람이 있나?’다정은 자세히 그 사람을 쳐다보았고, 그 사람이 경영이라는 걸 알았다.다정의 얼굴은 삽시간에 굳었고, 경영에게 다가가 물었다.“여기서 뭐 하세요?”경영은 뒤를 돌아 다정임을 확인하고, 차갑게 말했다.“네가 지금 물을 입장이야? 지금 너 하나 때문에 다빈이가 얼마나 욕을 먹고 있는지 알아?”‘늦게까지 집에 안 들어가고 태평하게 잘 지내는 거 봐.’그는 다정을 보자마자 화를 내며 말했다.다정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고, 경영과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고다빈이 욕먹는 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다빈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리 고씨 집안이 사라진다 한들 다정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다정이 막 아파트로 들어가려 할 때, 경영이 다정을 막아섰다.경영은 언성을 높이며 다정을 노려봤다.“너랑 여 대표가 무슨 사이인지는 몰라도, 당장 여론몰이는 그만하라고 전해!”‘내가 화를 이렇게 내는데도 날 무시해?’‘천한 자식이 간땡이가 부었구나?’‘여 대표만 믿고 나대는 것 봐.’그 말을 들은 다정은 비웃었다.경영은 또 다빈 때문에 이 늦은 시간에 다정을 찾아왔다.경영이 다빈의 10분의 1만이라도 다정을 대했다면 다정은 경영의 부탁을 들어줬을 것이다. 다정은 즉시 눈을 들어 경영과 눈을 마주쳤다. 다정의 아름다운 눈에는 완고함이 가득했다.다정은 말했다.“제가 안 하고 싶다면요? 이 모든 일의 책임은 전부 고다빈인데 내가 왜 처리해야 합니까?”다정이 다빈에 대해 알고 있는 바에 따르면, 인터넷상에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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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그 사람이 그렇게 좋은가
고경영이 집에 들어오자 심여진과 고다빈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그를 에워쌌다.“어떻게 됐어요? 아빠, 걔도 동의했어요?”다빈은 경영의 팔을 흔들며 물었다.경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다빈은 당황한 듯 말을 더듬었다.여진은 불안해하며 경영의 옆에 앉아 물었다.“여보, 말해봐요. 고다정이 뭐래요?”경영의 반응에 자연히 여진도 짐작할 수 있었다.경영은 이마를 짚더니 테이블 위에 팔을 얹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강수지가 남긴 주식과 부동산을 모두 돌려주면 다빈이를 놓아주겠대. 그렇지 않으면 뒷일은 알아서 감당하라더군.”이 말을 들은 여진은 화를 내며 실소했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어떻게 이럴 수 있어?’‘고씨 집안에 속하는 건 모두 다빈이에게만 상속할 수 있어.’다빈 역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미간을 찌푸렸다.“그래서 그러기로 하셨어요?”다빈은 내키지 않았다.‘주식과 부동산은 전부 내 거여야 하잖아!’경영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화가 난 여진은 가슴이 답답해 고개를 돌렸다.‘다빈이를 구하기 위해 고다정한테 주식과 부동산을 줘서는 안 돼!’“여보, 어떻게 걔가 그런 말을 해요? 그날 결혼식에서 우리 집안을 망신 준 것도 모자라 다빈이도 괴롭히더니 이젠 우리 재산까지 뺏으려는 거예요? 이건 너무하잖아요! 절대 동의하지 마세요!”경영도 짜증이 나 여진의 말을 잘랐다.“내가 줬대? 아직 대답도 안 했다고!”경영의 안색은 매우 어두웠고, 이전에 임씨 집안에서 준 예물도 다정 때문에 그들에게 돌려주며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그것도 모자라서 뻔뻔하게 나한테 주식과 부동산을 내놓으라고?’다정은 그들에게 걸림돌이었다.다빈은 입술을 깨물며 몸부림쳤다.“엄마, 아빠, 그럼 전 어떡해요?”캐스팅은 불발이 되고 이 부정적인 기사들을 처리하지 않으면 다빈의 연예계 생활도 끝이었다.사실 다정은 이를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다. 단지 경영을 돌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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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협박
다음 날 아침 일찍, 고다정은 아침을 먹고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냈다.다정은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바라보며 눈을 찡그렸다.먹구름이 끼고, 우중충한 걸 보니 곧 비가 올 것 같았다다정의 약 밭에 있는 일부 약재는 너무 수분을 공급해서도 안 됐다. 수분이 많으면 약효가 떨어져 몇 가지 보호 조치를 취해야 했다.그래서 다정은 이른 아침부터 약 밭에 가 분주하게 움직였다.다정은 정오가 될 때까지 일을 끝내지 못했다.그때, 갑자기 비가 억수처럼 내렸다.다정은 정말 비가 내리는 날씨에 한숨을 쉬며 챙겨온 우비를 입었다.‘일찍 왔으니 망정이지, 조금만 더 늦었다면 약재가 물에 잠겼을 거야.’다정은 물건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돌아온 다정은 강말숙의 고통스러운 비명을 들었다.“아이고!”말숙은 침대에 누워 손으로 허리를 붙잡고 고통스러워하며 신음을 내고 있었다.다정은 황급히 달려가 걱정스럽게 물었다.“할머니, 괜찮으세요? 구급차 부를까요?”다정은 긴장되는 마음에 미간을 찌푸리며 말숙을 부축했다.말숙은 식은땀을 흘리며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고마워, 다정아. 비만 오면 왜 이리 허리가 아픈지 몰라. 병원에 가도 소용없어. 걱정하지 마,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거야.”다정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할머니의 허리에 손을 얹었다.“그럼 제가 마사지를 해드릴게요.”다정은 스승에게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 기술을 배웠는데, 가장 유용할 것 같았다.아니나 다를까, 말숙의 안색이 좋아지며 입술에도 혈색이 돌았다.“다정아, 정말 신기하구나. 네가 만져주니까 하나도 아프지 않아.”말숙은 손녀의 효심에 기뻤지만, 여전히 온몸에 힘이 없었다.다정은 웃으며 말했다.“앞으로도 불편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제가 마사지해 드릴게요.”시계를 확인해 보니 벌써 점심시간이었다.다정은 말숙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조용히 말했다.“그럼 잠시 쉬고 계세요. 제가 점심을 차려 올게요.”오후 내내 다정은 말숙의 옆에서 간호했다.저녁 무렵, 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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