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1121 - Chapter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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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만약 윤아가 결혼하지 않은 상태였더라면 자러 가라는 제안을 할 때 얼른 그러겠노라 대답할 것이다.하지만 이제 결혼도 했고 혼자 사는 집도 아닌데 아무런 심리적 부담 없이 간다는 건 예의가 없는 것이다.하여 주현아는 가장 먼저 무의식적으로 수현을 바라보았다.이를 본 윤아가 물었다.“이 사람은 왜 봐?”말을 마친 윤아가 주현아의 시선을 따라 수현을 바라보았다.“설마 승낙 안 해주는 건 아니지?”아내의 시선에 수현이 어이없다는 듯 웃고는 말했다.“내가 어떻게 승낙을 안 해줘. 가자. 운전기사에게 전화해서 도우미한테 준비하라고 해야지.”주현아는 조금 의외라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짠돌이에 질투쟁이인 그가 승낙할 줄은 몰랐다.윤아는 신이 나서 주현아를 껴안았다.“그럼 오늘 밤은 너랑 자야겠다!”주현아는 난처한 얼굴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차에 오른 뒤 윤아와 함께 뒷좌석에 타던 수현은 주현아의 등장으로 조수석으로 밀려나게 되었다.조수석에 홀로 쓸쓸히 앉아 있는 수현의 얼굴은 흐려져 있었다.하지만 윤아에게 있는 단 한 명의 절친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다 넓은 아량으로 품어주어야 할 상황이기에 불쾌한 애써 감정을 억눌렀다.그날 밤 주현아는 윤아의 집에서 묵게 되었다. 도우미가 평소에 자주 청소했기에 객실도 깨끗하고 이불도 새것으로 갈아져 있었다.따뜻한 물로 샤워한 뒤 온몸의 피로를 씻은 후에야 주현아는 화장실에서 나왔다. 보드라운 살결에 피부는 연분홍색이었다.그녀가 나왔을 때 윤아가 침대에 누워있었다.“윤아?”“샤워 끝났어?”이미 잠옷으로 갈아입은 채 침대에 누운 윤아는 주현아가 나오자마자 자신의 옆자리를 팡팡 두드렸다.“...”같이 자겠다는 것이 그저 지나가는 말이라 생각했었다. 농담이 아니라 진다이라 해도 수현이 허락하지 않아야 정상이었다.그런데 윤아가 정말 함께 자려고 왔을 줄이야.”“왜?”주현아가 제자리에 선 채 자신을 응시하자 윤아가 궁금한 듯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야.”정신을 차린 주현아가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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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윤아는 잠자코 듣다가 가끔 그녀가 필요로 할 때 한마디씩 대답하곤 했다.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주현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한번 화면을 힐끗 보니 발신자가 뜻밖에도 배주한이었다.“?”지금이 어느 땐데 이 시간에 전화를 건다고? 배주한은 밤에 잠도 자지 않는 건가?아니다.다시 생각해 보니 그가 있는 쪽은 낮이었다.주현아은 한번 크게 심호흡한 뒤 윤아에게 말했다.“전화 좀 받고 올게.”“응.”“여보세요? 대표님?”주현아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전화를 받아버렸으므로, 이렇게 빨리 통화가 될 줄 몰랐던 배주한은 침묵을 지켰다.소리를 듣지 못한 주현아가 휴대폰을 멀리 가져갔다 다시 귀에 대기를 반복하며 낮게 중얼거렸다.“설마 전화를 잘못 거신 건 아니죠?”배주한이 입을 열려고 할 때 곁에서 또 다른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누구야?”놀라운 기억력으로 배주한은 그 목소리를 단번에 기억해 냈다.처음에 주현아와 함께 찾아갔던 그 여인의 목소리, 바로 윤아였다.이제보니 메세지에 답장을 하지 않은 것도 절친과 만나 기뻐서 그만 잊었나보다.배주한은 마음속으로 그녀를 위해 핑곗거리를 찾아주었다.“쉿.” 주현아가 검지로 입술을 가리며 윤아에게 말하지 말라며 제스처를 취하자, 윤아가 입을 틀어막았다.이후 주현아가 다시 한번 물었다.“대표님?”배주한이 그제야 짧게 대답했다.“네.”“조금 전엔 신호가 안 좋았나요? 대표님 목소리가 안 들렸어요.”“네. 신호가 잘 안 잡히나 보네요.”배주한이 담백한 목소리로 물었다.“호텔에 도착했어요?”“아니요, 오늘 밤은 친구 집에서 묵으려고요. 혹시 업무상에 무슨 문제가 있었나요?”배주한이 한참 침묵을 지켰다. 주현아는 그의 한숨 소리를 들은듯했다.“네. 있었죠. 그런데 시차가 많이 나니 그냥 그만두는 거로 하죠.”“...”주현아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였다.“끊겠습니다.”배주한이 곧 전화를 끊었다.가차 없이 끊긴 전화에 주현아는 어이없어하며 폰을 집어던지고 윤아에게 투덜거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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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주현아는 두 사람의 카톡 채팅 기록을 보여주려고 했다.어릴 적부터 함께 지내온 절친이었기에 숨길 것도 없었다.자신을 향해 화면을 비추자 윤아는 자연스럽게 주현아 쪽으로 몸을 돌려 폰을 바라보았다.채팅을 확인한 윤아가 입을 열었다.“마지막 메시지에 답장을 안 했네.”보여줄 때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주현아가 윤아의 말을 듣고서야 휴대폰을 다시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채팅창에는 그녀가 관심해줘서 고맙다는 답장 외에 배주한에 나중에 보낸 메시지도 있었다.“안전에 주의하고 호텔에 도착하면 말해줘요.”그 후 긴 시간 동안 주현아는 답장하지 않았다.짐을 챙겨 급히 윤아를 찾아갔고 그 이후엔 야식, 그 이후엔 샤워, 그 이후엔 윤아와 이야기를 하느라... 이제 본 것이다.“일에 관해 물은 건 그냥 핑계인 것 같은데. 제일 중요했던 건 네 안전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아.”그녀의 말에 주현아가 고개를 들어 윤아를 바라보았다.“그런데 왜 내 안전을 확인하고 싶어 해?”너무 이상했다.“음.”윤아가 눈을 감으며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그분 밑에서 오랫동안 일했고 게다가 평소에 항상 같이 일했잖아. 사람이 아무리 차가워도 냉혈한은 아니니까 오래 함께한 직원이 회사를 그만뒀고 또 한밤중에 착륙이니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닐까? 안전조차도 확인하지 않는다는 건 너무 차가운 사람이라는 거야.”윤아의 설명을 듣고 나니 일리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제야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던 긴장감도 사라졌다.그녀는 손을 뻗어 자신의 얼굴을 비볐습니다.“네 말이 맞는 것 같아. 그럼 이제 성가시게 할 일은 없겠지.”아무렇지 않게 생각했으므로 화제는 빠르게 전환되었다. 윤아는 그녀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니 그녀와 수현에 관해 묻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었다.그러나 그녀가 막 입을 열었을 때, 주현아는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들었다.“현아야?”윤아가 불러보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주현아의 가벼운 숨소리뿐이었다.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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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윤이?"한 마디를 외친 윤아는 무의식적으로 윤이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그리곤 여전히 늑장을 부리며 물었다.“지금 몇 시길래 윤이가 집에 왔어?”“엄마, 벌써 12시예요.”“열두...”몰려오는 졸음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윤아가 눈을 부릅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엄마?”“벌써 12시라고?”무의식적으로 옆자리를 바라보니 주현아가 자고 있어야 할 자리는 이미 텅 비어 있었다.“현아?”“엄마, 현아 아줌마 찾아요?”“응. 어디로 갔는지 알아?”윤아가 물으며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내려왔다.“현아 아줌마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할머니랑 이야기 나누는 것 같아요.”“일찍 일어났어?”윤아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지금 주현아가 일어나는 것조차 느끼지 못한 거야?기분이 언짢아진 윤아가 입술을 짓씹었다.“그럼, 일 층에 내려가 봐야겠다.”그녀가 나가려 하자 윤이가 다리를 붙잡으며 투정 부렸다.“엄마, 안아주세요.”윤아는 허리를 굽혀 아이를 안아 올렸다.아래층으로 내려가 주현아를 찾으려던 그녀는 문을 나서자마자 수현과 마주치게 되었다.수현은 윤이가 몸도 약한 윤아에게 안겨 있는 것을 보곤 손을 내밀었다.“윤이, 아빠가 안아줄게.”엄마의 품을 특히 좋아하던 윤이는 아빠가 손을 내밀자 거절하지 못하고 그의 품에 안겼다.수현의 품에 안긴 윤이를 보고서야 마음을 놓은 윤아가 그에게 말했다.“그럼 아이는 네가 안고 있어. 난 아래층 내려가 볼게.”그녀가 수현의 곁을 지날 때 그가 윤아의 손을 덥석 잡았다.“친구 찾으러?”“응. 오늘 일찍 일어났대.”“이미 갔어.”발걸음을 옮기려던 윤아가 자리에 우뚝 섰다.“갔어?”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그냥 이렇게 갔다고? 나한테 말도 없이?”서운해하는 그녀의 모습에 수현이 마지못해 한숨을 쉬었다.“말하고 싶어 했는데 네가 잠을 너무 잘 자는 바람에.”“...”그의 말이 윤아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어이가 없어 한참 피식 웃던 윤아가 무의식적으로 반박했다.“내가 잠을 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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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하필 사고뭉치 아이가 윤아의 말을 듣고 손뼉 치며 기뻐할 줄이야.“좋아, 좋아요. 게으른 돼지엄마랑 게으른 돼지아빠.”“...”윤아는 침묵을 지켰다.수현은 딸이 지어준 별명에 아무 이상함도 느끼지 못한 듯 기뻐하며 아이를 품에 안았다.“윤이 대단하네. 이렇게 어린데 벌써 별명 지어줄 줄도 알고.”“...”윤아는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현이 딸아이 때문에 콩깍지가 지나치게 씌워져서 이런 듣기 싫은 호칭도 칭찬하는 것이 아닐까.“아빠 이거 좋아해요?”윤이의 관심이 순식간에 수현에게로 옮겨졌고 아이는 아빠에게 별명을 지어주는 온갖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곁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는 윤아는 황당했지만 부녀가 노는 모습이 예쁘긴 했다. 윤이는 특히 아버지의 어깨에 엎드려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기를 좋아했으며 수현도 딸바보처럼 헤벌쭉해서 즐기고 있었다.그들을 보고 있자니 입가에 저도 모르게 잔잔한 미소가 피어올랐다.에이, 고작 몇 개 듣기 싫은 별명을 지어준 것뿐인데. 다른 말썽꾸러기 아이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긴 했다.금방 이해심이 넓어진 윤아는 한참 서 있다가 그제야 수현의 재촉에 정신을 차렸다.“먼저 내려가서 밥 먹어. 바보처럼 서 있지 말고.”“이미 먹었어?”“응.”“오케이. 그럼 먼저 갈게.”계단을 내려가기 전 윤아는 자신의 휴대폰도 잊지 않고 챙겼다.그녀가 계단을 내려오자 도우미가 주방으로 데리고 간 후 미리 준비한 음식을 올렸다.“감사합니다.”자리에 앉아 식사를 마친 뒤 휴대전화를 꺼내든 윤아는 마침 주현아가 자신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윤아야, 너 너무 잘 자더라. 더 이상 있을 수 없어서 먼저 갈게. 일어나면 연락해. 쪽.”메시지를 확인한 윤아는 이 메시지를 보낼 때 주현아가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도 짐작이 가는 것 같았다. 윤아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답장을 보냈다.“나 깼어.”답장을 보낸 윤아는 얼른 전화를 걸었다.주현아는 빠르게 연락을 받았다.“빨리 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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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연말은 늘 그랬듯 바빴기에 윤아는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 업무를 마감했다.저녁까지 분주히 돌아쳐서야 남은 업무를 전부 완성할 수 있었다. 앞으로 더 회사에 나올 필요는 없었다. 그저 집에서 약간의 일 처리만 하면 된다.회사가 바쁠 때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윤아였지만 회사 일을 다 처리하고 집으로 와보니 집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다.집안에 무슨 일이 있으면 진태범과 이선희가 처리했고 나머지는 도우미가 도와줬다. 윤아와 수현은 그저 연하장을 쓸 때만 참여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도우미도 하나둘씩 설 연휴를 보내러 고향으로 내려갔고 고향이 멀리 있거나 가족이 남아 있지 않은 도우미만 집에 남아 같이 새해를 맞이했다.…윤아도 설 계획을 묻는 아빠의 전화를 받았다. 수현의 집에 남아서 보낼 건지 아니면 외국으로 나와 그들과 함께 보낼 건지 말이다.심인철은 윤아가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고 다시 수현과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수현이 그런 심인철을 혼자 찾아가 여러 번 대화를 나누었고 윤아를 속인 채 외국으로 나가 만나기까지 했다. 그러다 결국 심인철도 마음이 약해지고 말았다.“윤아가 기억을 잃었는데도 너를 그렇게 믿고 따른다면 네가 잘 챙겨. 만약에 윤아가 상처받는 일이 생긴다면 다시는 내 딸 너한테 맡기는 일은 없을 거야.”전에 윤아가 혼자 아이를 키우던 것만 생각하면 심인철은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금이야 옥이야 키운 딸이 상처받았으니 사위인 수현이 고울 리가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 수현이라면 날을 곤두세우기도 했다.하지만 아파야 청춘이라고 어떤 감정 문제는 어른이 나서서 될 게 아니었다. 깊이 관여할수록, 내몰수록 수습하기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그리고 심인철은 딸을 잘 알고 있었다. 하여 심인철도 결국엔 딸의 결정에 따라주었다. 그게 무슨 결정이든 말이다.하지만 그렇게 결정했다 해도 윤아를 아끼는 건 변함이 없었다.이번에 전화한 것도 연휴 계획을 확인하는 것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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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수현은 그런 윤아를 보고 뭔가 떠오른 듯 윤아의 팔을 당겨 맞은편에 앉혔다.“그럼 일단 말해볼게. 들어보고 마음에 안 들면 바꾸는 걸로 하자.”아이디어가 있다는 수현의 말에 윤아는 구미가 당기기 시작했다.“그래, 일단 한번 말해봐.”하지만 이때 수현이 눈썹을 추켜세웠다.“말하는 건 문제 없는데, 뽀뽀해 주면 말해줄게.”“?”윤아는 자기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래서 멍한 표정으로 수현을 쳐다봤다.“뭐라고?”수현의 깊은 눈동자가 윤아의 입술로 향하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설마 못 알아들은 척하는 거야?”멈칫하던 윤아의 얼굴이 순간 빨개졌다.“진지한 얘기하고 있는데 뭐 하는 거야?”수현이 갑자기 다가오더니 뜨거운 숨결을 윤아의 얼굴에 내뿜었다.“이것도 진지한 얘긴데, 그리고 엄청 중요한 얘기지.”뜨거운 숨결을 느끼기 전에 윤아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수현이 손을 내밀어 윤아의 턱을 잡았다.“한 번만 먼저 뽀뽀해 줘 봐.”윤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이렇게 말했다.“싫어.”수현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왜? 내가 싫어?”싫냐는 말에 윤아는 자기도 몰래 반박했다.“아니, 어떻게 그렇게 생각해?”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녀가 수현을 싫어할 이유는 없었다.“그래?”수현이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더니 큰 상처라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요즘 나랑 스킨십하는 거 계속 피했잖아. 며칠 전에는 친구 왔다고 나랑 따로 자더니 지금은 뽀뽀해달라고 해도 거절하고.”수현의 입꼬리가 묘한 각도로 올라갔다. 마치 그런 말을 하는 자신이 우습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게 나를 싫어하는 거지 뭐야?”수현의 말에 윤아는 순간 요즘 자기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변명하기 시작했다.“아니야, 전에 스킨십을 거절한 건 회사니까 그런 거지. 사람들 몰려올까 봐 그런 거야…”윤아는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이건 너도 잘 알 거 아니야. 그리고 뒤에 너랑 따로 잔 건 현아가 와서 현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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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윤아가 손을 내밀어 밀치려는데 이미 늦었다. 수현은 입술은 이미 저돌적으로 그녀의 입술로 향해 있었다. 익숙한 향기와 입술에서 전해지는 감촉에 윤아는 뭔가 몸이 편안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윤아는 눈을 감았다.윤아가 반항할 거라고 생각했던 수현은 그녀가 오히려 협조하자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반응하고는 더 거세게 키스했다.…한 시간 후.수현은 매우 흡족한 듯한 표정으로 윤아를 안은 채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로 희열을 감췄다. 깊이를 알 수 없던 눈동자는 다른 정서로 가득 찼다.그는 감탄하며 윤아를 더 꼭 끌어안았다.조금 전 일어난 일만 생각하면 윤아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머리를 수현의 품에 틀어박았다.그러자 수현이 웃을 때마다 가슴에서 울리는 약간의 진동도 느낄 수 있었다.윤아는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수현에게 왜 웃냐고 묻고 싶었지만 조금 전 있었던 일에 용기가 사라져 입술을 깨물고 주먹으로 응징하는 수밖에 없었다.기분이 째질 것 같은 수현은 윤아가 뭘 하든 아예 신경 쓰지 않았다. 한 시간 동안 느꼈던 냉대와 질투에 대한 보답은 충분히 받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두어 번 응징해도 분이 풀리지 않는 윤아는 응징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세 번 더 응징하는데 수현이 윤아의 하얀 손목을 단단히 틀어잡았다. 그러더니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됐어, 그만 때려.”윤아가 물었다.“한번 때리는 것도 안 돼?”“때리는 건 괜찮은데 전에 손목 아프다고 하지 않았어?”수현의 말투는 어딘가 즐거워 보였다.“아픈 손목으로 때렸다가 통증 심해지면 어떡하려고?”“…”윤아는 할 말을 잃었다. 수현이 아무렇지 않게 낯 뜨거운 그 일을 꺼낼 줄은 몰랐다.조금 전 있었던 일만 떠올리면 윤아는 귀가 터질 것처럼 빨개져 얼른 팔을 뺐다.“진짜 부끄러운게 뭔지 모르는구나!”윤아는 씩씩거리며 이렇게 쏘아붙였다.“응, 몰라. 앞으로 매일 아까처럼만 해준다면 매일 그런 소리 들어도 좋아.”“너랑 뭔 말을 더 하겠어.”윤아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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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기분 나쁠 게 뭐 있어?”수현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물었다.“두 분 지금 손주 돌보는 재미에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어. 네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말하면 바로 그렇게 할걸?”“…”윤아는 말문이 막혔다. 다소 믿기지 않았지만 사실이 그랬다.진태범과 이선희는 거의 하윤과 서훈에게서 눈을 못 떼고 있었다. 매일 아이를 다독이지 않으면 아이를 보고 싶어 했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데려오는 것도 윤아에서 두 사람으로 바뀌었다. 처음엔 윤아도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윤아도 두 아이를 끔찍이 사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태범과 이선희도 너무 한가했다. 두 사람은 이미 전적으로 회사를 수현에게 맡겼고 가끔 일이 있을 때만 참여할 뿐이었다.하윤과 서훈이 생기고 두 사람은 회사 일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수현에게 전부 맡기고는 매일 아이와 함께했고 인스타에도 손주들로 도배했다.윤아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자 수현은 아예 쐐기를 박았다.“다른 각도로 생각해 봐. 만약에 네가 윤이와 훈이를 외국으로 데리고 나갔어. 그럼 두 분은 손주 못 보는 게 아쉬워서라도 티켓 끊어서 같이 넘어갈걸?”잠깐 고민하던 윤아는 두 분이 진짜 그럴 분이라고 생각했다. 하여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네가 얘기할래?”“아니면? 너 할 수 있겠어?”윤아는 옷깃을 꽉 부여잡더니 말했다.“못할 건 없지.”“됐어.”수현은 이 일에서는 윤아를 계속 놀리지 않았다. 그저 손으로 윤아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말했다.“넌 가만히 있어. 내가 얘기할게.”윤아는 입술을 앙다물더니 그제야 고개를 돌려 수현을 바라봤다.수현의 웃으며 윤아를 바라보고 있었다.만족감을 느낀 수현은 음침한 분위기를 뿜어내던 예전과는 달리 배불리 사냥하고 온 늑대처럼 즐거워 보였다. 그렇다고 늑대의 본성이 변하는 건 아니다. 그저 잠시 꼬리를 숨겼을 뿐이다.“근데…”윤아의 뒤통수로 향했던 손이 목덜미로 향하더니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내가 잘 처리하면 꼭 보상해 줘야 한다?”이 말을 뒤로 수현은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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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어머님, 죄송해요. 연하장도 보내고 새해 준비도 다 했는데 제가…”윤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선희가 윤아를 와락 끌어안았다.“바보 같긴. 사과할 필요 없어. 만약 누군가 사과를 해야 한다면 우리가 해야지.”이선희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온화했다.이선희는 이 말을 하고 나서야 윤아가 기억을 잃었다는 걸 떠올렸다. 예전의 기억을 잃어버린 윤아를 보며 이선희는 말을 돌렸다.“아무튼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바로 우리한테 말해. 다 들어줄 테니까. 마음에 담아둘 필요 없어. 나한테 넌 딸 같은 존재니까.”외국으로 건너가 새해를 맞이하기로 하고 바로 그날 저녁에 티켓팅을 마쳤다.새해까지 남은 시간도 별로 없었다. 준비가 끝나고 그들은 공항으로 향했다.공항에 도착해 윤아는 현아에게 전화를 걸어 새해에는 만나지 못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윤아가 수현 일가와 같이 외국으로 건너가 새해를 보낸다는 말에 현아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다 건너간다고?”“응.”“대박,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진수현 부모님이 너를 정말 많이 아끼는구나.”현아는 원래 진씨 일가에 불만을 조금 가지고 있었는데 이 일을 계기로 더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응.”“근데 외국에서 새해 보는 게 뭐 대수냐. 어디가 좋으면 어디로 가는 거지. 근데 아쉽다. 나 귀국하자마자 바로 건너가서.”현아의 말투에서 실망을 느낀 윤아가 웃으며 말했다.“너 퇴사했잖아. 나 돌아오면 또 볼 텐데 뭐, 그 뒤로도 볼 기회가 많잖아.”새해를 같이 보내지 못한다는 말에 아쉬워하던 현아는 이 말에 위로를 받고 다시 기대하기 시작했다.“맞아. 새해만 날인가, 다른 날도 많은데,”현아는 만족스러운 듯 소리 내 웃기 시작했다.“그럼 외국에서 선물 사오는 거 잊지 마. 난 비싼 거면 돼.”“그래, 제일 비싼 걸로 내가 가져다줄게.”전화를 끊고도 윤아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자 이선희가 물었다.“전에 우리 집에 놀러 온 그 아이니?”이에 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외국으로 나간다고 말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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