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도녀 대표님의 은밀한 유혹: Chapter 421 - Chapter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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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1화
게다가 안양시에서 이민혁은 김경진과 꽤 오랫동안 공개적 또는 비밀리에 신경전을 벌여왔다.두 사람 중 이민혁은 지하 세계를 완전히 장악하고 회색 산업도 곁들어 진행하고 있고 김경진은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이며 정치와 상업 쪽에도 몸을 담그고 있었다. 둘은 어느 정도 동등한 위치에 놓여 있긴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김경진의 재산이 이민혁을 훨씬 초과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준이라는 점이었다.만약 김경진이 죽으면 경진 그룹도 덩달아 망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김경진이 남긴 산업 유산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이민혁일 것이다. 진짜 이런 상황으로 나간다면 안양시 정치와 지하 세계 그리고 상업 업계에서 이민혁과 힘을 겨뤄볼 상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이민혁은 도라희를 쓱 훑어보고는 돌아서 방에서 나가며 뒤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내가 굳이 거짓말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수시로 진행 상황을 나한테 보고하는 걸 이지 마세요. 내 전화번호와 주소는 테이블 위에 뒀어요.”도라희는 이민혁을 공손하게 배웅해 드리고 온몸의 고통도 무시한 채 술집에서 천천히 걸어 다니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이민혁의 개인적인 힘은 의심할 바도 없이 강대할 것이고 정부와도 어느 정도 유착관계가 있을 것이다.유착관계가 김경진만큼 깊은 건 아닐지라도 도라희 역시 안양시 정부에 든든한 배후가 있었다.요 몇 년 동안 도라희는 쭉 김경진에게 밀려 항상 2인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아왔는데 이젠 김경진을 밀쳐내고 정상에 우뚝 서있을 절호의 찬스가 눈앞에서 얼씬거리는 것 같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양은홍이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면서 올라와 물었다. “도 형님, 괜찮으세요? ”“하하하하.” 도라희가 폭소를 터뜨리자 양은홍은 깜짝 놀라 어쩔 바를 몰랐다. “난 괜찮아. 이젠 내 시대가 펼쳐질 거야. 김경진의 운도 여기까지인 거야. 두고 봐, 멀지 않아 안양시가 내 손아귀에 들어오고 말 거야.”안은홍은 미친 듯이 웃어대는 도라희를 보며 어안이 벙벙해서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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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난 네 할애비야.”“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복면남은 백오경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백오경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손바닥을 세워 날카로운 칼처럼 내리 찔렀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피가 튀어 나왔고 복면남의 손이 비수와 함께 바닥에 떨어졌다.복면남은 고통의 비명을 지르며 부러진 손을 꽉 움켜쥐고 공포에 질린 채 백오경을 바라보았다.백오경은 담담하게 웃으며 고통스러워하는 남자를 보며 말했다. “돌아가서 김경진에게 전해. 마설현을 건드리고 싶으면 네 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좀 더 쓸만한 사람을 보내달라고 말야.”복면남은 자신이 눈앞의 남자와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고 백오경의 말이 떨어지자 뒤돌아보지도 않고 허겁지겁 도망쳤다.백오경은 키득키득 웃으며 모퉁이를 돌아 골목에서 나와 야시장으로 나갔다. 그러고는 탕후루 한 개를 사서 먹으며 거리를 두고 멀리서 세 여자애를 따라갔다.“이 일도 꽤 흥미로운 일이네.” 백오경은 심지어 월급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하지만 이민혁이 자신에게 얼마나 인색하게 굴었던지 생각이 나자 금세 허무맹랑한 생각을 접었다....안양시, 호텔 스위트룸.이민혁이 명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자 윤현빈 변호사가 중년의 남자와 함께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 분은 누구시죠?” 이민혁이 윤현빈에게 물었다.그러자 윤현빈은 서둘러 남자를 소개했다. “이민혁 씨, 이분은 염성국이예요. 안양에서 권위가 높으신 분인데 이민혁 씨와 논의할 일이 있다 하셔서 제가 일부러 초대했어요.”“그러시구나. 어서 들어오세요.”두 사람이 들어와 앉자 이민혁은 그들 앞에 차 두 잔을 놓았다.윤현빈은 앉자마자 소송과 관련해서 보고했다. “이민혁 씨, 마장현 씨 소송은 정상적인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이민혁 씨도 아시다시피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그건 저도 알아요.” 이민혁은 윤현빈의 말에 공감했다.윤현빈은 이어서 조리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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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이민혁은 그를 흘깃 쳐다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흥분하지 마세요. 제 뜻은 제가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일을 왜 굳이 그 쪽에게 떠넘기겠냐, 이거예요.”윤현빈은 팽팽하게 긴장한 분위기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힘들게 염성국을 초대했는데 이민혁의 간단한 몇 마디에 염성국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다니. 이대로 나간다면 마장현을 구하는 게 아니라 그를 더 빨리 죽음의 구렁텅이로 떠밀게 될 것 같았다.이민혁은 재산도 엄청난 사람인데 왜 말하거나 행동하는 방법이 이렇게 허접하고 어수선한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이민혁의 말에 염성국은 콧방귀를 뀌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내가 나설 필요가 없다니 그럼 나서지 않죠. 대신 내가 오늘 여기서 마신 찻값은 확실히 내야겠네요.”“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이민혁은 염성국의 말에 의아해했다.그러자 염성국은 여전히 오만한 태도로 설명했다. “내가 초대를 받으면 거래가 성사되든 안 되든 찻값으로 20억 원을 받아야 해요. 이게 나만의 룰이에요. 알아들었어요?”“이런 룰이 있었나요?” 이민혁이 윤현빈에게 따졌다.윤현빈은 그 말에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염성국이 여기에 올 때 자기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고 게다가 이민혁이 단칼에 이 제안을 거절하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그러니까...그건...”윤현빈의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그는 합리한 변명을 찾지 못해 쩔쩔맸다. 눈앞의 두 사람 모두 자신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윤현빈이 찍소리도 하지 못하자 이민혁은 썩소를 지으며 염성국에게 물었다. “찻값만 20억 원을 내놓으라 하는데 이 일을 성사하려면 제가 얼마를 지급해야 하는 걸까요?”“1000억 원이요. 김경진에 대한 배상금은 따로 계산하고요.” 이민혁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가 빙그레 웃으며 또 물었다. “1000억이 뭐 지나가는 개 이름도 아니고 열린 입이라고 함부로 막 말하네요. 내가 이렇게 엄청난 돈을 들였는데 어떻게 이 일을 무조건 성사한다고 보장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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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이건 염성국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 장면이었다. 김경진을 대할 때 전혀 두려운 티를 내지 않고 당당하고 야생미가 넘쳐나던 도라희가 이렇게 고분고분한 면이 있다니, 그에게는 이 모습이 낯설기만 했다.바로 이때 이민혁이 갑자기 도라희에게 질문을 날렸다. “도라희 사장님, 이 염성국이라는 사람을 혹시 아시나요?”“잘 알죠.” 도라희가 공손하게 대답했다.그러자 이민혁은 웃으며 담담하게 얘기를 꺼냈다.“이분이 나에게 1000억 원을 요구하네요. 뭐 자기가 김경진에게 합의하자고 얘기를 꺼내볼 수 있다나 뭐라나.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찻값으로 또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하네요. 안 그러면 나를 감옥에 처넣겠다고 해서 지금 무서워 벌벌 떨고 있었거든요.”염성국은 이민혁의 얘기에 얼굴색이 확 변했다. 도라희는 그런 염성국을 보자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선배님, 이 자식 삼촌은 안양시 부시장이긴 하지만 아무런 실질적인 권리도 없는 허수아비 부시장이거든요. 자식을 잃고 눈에 뵈는 게 없는 김경진이 그런 삼촌의 체면을 볼 기분이 있기나 할까요?”“그게 사실이라면 이분도 그만한 능력이 없겠네요?”“제 생각에는 그럴 것 같아요. 나도 이 자식의 삼촌을 쓰게 안 보는데 김경진이 쓰게 보다니요?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죠.”도라희의 비웃음을 듣자 염성국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감히 반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보아하니 도라희가 거짓말은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이에 이민혁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염성국에게 말했다. “염성국 씨, 잘 들어요. 그쪽이 원하는대로 누구의 돈이나 다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주 큰 착각을 하는 거예요. 알겠죠?”“전 그럼 이만 가볼게요.” 염성국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돌려 방을 나가려 했다.그러자 도라희가 염성국의 뒤통수에 대고 날이 선 말투로 으름장을 놓았다. “염성국, 네놈이 감히 중간에서 훼방을 놓으면 내가 널 갈기갈기 찢어서 개에게 먹일거야, 알겠어?”염성국은 순간 몸을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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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김경진은 충분히 분풀이한 후 소파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한참 후 그는 평정심을 되찾은 듯 담배를 피우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렇게 오랫동안 생각하던 김경진은 갑자기 큰소리로 외쳤다.“장성수.”문밖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던 비서 장성수가 황급히 달려 들어와 물었다.“사장님, 무슨 지시가 있으신가요?”“주 시장에게 연락해서 급한 일이 있으니 당장 만나야 한다고 전해줘.” 김경진의 지시에 장성수는 연신 굽신거리며 방 한편으로 뛰어가 전화로 연락을 시도했다. 김경진은 험상궂은 표정을 지으며 흉악한 말투로 결단을 내렸다. “도라희, 네놈이 아주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 날 함부로 건드린 대가는 톡톡히 치러주지. 이번엔 나도 인정사정 보지 않고 네놈을 갈기갈기 찢어주마.”김경진이 별장에서 날뛰고 있을 때 모 주택 분양 단지가 사람들로 떠들썩했다.단지 내 분양 센터 앞에는 이미 주택 업주들로 와글와글했고 그들은 현수막을 들고 기업에서 주택을 제때 넘기고 업주들의 손실을 보상하라고 외쳐댔다. 3년 이상이나 연체된 이 주택 분양 단지 내 업주들은 아직도 주택을 넘겨받지 못하고 있었다.분양 담당자는 사무실에 앉아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채 시위하는 업주들을 바라봤다.예전 같으면 그는 주저없이 경호원들을 시켜 업주들을 때려눕힌 다음 시위를 해산시켰을 것이다. 이들에게 제일 부족하지 않은 게 돈과 빽인데 이따위 사람들을 두려워한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 농담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예전 같지 않았다. 여러 날 동안 업주들이 지속적으로 소란을 피우자 그는 처음에는 경호원을 소집해 이 사람들을 막무가내로 몰아내고 심지어 때려눕히기까지 했었다.하지만 왠지 이번에는 업주들이 유난히 단결되었고 심지어 그중엔 체격이 우람지고 싸울 줄 아는 사람도 여러 명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경호원들이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달려들었다가 볼품없이 구타당하며 물러나게 되었다.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그도 감히 외출할 엄두도 못 내고 사무실에만 처박혀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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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수만 명의 노동자가 사옥으로 우르르 달려들어 수백 명의 경호원을 한순간에 제압했고 경영진들을 사무실에서 끌어내 와 흠씬 두들겨 팼다. 구타당하는 과정에 경영진들은 자칫 고층에서 건물 아래로 떨어질 뻔했다.그리고 이런 소란은 경진 그룹의 모든 공장, 회사에서 날마다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고 경진 그룹 전체가 거의 마비 상태에 빠졌다....이른 저녁.교외 호숫가에 아우디 A6 한 대가 조용히 주차되어 있었다.벤츠 S500이 서서히 다가오더니 김경진이 차에서 내려 아우디 옆으로 저벅저벅 걸어와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다.아우디의 뒤쪽 창문이 천천히 반쯤 내려갔다.김경진은 서둘러 주 시장에게 물었다.“시장님, 최근 우리 그룹에 이런저런 소동이 많다는 소식은 들으셨나요?”“무슨 소동? 난 들은 적이 없는데?”“도라희 그 개자식이 사람들을 시켜 소란을 피워 지금 우리 그룹이 완전히 마비 상태에 빠졌어요.”“소란이라니, 무슨 소란을 피웠어?”“뭐 흔해빠진 소란이죠. 주택을 넘기라는 사람들, 임금을 올려달라는 사람들, 초과 근무가 불만인 사람들이 소란을 피운 거죠. 이 배은망덕한 것들은 누가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는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잖아요.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요?”“그럼 너는 아무런 문제도 없이 아주 당당해? 주택을 제때 넘겼어, 아니면 법이 규정한 시간 내에서 초과 근무를 했어?”“그건...주 시장님, 시장님도 알다시피 이런 일은 나도 별 방법이 없잖아요. 이건 저만 그러는 게 아니라 이 바닥의 사람이라면 다들 그러거든요.”“다들 그런다고 변명하지 마. 이건 네 일이니까 알아서 얼른 처리해. 소란이 커져 폭동으로 번지면 그 누구도 너를 두둔할 수 없어.”“주 시장님, 시장님이 나서야죠. 시장님이 윗선에 한마디만 해주시면 도라희 그 자식이 감히 이렇게 날뛰겠어요? 그 개자식만 없다면 이놈들이 감히 소란을 피울 엄두를 내기나 하겠어요?”“이런 내부적인 일은 너희들끼리 알아서 해결해. 내가 이런 일에 나설 시간이 어디 있어? 그리고 지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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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도라희는 김경진을 경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분은 당신이 감히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리고 두 분 사이의 일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니 그만 캐묻는 게 좋을 거 같네요.”그러자 김경진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으름장을 놓았다. “내가 지금 네놈이 두려워 이 난리를 피운다고 생각하지 마. 예전부터 네놈은 내 안중에도 없었어.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야, 알겠어?”“예전에 네놈이 내 숨통을 조여왔던 건 나도 인정해.”도라희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김경진을 째려봤다. “근데 이번엔 네놈 숨통이 끊어날 차례야. 남의 눈에 눈물이 나게 하면 네 눈엔 피눈물이 나야지, 안 그래?”그 말에 김경진은 어정쩡한 자세로 얼어붙었다가 한참 후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 “마장현과 관련이 있는 거야?”“네 맘대로 상상해.” 도라희는 다시 자리에 앉아 위스키를 한 모금 마셨다.이를 본 김경진은 콧방귀를 뀌며 냉정하게 말했다. “도라희, 안양에는 아직 두사부가 있다는 걸 까먹지 마. 네놈과 네 뒤에 있는 그놈이 맨손으로 하늘을 가리기에는 아직 형편없이 부족하거든.”김경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서서 이내 자리를 떠났다. 김경진의 뒷모습을 보며 도라희의 얼굴에 살짝 표정 변화가 생겼다. 김경진이 자리를 뜨자 양은홍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도라희에게 물었다.“두사부는 누구죠? 혹시 전설 속의 싸움꾼인가요?”도라희는 일어나서 사무실 내에서 천천히 걸어 다니며 유유히 말문을 열었다.“두사부는 도시를 박살 낸다, 뭐 20년 전부터 이런 소문이 떠돌아다녔어. 그분은 유명한 영경 고수야. 그 시절에 난 일개 깡패에 불과했고. 근데 그분의 명성이 정점을 찍을 때 돌연 은퇴하고 수련의 길에 들어간 거야. 그래서 우리가 그의 존재를 까맣게 잊어먹고 있었지.”“김경진이 진짜 그런 전설 속의 인물을 모셔서 힘을 빌리진 않을까요?”“딱 그렇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이 일은 즉시 이민혁 선배님께 알려야 해.”“두 사람 중에 과연 누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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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이민혁은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누구든 상관없어요. 내가 동생을 대신해서 김경진한테 복수하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은 목숨을 걸고 대가를 치러야 할 거에요.”도라희는 그를 안심시키며 말했다.“제가 최선을 다해 일을 처리할 테니 안심하세요, 선배.”“사장님도 이만 가보세요. 사장님은 저를 위해 일하는 저의 사람이니까 해치치 않을게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감사합니다, 선배님.”도라희는 인사를 하고 호텔에서 빠져나와 차 앞에서 멈춰 섰다. 그는 침착하게 되뇌었다.“부와 귀는 모험하는 가운데 구해진다고 흘러가는 대로 살자.”한편 김경진은 승용차를 몰고 안양시 외곽 쪽에 있는 먼 산기슭에 도착했다.여기에 크지 않은 산장이 하나 있는데, 문 위에 “정심원”이라 쓰여 있었다.그는 차에서 내려 정심원 문 앞에 털썩 무릎을 꿇고 높은 소리로 외쳐댔다. “두사부 님, 김경진이라는 자가 볼일이 있어 찾아오셨어요.”얼마 후, 마흔 살쯤 되어 보이는 검소한 차림을 한 남자가 걸어 나와 얼굴을 찡그리며 김경진을 바라보았다.“선생님, 저희 아버지께서 두사부님과 친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급한 일이 있어 두사부님을 꼭 뵈어야 합니다. 제발 두사부님께 소식을 전해주세요.”김경진이 이런 꼴을 다른 사람한테 들키면 모두 입을 다물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그 중년 남성은 귀찮아하며 말했다.“당장 가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선생님, 정말 급한 일이 있어요.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니 꼭 전달해 주세요.”“대담하네.”중년 남성은 언성을 높이더니 한 발 내디디자 갑자기 땅이 갈라지면서 김경진은 곤두박질쳤다.김경진이 낙담한 얼굴로 올라오자 그 중년 남성은 냉랭하게 말했다.“이래도 떠나지 않는다면 여기에 묻어버릴 가야.”중년 남성의 냉혹한 얼굴을 보며 김경진은 절망했다.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는 안양시에서 지위가 꽤 높은 인물이었다. 모두 그를 이사장님이라 칭했고 깍듯하게 모셨다.하지만 며칠 만에 그는 이미 파산 직전이었고, 사람들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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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두사부는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무슨 일로 오신 거죠?”“두사부님, 저희 아버지께서 설립한 경진그룹이 위기에 처했어요. 그래서 두사부님께서 직접 나서 주시길 바라는 바입니다.”“나는 비즈니스에 대해 까막눈이예요.”“제 얘기를 들어보세요, 두사부님. 도라희 그놈이 두사부 님께서 은둔하신 후 안양 강호를 제패하고 행패를 부리며 계속 저를 못마땅하게 여겼어요. 이번에 제 아들을 때려죽여 저는 복수를 위해 제 아들을 죽인 사람을 감옥에 보냈어요. 그런데 도라희의 방해 공작에 저는 파산할 위기에 처했어요. 그래서 두사부님께서 저를 도와 한 번만 나서 주세요.”“이런 일이 있었어요?”“네. 도라희도 저를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에는 꽤나 높은 사람이 뒤에서 밀어주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감히 터치하지 못해요. 도라희는 진기경의 수행자인 것만 믿고 제멋대로 날뛰고 있어요. 저 정말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어요.”“기막혀라. 허허허”두사부는 한바탕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요즘은 개나 소나 다 감히 강호의 패권을 잡았다고 떠들어 대는군요”“그니까요. 두사부님, 안양은 두사부님이 없으면 안 돼요. 두사부님께서 나서 주신다면 천만 원을 감사의 뜻으로 드리고 두사부님을 높이 받들겠습니다. 앞으로 경진그룹은 두사부님 거예요.”“오.” 두사부는 의외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한참 후 그는 웃으며 말했다.“말하지 않아도 내가 나서려던 참이었어. 내가 오랫동안 강호에 나타나지 않았더니 사람들이 나의 존재를 잊었나 보네. 오늘 성역에 도달해 강호를 재정비하려고 하는데, 마침 네 일부터 시작해야겠네. 네 아버지와 나는 친분이 있어.”“감사합니다, 두사부님.”김경진은 기쁨을 이기지 못해 머리를 조아렸다.이번에 그는 목숨을 내걸었다. 도라희 뒤에 있는 세력이 너무 강해 상대도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파산하느니 든든한 조력자를 찾아 손을 잡는 게 차라리 나았다. 혹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시달려야 한다고 해도 빈털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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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성역? 그게 누구든 나를 방해하는 사람은 모두 상응한 처벌을 받게 될 거야.”이민혁은 덤덤하게 말했다.이때 도라희는 자신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는 겁에 잔뜩 질려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선배님, 두사부는 이미 성역이에요. 정말 그분을 이길 수 있다 확신하세요?”“왜요, 겁먹었어요?"이민혁은 피식 비웃었다.도라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배,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고 성역에 다다른 실력과 비교하면 저는 그저 진기경일 뿐이에요. 두사부는 한 손으로 저를 죽일 수 있어요.”“도라희 사장님, 제가 다시 한번 선택할 기회를 줄게요. 계속 저의 오른팔이 되어 일을 처리하든지, 아니면 두사부한테로 가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대신 후과는 스스로 책임지셔야 할 겁니다.도라희는 한참 생각에 잠겨 있다가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선배, 저는 사실 이제 더 물러설 곳이 없어요. 선배를 위해 일을 하기로 했으니, 저는 영원히 선배의 사람이에요. 더 이상 선택의 여지는 없어요.”“매번의 선택이 인생을 결정한다고 하죠. 선택이 옳으면 계속 그 길로 가고 틀렸으면 후퇴하면 돼요. 설사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이미 선택을 한 이상 지켜봐야죠.”이민혁의 말에 도라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선배님. 7시 30분에 모시러 올게요. 저와 같이 가시죠. 선배도 알다싶이 제가 혼자 간다면 두사부 님께서는 제 말을 듣지도 않으실 거예요.”“네. 그렇게 하죠.”“저는 이만 가볼게요."도라희는 인사를 한 후 물러갔다.이민혁은 슬며시 웃으며 혼잣말을 했다.“김경진도 재주가 좋네. 성역 경지에 이른 강자를 초빙하다니, 너무 의외인걸.”...저녁 8시.도라희는 이민혁을 태우고 정심원 문 앞에서 차를 세웠다.이때 정심원 주위에는 이미 20여 대의 고급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정심원 대문은 활짝 열려 있었지만 문을 지키는 사람 하나 없었다.도라희는 이민혁은 주위를 관찰하다가 곧장 안으로 향했다.오늘 밤 그와 김경진의 일은 둘째고, 두사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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