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구주, 왕의 귀환: Chapter 651 - Chapter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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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그러나 그녀는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앞의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에게 정복당했다. 심지어 저도 모르게 눈앞의 마귀 같은 남자가 점점 더 좋아졌다.하지만 그를 좋아해도 될까?아니, 절대 그래서는 안 됐다.그는 고씨 일가의 원수고 고씨 일가를 점령했다. 게다가 이젠 고씨 일가의 보물을 빼앗으려고 하고 있었다.이런 남자를 어떻게 좋아할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그는 화진의 4대 가문 중 하나인 고씨 일가 아들과 결혼 약속을 했다.그래서 고시연은 이 마귀를 빨리 보내버리고 싶었다.그가 이 남릉에서 떠나길 바랐다.그러나 윤구주가 떠날 리 없었다.화진의 왕이자 과거 10개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최강자였다. 그의 영예를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그러니 일개 고씨 일가는 말할 것도 없었다.“어쨌든 호의는 고마워. 하지만 넌 이만 돌아가도록 해. 이제 이곳은 곧 폐허가 될 테니 말이야.”윤구주가 갑자기 고시연을 향해 말했다.고시연은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온몸을 흠칫 떨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힐끗 말했다.“그래요, 갈게요! 그렇게 죽고 싶다고 하니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말을 마친 뒤 고시연은 단호히 떠났다.그녀가 방문을 나서려는 순간,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잠깐!”고시연은 고개를 돌렸다.“또 무슨 일이에요?”“묻는 걸 잊었네. 너랑 남궁 일가의 결혼은 네가 선택한 거야? 아니면 고씨 일가를 위해서야?”윤구주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고시연은 흠칫했다.그녀는 그곳에 멍하니 서 있었다.그리고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저랑 남궁 가문의 그 사람은 겨우 한 번 봤어요. 그런데 제가 그 사람이랑 결혼하겠다고 할 리가 있겠어요?”그 말에 윤구주는 짧게 대답했다.“알겠어. 네 가문에서 강요한 건가 보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희 가문에서는 몰랐나 봐. 모든 남궁 가문의 사람이 4대 가문의 직계는 아냐.”“그 말 무슨 뜻이에요?”고시연은 의아한 얼굴로 윤구주에게 물었다.윤구주가 말했다.“별 뜻 없어. 그냥 좋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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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고 가주님, 어떤 빌어먹을 놈이 제 사제를 이렇게 다치게 한 겁니까?”질문을 한 사람은 용호산의 기성윤이었다.그는 흐려진 안색으로 사람을 죽일 듯이 짙은 영기를 내뿜었다.“맞습니다, 고 가주님. 홍 대사님께서는 무려 태허 경지인데 누가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기성윤의 뒤에 있던 십여 명의 도포를 입은 제자들도 의문을 표했다.질문을 받은 고준형은 탄식했다.“기성윤 대사님, 홍 대사님을 다치게 한 사람은 바로 우리 고씨 일가를 점령한 놈입니다!”“젠장! 고 가주님, 그놈 지금 어디 있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전 그 자식의 살갗을 벗기고 사지를 분질러 제 사제의 복수를 할 겁니다!”기성윤이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그 자식은 지금 저희 고씨 일가 장원에 있습니다!”고준형이 대답했다.“좋아요! 오늘 그 자식이 얼마나 배짱이 두둑하길래 감히 우리 용호산과 척지려 하는 건지 한 번 지켜봐야겠어요!”기성윤은 그렇게 말한 뒤 윤구주를 찾으러 가려고 했다.“기성윤 대사님, 잠시만요!”이때 고준형이 기성윤을 불러 세웠다.“왜요? 설마 제가 그 자식을 이기지 못할 거로 생각하는 겁니까?”기성윤이 고개를 돌려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전 그저 홍 대사님이 저희 고씨 일가 때문에 심하게 다쳤으니 저희 고씨 가문도 당연히 복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제 두 아들이 조금 전 저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예상대로라면 아마 30분쯤 뒤에 저희 집안 어르신께서 올 겁니다.”고씨 집안 어르신이 곧 돌아올 것이다.그 말을 들은 기성윤은 멈칫했다.“고씨 집안 어르신께서 오신다고요?”그가 물었다.“네.”“그래요. 고씨 집안 어르신이 돌아오신다니 제가 나설 필요는 없겠네요. 아무래도 고씨 집안 어르신이 저보다 더 강하니 말이에요.”기성윤이 말했다.고진용은 고씨 집안 어르신으로 무도 천방 7위인 사람이었다.그가 드디어 출관해서 돌아온다니!시간은 일분일초 흘렀다.고씨 일가 사람들,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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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무시무시한 추락으로 인해 무도 연맹 지면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심하게 진동했다.더욱 두려운 점은 그의 발밑에 백 미터 반경으로 단단한 지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생겼다.그는 회색 옷에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었다.그의 나이 든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그의 무시무시한 현기는 숨겨지지 않았다.그가 바로 고씨 일가의 어르신 고진용이었다.고진용이 천 미터 고공에서 뛰어내리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 용호산의 기성윤까지 눈이 휘둥그레져서 80대 고령인 고진용을 바라보았다.“아버지, 오랜만입니다. 출관을 축하드립니다!”첫 번째로 무릎을 꿇은 것은 고씨 일가 가주 고준형이었다.“안녕하십니까, 어르신. 출관을 축하드립니다!”곧이어 현장에 있는 수백 명의 무도 연맹 사람들이 일제히 노인의 발밑에 무릎을 꿇었다.수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자 고진용은 무덤덤하게 손을 휘저었다.“이렇게 예의 차릴 필요는 없어. 난 그저 이해가 가지 않을 뿐이야. 내 팔순 잔치가 곧 열리는데 그 직전에 갑자기 우리 고씨 일가에서 소동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니 말이야.”고진용이 차갑게 말하자 고준형이 서둘러 나섰다.“아버지! 제가 고씨 일가를 지키지 못한 탓입니다. 절 벌하여 주십시오!”고진용은 코웃음 친 뒤 말했다.“벌은 일단 차치하고 질문 하나 하겠다. 우리 손녀는 어디 있어?“그가 말한 손녀는 당연하게도 고시연이었다.“아버지, 시연이는… 아직도 그놈에게 붙잡혀 있습니다!”고준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진용이 바럭 소리를 질렀다.“젠장!”우레와도 같은 소리였다.심지어 그 무시무시한 서리에 내공이 약한 무도 연맹 사람들은 혈기가 날뛰어서 피를 토할 뻔하기도 했다.“나 고진용의 손녀를 누가 감히 감금해?”무적의 육신이라 불리는 고진용의 얼굴 위로 무시무시한 살기가 드러났다.“고준형, 내가 물을게. 너 아버지로서 자격이 있니? 네 딸이 남에게 감금당했는데 넌 여기 한가하게 있는 거야?”고진용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준형을 바라보았다.“용서해 주십시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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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고진용이 고씨 일가에서 가장 아끼는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손녀였다.고시연이 돌아온 걸 본 고진용은 서둘러 손녀를 끌어안았다.고시연도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면서 그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꼭 끌어안았다.“우리 손녀, 울지 마. 얼른 할아버지에게 얘기해 봐. 어디 다치진 않았니?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고? 이제 할아버지가 돌아왔으니 네가 힘들었던 만큼 이 할아버지가 천 배 만 배 상대에게 갚아주마!”고진용은 애정 가득한 얼굴로 고시연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전 다치지 않았어요. 억울한 일을 당하지도 않았고요. 그냥 할아버지가 보고 싶었어요.”고시연은 눈물을 닦으면서 고개를 들었다.“바보 같긴!”그렇게 고시연이 돌아왔다.널따란 무도 연맹 로비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그중의 선두는 고진용이었다.그리고 용호산 천암사의 기성윤과 고준형, 무도 연맹 각 파벌의 장문인들이었다.그들 모두 고진용의 출관을 축하하러 온 것이었다.그리고 현재 그들은 윤구주를 어떻게 상대할지 의논하고 있었다.“난 이미 출관했고 우리 손녀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솔직히 얘기해 봐.”고진용이 물었다.“어르신, 무도 연맹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번만큼은 부디 저희 편이 되어주세요!”한 남자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고진용을 향해 말했다.그가 무릎을 꿇자 무도 연맹의 다른 구성원들도 고진용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어르신, 저희 형의문을 위해 나서주십시오!”“신씨 일가 형제를 나서주십시오!”“금강사와 청성관도요!”단도문, 형의문, 신씨 일가 형제, 금강사, 그리고 청성관까지 전부 서남의 유명한 무도 문파들이었다.그런데 그들의 제자가 갑자기 본인 앞에 무릎을 꿇자 고진용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고진용은 슬쩍 보았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5대 문파의 제자들이었는데 장문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대체 무슨 상황인 것이냐? 너희들 장문인은?”“어르신, 저희 장문인은... 이미 그놈에게 전부 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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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걱정하지 마. 내가 반드시 복수해 줄 테니까.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군. 우리 서남 무도 연맹은 그 자식과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그 자식은 왜 사람들을 죽인 거지?”고진용이 물었다.“아버지, 그 자식이 저희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보물 봉안보리구슬을 노리고 있습니다.”고준형이 서둘러 말했다.“뭐라고? 빌어먹을 놈이 감히 우리 집안 보물을 노려?”고진용은 참기 어려웠다.봉안보리구슬은 고씨 일가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보물이었다.고진용은 그것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 그것은 인체에 유익하고 무인에게는 내력을 증강하는 효능이 있다.그런데 윤구주가 감히 고씨 일가의 보물을 노려서 사람들을 죽였다는 걸 알게 되자 고진용은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목숨 귀한 줄 모르는 놈이구나. 감히 우리 고씨 일가로 찾아와서 우리의 물건을 빼앗으려고 해? 어떤 배짱 좋은 놈이 감히 서남에 와서 소동을 일으키는 건지 오늘 한 번 봐야겠어!”고진용이 윤구주에게 복수하려고 그를 찾아가려고 할 때, 아름다운 고기연이 갑자기 안에서 달려 나왔다.“할아버지, 잠깐만요!”자기가 가장 아끼는 손녀가 뛰어나오자 고진용은 서둘러 말했다.“시연아, 안에서 편히 쉬고 있지 왜 나온 거야?”고시연은 로비 중앙으로 나오더니 고진용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시연이 갑자기 무릎을 꿇자 로비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어리둥절해졌다.가장 어리둥절한 사람은 고진용이었다.“시연아, 너 뭐 하는 거야?”고시연은 고개를 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채 말했다.“할아버지, 그 사람을 용서해 주세요…”그 말에 분위기가 얼어붙었다.특히 로비에 있던 무도 연맹 사람들과 용호산 천암사의 사람들은 안색이 돌변했다.“고시연 아가씨, 뭐라고 하셨습니까? 저희 장문인께서는 아가씨를 위해서 나섰다가 그 빌어먹을 놈에게 죽었습니다. 그런데 그 망할 놈을 용서해달라고요?”단도문 사람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맞아요. 우리 형의문, 금강사, 신씨 형제들 모두 고씨 일가 아가씨를 위해서 나섰는데 어떻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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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아, 아뇨!”고시연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렇다면 왜 외부인을 위해 사정하는 거냐?”고진용이 또 물었다.고시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그녀도 그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이치대로라면 그녀는 윤구주를 미워해야 하고, 그를 죽이려고 해야 했다.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그를 용서해달라고 사정하고 있었다.다른 사람이 의아해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기연은 잠깐 고민한 뒤 글썽글썽한 두 눈으로 말했다.“할아버지, 솔직히 얘기할게요. 전 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귀라고 생각했어요. 그가 내뿜는 분위기는 제가 살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그런 부류의 것이었어요. 그 사람은… 그 사람은 마치 하늘의 신 같기도, 지옥의 마귀 같기도 했어요. 전 그 사람을 보면 온몸이 떨릴 정도로 무서워요. 제가 말한 것들을 여러분들은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는 실력이 정말 뛰어나요. 불가사의한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전 할아버지가 그 사람과 싸우는 게 두려워요!”결국 고시연은 자신이 생각했던 걸 모두 얘기했다.그러했다.그녀는 윤구주를 위해 사정하는 것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건 혹시라도 힐아버지가 윤구주의 싱대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되면 어찌한단 말인가?윤구주는 그녀에게 고진용이 죽음을 자초한다면 기꺼이 죽일 것이라고 했었다.고씨 일가는 800년의 역사를 가졌다.그러나 오늘 그 모든 게 무너진다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된다.그래서 고시연은 애원하고 있었다.그녀는 할아버지가 윤구주와 싸우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시연이 눈물을 흘리면서 말을 마치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잠잠해졌다. 그들은 고시연의 뜻을 이해했다.윤구주가 쉽게 사람을 죽이고 심지어 고준형, 홍?? 같은 강자들도 윤구주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때 사람들 모두 망설였다.고진용은 고시연의 말을 듣자 전의가 더욱 불타올랐다.“바보 같긴, 할아버지를 걱정해서 그러는 거였구나.”고진용은 웃으가서 고시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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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고진용이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려고 마음먹었을 때 윤구주는 고씨 일가 장원에서 책상다리를 하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이때 볼품없어진 고씨 일가 문 앞으로 고준형이 사람을 데리고 도착했다.그는 도전장을 가지고 왔다.고개를 들어 한 때 번화했던 고씨 일가 대문이 윤구주에 의해 갈라진 걸 본 고준형은 윤구주가 아주 미웠다.“난 안으로 들어가서 윤구주 그 자식을 찾을 거야. 너희는 여기 남아있어.”고준형은 부하들에게 그렇게 얘기한 뒤 걸음을 옮겨 과거 고씨 일가 장원이었던 곳으로 들어갔다.정전에 도착하자 산처럼 거대한 거인이 꼼짝하지 않고 대전 앞에 서 있었다.그 거인은 시괴 동산이었다.고준형이 가까이 다가오자 동산은 무표정한 얼굴을 들어 눈앞의 고준형을 바라보았고, 동시에 마치 야수처럼 낮게 으르렁거렸다.고준형이 대전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면 그를 찢어발길 듯 말이다.“고씨 일가 가주 윤구주 씨를 뵙고 싶습니다.”고준형은 거만을 떨 수가 없었다.아무래도 윤구주에게 있어 그를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를 죽이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었기 때문이다.동산은 꿈쩍하지 않았다.회갈색의 눈동자는 고준형을 뚫어져라 바라볼 뿐이었다.동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고준형은 다시 입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대전 안에서 갑자기 윤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동산, 안으로 들여보내.”시괴 동산은 윤구주의 명령을 듣자 그제야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시괴가 뒤로 물러나자 고준형은 그제야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정전을 힐끗 보고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커다랗고 텅 빈 고씨 일가 대전 안에는 신처럼 보이는 윤구주만 있었다. 그는 책상다리를 하고 그곳에 앉아 있었다.고준형은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윤구주를 보았다.윤구주를 본 순간 엄청난 압박감이 몸을 짓눌러 오는 것이 느껴졌다.마치 그가 마주 보고 있는 것이 사람이 아니라 신인 것처럼 말이다.“고 가주, 고씨 일가의 봉안보리구슬로 만들어진 팔찌를 주려고 날 찾아온 거야?”고준형이 안으로 들어오자 윤구주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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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고준형이 거만하게 말했다.윤구주는 고개를 숙이고 도전장에 적힌 글씨체를 보고는 작게 탄식하며 말했다.“그래, 고씨 일가에서 굳이 죽음을 자초하겠다고 하니 기꺼이 죽여주도록 하지. 이 도전장은 받아들이겠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움직였다.도전장은 윤구주의 현기로 그 위에 윤구주의 이름이 적히게 되었다.윤구주가 정말로 도전장을 받아들이자 고준형의 눈동자가 악랄하게 빛났다.“좋아요. 도전장을 받아들였으니 내일 열 시 제비강으로 와요. 당신과의 싸움을 기다리고 있겠어요.”고준형은 말을 마친 뒤 대전을 떠났다.고준형이 떠난 뒤 윤구주는 중얼거렸다.“남릉에서의 일정도 이젠 마쳐야겠어.”...서남의 제비강은 다섯 개 도를 관통하며 그 길이는 수천 킬로미터에 달했다.남릉의 제비강은 과거 여행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던 관광명소였다.그러나 오늘에는 여행객이 한 명도 없었다.오늘은 윤구주와 고씨 일가 어르신이 결전을 치르는 날이기 때문이다.아침 일찍 제비강 주위로 고씨 일가와 무도 연맹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게다가 강 입구 쪽이라서 관광객은 걸음을 멈추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제비강 주위에는 관광객들이 쉴 수 있는 복도와 정자가 많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정자에는 수백 명의 서남의 무도 사람들이 있었다.그중에는 단도문, 금강사, 신씨 형제, 형의문, 청성관 등 서남 무도 연맹의 각 문파 사람이 있었다.그들이 오늘 이곳에 온 것은 관전하면서 응원하기 위해서였다.가장 안쪽에는 고씨 일가 사람들이 있었고 용호산 천암사 사람도 그곳에 있었다.고씨 일가 쪽에서는 고준형을 필두로 고씨 일가 형제와 쓸쓸한 표정의 고시연이 있었다.용호산 천암사 쪽에는 기성윤을 선두로 십여 명의 천암사 문도들이 그곳에 서 있었다.크고 웅장한 제비강 위에는 어선 한 척이 강 중간에 떠 있었고, 자세히 보니 그 어선에는 노인 한 명이 있었다.그 노인은 바로 다름 아닌 고씨 일가 어르신 고진용이었다.오늘 고진용은 제비강에서 싸울 것이다. 그리고 서남 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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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고씨 일가 쪽에서 그런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용호산 천암사 쪽에서는 도포를 입고 머리에 나무 비녀를 꽂은 제자들 몇 명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허약한 노인을 데리고 정자에 도착했다.자세히 보니 그 노인은 다름 아닌 윤구주로 인해 단전이 파괴된 홍진후였다.“사제, 내가 푹 쉬라고 했잖아. 왜 온 거야?”기성윤은 사제를 보자 참지 못하고 물었다.휠체어에 앉아 있는 홍진후는 예전처럼 의기양양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해쓱해 보였고 얼굴은 온통 잿빛이었다.그는 고통스럽게 두 눈을 뜨면서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 자식이 죽는 걸 직접 보고 싶어서요. 그 자식이 죽는 걸 제 두 눈으로 직접 봐야 화가 풀릴 것 같아요.”기성윤은 당연히 사제의 원망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탄식하며 말했다.“사제, 걱정하지 마. 오늘 고진용 어르신이 있으니 그 자식이 아무리 대단해도 절대 살아서 떠날 수 없을 거야.”휠체어에 앉아 있는 홍진후는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눈동자에서 보이는 증오는 아주 뚜렷했다.그는 당연하게도 윤구주가 미웠다.그의 단전을 파괴한 사람이 다름 아닌 윤구주이기 때문이다.이때 사람들은 제비강에서 윤구주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다들 윤구주가 오늘 고진용의 손에 죽기를 바랐다.오직 고시연만이 묵묵히 윤구주를 걱정했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렀고 드디어 9시 50분이 지나서야 두 명의 사람이 고씨 일가 사람들, 용호산 천암사 그리고 무도 연맹 사람들 눈앞에 나타났다.한 명은 윤구주, 다른 한 명은 시괴 동산이었다.“왔다. 저기 봐, 윤구주가 왔어!”사람들은 둘이 모습을 드러내자 그들을 죽어라 노려보았다.용호산 천암사의 기성윤마저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윤구주는 훤칠하고 잘생겼다.다가오는 그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빛나는 별만큼이나 눈부셨다.단순히 그의 용모가 잘생겨서 그런 기분이 드는 건 아니었다. 타고난 왕의 기질이 현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압박감을 줬기 때문이다.“사제, 사제의 단전을 파괴한 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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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이러한 상황에 기성윤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이럴 리가 없는데. 천안술을 썼는데도 왜 저 자식의 기운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 거지?”휠체어에 앉아 있던 홍진후가 힘없이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가능성은 하나뿐이에요. 저 자식의 내공이 우리가 상상한 그 이상이라는 거죠.”기성윤의 표정이 한없이 어두워졌다.비록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지만, 윤구주가 홍진후 같은 대사의 단전도 망가뜨린 걸 보면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그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었다.윤구주가 동산을 데리고 제비강에 도착했을 때, 고씨 일가 사람들은 다들 증오에 찬 눈빛으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오직 고시연만이 옷깃을 꼭 잡고 걱정스럽게 윤구주를 바라보고 있었다.윤구주는 제비강에 도착한 뒤 시선을 살짝 들어 강을 바라보았다.강 위에는 고진용이 조용히 어선 위에 앉아 있었다.비록 그는 그저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었지만, 윤구주는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가 어선 밖으로 흘러나오는 걸 느꼈다.강 위 화면을 본 윤구주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면서 말했다.“이렇게 아름다운 경치라니, 오늘 사람 죽이기 좋은 날이네. 동산, 넌 이곳에 남아있어. 난 사람을 죽이러 갈 거야.”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두 훌쩍 뛰어올랐다.그는 마치 유성처럼 날아갔고 제비강 근처 정자에 있던 수백 명의 서남 무도 연맹 사람들, 고씨 일가 형제, 그리고 용호산 천암사 사람들은 다들 윤구주에게로 시선을 집중했다.윤구주는 마치 용 같았다.그가 날아서 수면을 지나갈 때, 수면 위로 갑자기 파문이 일었고 곧 윤구주는 고진용에게서 십여 미터 떨어진 수면 위에 떠 있었다.그는 마치 평지에 서 있는 사람처럼 수면을 딛고 서 있었다.윤구주는 뒷짐을 지고 수면 위에 서 있었다.고진용은 윤구주가 모습을 드러내자 살짝 감았던 두 눈을 천천히 떴다. 곧 강렬한 시선이 윤구주에게로 향했다.“좋아. 역시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 젊은 나이에 이 정도 내공이라니. 오늘 내 손에 죽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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