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돌아온 내 남편의 그녀: Chapter 1101 - Chapter 1110
1206 Chapters
제1101화
심윤아가 이런 생각을 할 때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사람이 늘어나면서 진수현은 어쩔 수 없이 두 발짝 정도 움직였다. 심윤아는 따라서 휘청거리다가 무의식적으로 그의 허리를 꽉 잡았다.그렇게 두 사람은 전보다 훨씬 밀착하게 되었다. 이때 위에서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진작 이렇게 할 것이지.”이 말을 듣고 심윤아는 그의 허리를 꽉 꼬집었다.“씁...”진수현은 아픈 듯 미간을 찌푸리고 마구 움직여대는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하지 마.”엘리베이터에는 사람이 아주 많았다. 곧 있으면 심윤아의 회사에 도착하는데 이러다가 진수현은 멀쩡하게 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두 사람의 몸은 밀착되어 있었다. 그래서 심윤아도 무언가 느꼈다. 그녀는 눈빛이 약간 변하더니 속으로만 투덜거리고 더 이상 그를 꼬집지 않았다. 그저 살포시 안고 있을 뿐이었다.엘리베이터는 계속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사람으로 가득한 주변을 보고 진수현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회사 위치를 바꿀까?”그녀의 회사가 있는 건물에는 다른 회사도 있었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는 하나뿐이라 이동하는 게 아주 번거로웠다.심윤아는 눈을 깜빡이다가 대답했다.“됐어, 바꾸고 싶었으면 진작 바꿨을 것 같아. 지금까지 미룰 건 없지.”비록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이곳을 선택한 데에는 경제적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안 그러면 누구나 단독 건물을 마련할 테니 말이다.그녀의 말을 듣고 진수현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이제는 내가 있잖아. 내가 바꿔줄게.”얼핏 들으면 아주 달콤한 말 같았지만 심윤아의 귀에는 다르게 들렸다. 그는 진수현을 바라보며 눈을 깜짝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있다는 게 무슨 뜻이야?”이 말을 듣고 진수현은 안색이 약간 변했다. 입가에 퍼졌던 웃음기도 줄어들었다. 뒤늦게 말실수를 깨달은 그는 다행히 임기응변 능력이 놓은 덕분에 곧바로 말을 바꿔 대답할 수 있었다.“내 말은 나한테 애교 한 번 부리면 회사 위치 정도는 바꿔줄 수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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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그러니까. 이렇게 모여 있으니까 더 보기 좋네. 추남이랑 미녀의 조합은 이제 지긋지긋해.”엘리베이터 안은 금세 떠들썩해졌다.사람들의 말소리에 부끄러워진 심윤아는 얼굴을 붉히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이제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진수현이 그러지 못하게 꽉 붙잡고 있었다.곧 회사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진수현은 심윤아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조금 전 말하던 여자들 곁으로 지나갈 때 그녀들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해 줬다.“예쁜 사랑하세요.”심윤아는 따라 미소를 지으며 감사 인사를 하자마자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마음 따듯해지는 축복에 그녀는 기분이 다 좋아졌다.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앞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회사에 도착했다. 심윤아는 기억도 없으면서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회사 외부에 간판이 없는 것도, 내부 인테리어가 깔끔하게 되어 있는 것도 전부 그녀의 스타일이었다.‘이게... 내 회사라고? 내가 직접 만든 회사?’심윤아는 무의식적으로 명패를 쓰다듬었다. 피부가 닿으니 전류가 통하는 기분이었다.진수현은 뒤에서 그녀를 묵묵히 바라보다가 물었다.“왜? 뭔가 기억이 났어?”그녀의 머릿속에는 이 명패를 직접 걸어 올릴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의 곁에는 다름 아닌 오민우가 서 있었다. 그는 마찬가지로 신난 얼굴로 박수치면서 말했었다.“축하드려요. 이 명패 너무 예쁘게 만들었는데요? 언제 시간이 있을 때 저도 하나 만들어주세요.”그때 그녀는 아주 기쁜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요.”이런 생각을 하다 말고 심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조금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해.”진수현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이어서 물었다.“뭐가 기억났는데? 기억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그 정도는 아니고... 아직 첫날이나 나도 잘 모르겠어. 앞으로 꾸준히 와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그러게. 네가 원하는 대로 해. 그렇다고 해서 무리하지는 말고.”진수현은 회사를 옮길 생각을 완전히 접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대로 지내는 게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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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왜 그래?”심윤아가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진수현이 물었다. 심유나는 생각하던 것을 전부 말했고 진수현은 한참이나 말을 잃었다.이건 그가 가장 걱정하던 일이다. 기억을 잃은 그녀가 부모에 관해 묻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전에 겪었던 고통을 다시 한번 겪게 된다.‘아버지 얘기를 괜히 했나? 이럴 줄 알았으면 말을 아끼는 건데...’“왜 아무 말도 안 해?”진수현이 침묵에 잠긴 것을 보고 심윤아는 더욱 궁금해졌다.“그렇게까지 말하기 어려운 일이야?”진수현은 이제야 살짝 정신을 차렸다. 그는 심윤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야, 네가 퇴근한 다음에야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중이었어. 여기까지 왔는데 안 들어가 볼 거야? 들어가 보면 다른 힌트가 있을지도 모르잖아.”진수현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그래서 심윤아는 바로 납득했다.“좋아, 들어가 보자.”‘내가 직접 떠올려 낸다면 누구한테 물어볼 것도 없겠지’말을 마친 심윤아는 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누군가 들어오자 안내 데스크 직원은 습관적으로 몸을 일으켜 인사했다. 그러나 그 사람이 심윤아인 것을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넋이 나가버렸다.“대... 대표님?”심윤아는 잠깐 멈칫했다. 그녀가 직원이 부르는 사람이 자신이 맞는지 헷갈리고 있을 때 직원은 이미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대표님이 돌아오셨어요!”“...”그녀의 말을 듣고 원래 일하고 있던 직원들은 우르르 달려 나왔다.“대표님이라고요? 어디요? 어디요?”“대표님이 돌아오셨어요?”“어디 대표님이요?”심윤아가 자리를 비운 동안 오민우와 진씨 그룹 직원이 회사를 가꾸고 있었다. 그래서 심윤아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오민우가 새로 뽑은 직원들은 여자 대표가 따로 있다는 것만 알았다. 그가 시도 때도 없이 칭찬했기 때문이다.심윤아를 본 적 없는 직원들도 오민우의 칭찬 덕분에 그녀에게 좋은 인상이 있었다. 그래서 만날 수 있는 날을 아주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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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미인은 언제나 편애 받기 마련이다. 직원들이 보기에 심윤아는 흩날리는 머리카락 한 오리조차 아름다웠다.오민우가 혀를 내두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녀의 미모는 연예계에서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이다.나아가 그녀의 곁에 있는 남자도 아주 잘생겼다.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은 신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이때 진수현을 알아본 한 사람이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했고, 그 순간 사람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진수현...? 진씨 그룹의 진수현 말하는 거야?”“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진씨 그룹의 진수현 맞아.”“진씨 그룹의 진수현이 왜 여기에 있는데?”“바보야. 진씨 그룹이 우리한테 투자하고 있잖아.”아무리 투자한다고 해도 대표가 직접 나타날 건 없지 않아?”“...”직원들은 이제야 이상함을 눈치챘다. 진씨 그룹에 비해 그들의 회사는 아주 작았다. 그렇다면 진수현이 나타난 이유는 하나밖에 있을 수 없었다.직원들의 시선은 심윤아에게 향했다. 예쁜 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남자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대부분 사람의 인식 속에서 남자는 다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권력 있는 남자는 특히 그랬다.이때 진수현은 직원들의 생각을 보아낸 것인지, 아니면 두 사람의 부부 관계를 밝히고 싶은 것인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심윤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우리 사이가 알고 싶은 모양이네요.”심윤아는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진수현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머리는 그의 가슴에 기대어 힘찬 심장 박동을 느꼈다.“저희는 부부입니다.”이 말을 들은 순간 현장은 또다시 떠들썩해졌다. 진수현이 벌써 두 사람의 사이를 인정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두 사람이 법적인 부부라는 것이다.폭탄을 터뜨린 장본인인 진수현은 심윤아와 함께 자리를 떴다. 직원들이 남아서 무슨 말을 하든지는 신경 쓰지 않았다.“우리 대표님이 진 대표님과 결혼한 사이였어요? 그렇다는 건 진씨 그룹 사모님이라는 거잖아요!”“헐, 저희 이제 진씨 그룹의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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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진수현은 심윤아를 사람 없는 곳에 데려간 다음에야 발걸음을 멈췄다.심윤아는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왜 우리 사이를 밝힌 거야?”이 말을 듣고 진수현은 심윤아의 허리를 잡고 있는 손을 흠칫 떨었다. 그리고 난해한 표정으로 되물었다.“그건 왜 물어? 우리 사이를 밝히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진수현은 강압적인 분위기와 함께 심윤아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공주야, 넌 남한테 우리 사이를 말하고 싶지 않아? 내가 아직 그 정도 놈이 못된 건가?”“...”“아니면... 너 회사에 다른 남자가 있어?”심윤아는 그냥 진수현이 갑자기 밝힌 이유가 궁금했을 뿐이다. 그가 잠깐 사이에 이토록 터무니없는 상상을 할 줄은 몰랐다.‘남자들도 이상한 생각을 하긴 하는구나...’심윤아는 진수현을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나 기억을 잃었잖아. 회사에 다른 남자가 있다고 해도 기억 못 해.”심윤아가 일부러 자신을 놀린다는 것을 아는데도 진수현은 질투가 났다. 그래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기억 못 해도 괜찮아. 네가 돌아온 이상 알아서 나타나 줄 테니까.”“그럼 어디 한 번 기대 해볼까?”심윤아는 무언가 생각난 듯 눈썹을 튕기며 말을 이었다.“나만 말하지 말고, 너는? 넌 대기업에 다니니까 만나는 사람도 많을 거 아니야. 애인 숨기기도 더 편하겠네.”“...”진수현은 말문이 막혔다.‘대기업이라... 그렇다면 바람피울 확률은 내가 자기보다 더 높다는 건가?’진수현의 질투는 이제야 약간 달래졌다. 심윤아의 마음속에 자신이 있기에 진씨 그룹이 언급됐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걱정되면 내 회사로 가자. 우리 같이 일해.”이 말을 듣고 심윤아는 거절하지 않고 되물었다.“그래도 돼? 내가 방해되지는 않아?”“뭘 방해하는데?”“데이트. 회사에서 애인을 만나야 할 거 아니야.”말을 마친 심윤아는 진수현이 허리를 잡은 손에 힘을 더한 것을 발견했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공주야, 내가 회사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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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응.”‘입만 살아서는... 분명히 화났으면서.’심윤아는 애써 웃음을 참고 설명하려고 했다. 이때 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한 사람이 코너에서 나타났다.“대표님.”그녀는 상대가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봤다. 상대는 아무래도 진수현이 언급했던 매니저인 것 같았다.그녀의 추측이 맞았다. 상대는 오민우가 맞았고, 심윤아와 진수현이 왔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다. 그것도 잔뜩 상기된 얼굴로 말이다.오민우는 심윤아와 만나지 못한지 한참 되었다. 그녀가 실종한 것처럼 갑자기 사라진 탓에 걱정도 되었다. 그녀가 사고라도 당했을까 봐서 말이다.하지만 심윤아가 멀쩡히 눈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드디어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그에게 최고의 조건을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무사할 수 있다는 확신도 생겼다.먼저 심윤아와 인사한 다음 그는 진수현에게도 인사했다.“오셨어요, 진 대표님.”조금 전의 일 때문에 진수현의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 하지만 오민우는 중요한 사람이기에 기분이 나쁘다고 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아줬다.오민우는 예민하게 무언가 눈치챘다.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심윤아는 사무실로 데려갔다. 일 얘기를 해주면서 말이다.심윤아는 회사에 안 나온 지 한참 되었다. 그래서 일로 할 얘기가 아주 많았다. 처음에는 막연한 표정으로 듣기만 하던 그녀는 점점 집중하기 시작했다.그녀가 일 처리를 하는 동안 진수현은 사무실에서 잠깐 방황하다가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오민우는 그녀와 얘기하다가도 가끔 고개를 들어서 진수현을 힐끗 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대표님, 진 대표님은 어떻게 같이 오셨어요?”이렇게 물은 오민우는 또 무언가 생각난 듯 말을 보탰다.“그리고 저한테는 두 분이 그런 사이라는 건 한 번도 언급한 적 없잖아요.”오민우의 질문에 심윤아는 멈칫했다. 조금 전 진수현이 했던 말을 생각하면 추측 가는 바도 있었다.“제가 말 안 했던가요?”“네.”심윤아가 티를 내지 않은 탓에 오민우는 그녀가 기억을 잃은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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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아주 복잡한 것 같았다. 기억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던 심윤아는 입술을 깨문 채 생각에 잠겼다.“대표님? 대표님.”오민우가 그녀를 부르며 손을 휘적일 때가 되어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왜 그래요?”오민우는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 원래는 그녀가 대답을 회피하기 위해 입사 날 얘기를 꺼낸 줄 알았지만, 그녀의 반응을 보니 마냥 회피 같지는 않았다.그녀는 아주 진지하게 그의 입사 날짜를 물었다. 그의 입사 날짜를 통해 무언가 떠올리려는 것 같았다.‘역시 회사를 이끄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달라. 남다른 감이 있단 말이지.’찝찝한 기분이 들었던 오민우는 이렇게 생각하며 소파에 앉아 있는 진수현을 힐끗 봤다. 그는 아주 차가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오민우는 손에 들고 있는 서류와 돈줄을 잡은 진수현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대표님, 회사에 돌아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일을 시작할 건 없어요. 이 정도 일은 제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어요. 그러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서 쉬는 게 어떠세요?”“...”심윤아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힐끗 봤다.“저 지금 금방 들어왔는데 돌려보내려는 거예요?”오민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진수현의 눈치를 살폈다. 그의 안색이 훨씬 풀어진 것을 봐서는 올바른 선택을 한 듯했다.그래서 오민우는 용기를 내서 말했다.“대표님 안색을 보니 쉬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요. 전보다 훨씬 야윈 것 같은데 그동안 많이 아프셨어요?”오민우의 말을 듣고 심윤아는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그녀가 야윈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잘 모르던 사람도 한눈에 보아낼 정도였다.심윤아가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없는 것을 보고 오민우가 말을 이었다.“오늘은 일단 돌아가세요. 시름이 안 놓으면 다음에 다시 오셔도 되잖아요.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제가 다 보고드릴게요. 그리고 처리는 제가 할 수 있어요.”오민우가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심윤아는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잠깐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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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진수현은 고개를 숙여 눈을 꼭 감은 채 자신의 품에 기댄 심윤아를 바라봤다.“오래간만에 일해서 그런가? 약간 피곤하네.”이 말을 듣고 진수현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피곤해? 어디 아픈 데는 없고?”눈에 띄게 긴장한 진수현을 보고 심윤아는 피식 웃었다.“내가 피곤하댔지, 언제 아프다고 했어? 왜 긴장하고 그래?”“내... 내가 언제...”“지금 긴장한 게 아니라고?”“응. 난 그냥 물어봤을 뿐이야. 물어보는 것도 안 돼?”걱정했으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조금 전의 일 때문에 적지 않게 섭섭한 듯했다.심윤아는 잠깐 고민하다가 먼저 손을 뻗어 그의 손과 맞잡았다. 그것도 힘껏 말이다. 그 순간 진수현은 몸을 흠칫 떨었다.몰래 웃음을 참던 그녀가 고개를 든 순간 그도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시선은 허공에서 딱 마주치게 되었다.“이따가 너희 회사에 가 봐도 돼?”심윤아의 맑은 눈빛은 깨끗한 호수와 같았다. 사무실의 조명 아래에서는 유난히 밝게 빛나서 물끄러미 바라보게 되었다.“왜?”그는 걸걸한 목소리로 되물으며 심윤아의 허리를 더욱 꽉 잡았다. 다른 손은 그녀에게 잡혀 있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냥 그렇게 그녀의 온기를 느끼기만 했다.그녀의 온기 때문인지 그는 마음도 사르르 풀렸다. 그래도 그녀가 했던 말을 떠올리면 섭섭함을 참을 수가 없었다.“아까는 안 간다고 했잖아.”“그래, 안 간다고 했었지.”심윤아가 곧바로 대답하는 것을 보고 진수현의 안색은 완전히 어두워졌다.“역시 넌 나한테 관심 없지.”심윤아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내가 왜 너한테 관심 없어? 난 관심이 있으니까 안 가려고 하는 거야.”“응? 그게 무슨 뜻인데?”“너 아직 환자거든? 환자가 무리해서 되겠어? 너 오늘 이미 충분히 무리한 것 같은데.”말을 마친 심윤아는 넋이 나간 진수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너 설마 그사이에 다친 걸 까먹었어? 아니면 하루에 약 한 번 바르는 것으로 멀쩡한 사람이 됐다고 생각한 건가?”조금 전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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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뜨거운 열기에 놀란 것도 잠시 진수현은 입술을 겹쳐왔다.“읍!”갑작스러운 키스에 심윤아는 넋이 나가버렸다. 그가 사무실에서 이럴 줄은 몰랐던 것이다.입술에 닿은 따듯한 감촉과 진수현 특유의 숨결은 그녀를 마구 범했다. 뒤늦게 정신 차린 심윤아는 손을 뻗어 그를 밀어내려고 했다.“읍... 안 돼... 여기 사무실이야...”이때 누가 들어오기라도 한다면 정말 어색해진다. 그래서 심윤아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히며 키스를 피하려고 했다.그녀가 자꾸 피하려고 하자 진수현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잡았다. 그리고 약간 흥분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왜 피해?”심윤아는 그의 눈빛에 깜짝 놀랐다. 적어도 그녀의 기억 속에는 이런 눈빛을 한 진수현이 없었기 때문이다.그의 눈빛은 블랙홀처럼 사람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었다. 조금 전의 키스를 떠올리며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심윤아의 얼굴은 점점 붉어지기 시작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서 그의 눈을 피했다. 그러고는 작은 목소리로 말을 얼버무렸다.“호... 혹시 누가 들어오기라도 한다면...”진수현은 걸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무도 안 들어와.”“...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오 매니저를 제외하고 누가 감히 네 사무실에 들이닥치겠어? 찾아왔다고 해도 노크 정도는 하겠지.”“그, 그래?”기억이 없었던 심윤아는 아무것도 몰랐다.“응.”진수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마치 이 회사, 이 사무실이 자신의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이렇게 대답한 그는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다시 입을 맞추려고 했다. 하지만 점점 가까워지는 그를 바라보던 심윤아는 또다시 피해버리고 말았다.진수현의 입술은 제대로 허탕 치게 되었다. 처음에는 심윤아가 넋을 잃은 덕에 잠깐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었다. 원래는 그것으로 만족할 생각이었지만 너무나도 달콤해서 자꾸만 탐하게 되었다.그는 더 원했다. 하지만 심윤아는 계속 피하려고만 했다. 구구절절 설명하고 나서도 실패하자 그는 심윤아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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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난 기다리기 싫어.”말을 마친 진수현은 손을 놓고 출입문 쪽으로 걸어갔다. 뒤에서 그걸 바라보던 심윤아는 그가 화난 줄 알았다. 그의 손길이 갑자기 사라지자 괜히 썰렁한 기분도 들었다.‘갑자기 어딜 가는 거지?’심윤아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진수현은 이미 문 앞으로 가서 문을 잠가버렸다. 그가 화나서 떠나는 줄 알았던 심윤아는 그대로 말을 잃었다.심윤아는 멍하니 제자리에 서 있었다. 진수현이 위험한 눈빛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그냥 바라보기만 했다. 아니, 정확히는 하도 흥분해서 위험해 보이는 것이었다.늑대에게 노려지면 딱 이런 기분일 것이다. 늑대는 강하고도 포악했다.전에는 다쳤다는 핑계로 진수현을 거절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절하지 못하리라는 위기감이 본능적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심윤아는 그가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무의식적으로 책상 뒤로 가버렸다.그녀가 자신을 피하는 것을 보고 진수현은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러고는 화나면서도 웃긴 듯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공주야, 이번에는 왜 또 피해? 누가 들어올까 봐 불안한 거면 문을 잠갔잖아.”심윤아는 진수현이 문은 잠근 탓에 더 겁이 났다. 적어도 문이 열려있으면 다른 사람이 들어올 것을 생각해서 절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특히 그의 위험한 눈빛을 보니 이대로 꿀꺽 삼켜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게 싫은 것은 아니지만 사무실에서는 선을 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만약 이상한 소리를 냈다가 옆 사무실 사람이 들으면...? 또 만약 지나가는 사람이 들으면...’심윤아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찌 됐든 사무실에서 선을 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그녀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진수현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정확히는 욕구불만이었다.그는 앞으로 다가가 손으로 책상을 짚더니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공주야, 이쪽으로 와.”“...”심윤아는 잠깐 넋이 빠졌다가 단호하게 거절했다.“싫어.”그의 말을 따른 다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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