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Chapter 321 - Chapter 330
368 Chapters
제321화
“총사령관님이시죠?”“하하, 아직 내 목소리를 잊진 않은 모양이구나.”“이놈, 대하의 하늘도 찢겠더라 아주.”“아...”웃으며 말하는 총사령관에 임유환은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답했다.“내 전화를 이렇게 늦게 받고, 일은 다 해결했어?”“네, 해결했어요.”“그럼 됐어.”내심 걱정했던 총사령관도 그제야 한숨 돌리며 말했다.“나중에는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먼저 말해. 이번에 소식 막는다고 나 애 좀 썼다.”“죄송해요, 사령관님. 제가 또 사고 쳤네요.”“하하, 우리 사이에 무슨, 네가 어떤 앤지는 내가 제일 잘 알아. 그때 너한테 호패를 맡긴 게 네 스승이 너에 대한 믿음의 표시였어.”“스승님이요?”오랜만에 스승님이 언급되지 임유환의 마음에도 미묘한 파동이 일었다.“됐어, 일 해결됐으면 이만 끊을게. 네 스승 다시 만나게 되면 나 대신 안부 인사라도 좀 전해줘.”“네, 사령관님.”이 일이 사령관의 귀에까지 들어갈 줄은 몰랐던 임유환이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그러고 보니 제 스승님과도 연락을 못 한지 오래된 것 같았다.3년 전 저에게 호패를 맡겨놓고 외딴 섬으로 들어가 수련에 매진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목표를 이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조금 그립기도 했다.“임 선생님, 지시하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더 지시하실 건 없으십니까?”생각에 잠긴 임유환에게 조유천이 공손하게 말을 걸어왔다.“없어요. 오늘 일은 다들 고생하셨어요.”임유환도 정중하게 그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닙니다.”“그럼 저흰 이만 가보겠습니다, 선생님.”“그러세요.”“부대 철수!”각 작전 지역 대장들이 손을 저어 부대를 철수시키자 육해공 삼군이 썰물처럼 옆으로 빠지며 S 시를 떠나갔다.“임 선생님, 그럼 저도 가볼게요.”“이 중령님, 또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시간 될 때 차라도 한잔 사겠습니다.”임유환은 두 번이나 저를 도와준 이민호를 보며 웃었다.“아이고, 아닙니다. 차를 사도 당연히 제가 사야죠.”“하하, 그럼 잘 마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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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조 중령님?”제 눈앞에 선 익숙한 얼굴에 임유환도 눈을 크게 떴다.조명주가 왜 이곳에, 봉쇄가 풀린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곳에 온 거지?“내 말에 왜 대답 안 해요! 안 죽었냐고요 아직!”“어...”임유환은 입꼬리를 떨며 아직도 많이 놀란 듯 보이는 조명주를 향해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뭐에요, 지금 나 죽으라고 저주하는 거예요?”조명주는 그제야 얼굴이 붉어지며 아까 제가 한 말들이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알아차렸다.하지만 그건 다 임유환을 너무 걱정해서 나온 반응이었다.게다가 아까 밖에 서 있던 병사들에게 총을 맞을 뻔해서 놀란 것도 한몫했고.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조명주가 삐진 척을 하며 말했다.“나 아까 임유환 씨 구하러 온다고 총까지 맞을 뻔했다고요!”최서우에게서 연락을 받고 바로 임유환에게로 차를 달리던 조명주는 제 위로 날아가는 전투기들에 강씨 집안이 임유환 하나 죽이려고 부른 건 줄 알고 더 빠르게 액셀을 밟았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반경 5킬로미터 이내는 모두 봉쇄되었고 그 앞에는 병사들이 진을 치고 있어 들어갈 틈이 없었다.조명주는 중령인 제 신분을 밝히고 작전 지역의 할아버지에게까지 연락을 해보았지만 아무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하지만 임유환이 너무 걱정됐던 탓에 조명주는 더는 지체할 수 없어 그냥 차로 경계선을 들이받아 버린 것이다.운전을 하면서 많은 병사들이 그녀를 막아 나서며 총까지 쏘면서 경고를 했지만 조명주는 그 모든 것들을 무시한 채 앞만 보고 달렸다.하지만 병사들도 조명주의 신분을 알고 있던 터라 차마 죽이지는 못하고 타이어만 겨냥할 뿐이었다.그 탓에 타이어 하나가 터져 차가 뒤집어질 뻔하긴 했지만 조명주의 빠른 순발력 덕에 이렇게 무사히 임유환 앞에 도착한 것이다.“미안해요, 조 중령님.”임유환은 저를 이렇게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눈시울이 붉어졌다.“지금 그런 말을 할 때에요! 내가 조심하라고 했죠. 서우가 연락 안 했으면 나는 유환 씨한테 이런 일이 있는 줄도 몰랐을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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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명주 씨, 나 그렇게 보지 마요... 난 그냥 평범한 시민이에요...”자신을 심문하듯 바라보는 조명주에 임유환이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시민 좋아하네.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요?”조명주는 임유환을 전혀 믿지 못하고 날카롭게 뜬 삼백안으로 임유환을 뚫어져라 쳐다봤다.“내가 아까 본 게 맞다면 육해공 삼군이 다 출동했죠 방금?”“평범한 시민이 그런 힘이 있을까요?”“말할게요... 사실은 내가... 호패 소유자예요.”더이상 속일 수 없다 판단한 임유환은 마침내 사실을 털어놓았다.조명주도 작전 지역 사람이니 그에게 알려주는 건 기밀 누설로 칠 순 없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임유환은 조명주가 이 비밀을 지켜줄 만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유환 씨가 호패 소유자라고요?”작전 지역 중령으로서 호패에 대해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조명주도 여느 사람들처럼 깜짝 놀란듯한 반응을 보였다.호패의 권력은 연경 작전 지역 총사령관보다도 더 큰 것이었기에 대통령 바로 아래에 위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근데 그런 사람이 임유환이라니!나이로만 따져 보아도 절대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조명주 기억 속의 호패 소유자는 총사령관처럼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었기에 당연히 임유환을 믿지 못하고 입술을 삐죽이며 불신의 태도를 보였다.“거짓말 좀 그만 해요! 어떻게 사람이 사실대로 말을 할 때가 없어요!”“저번에는 본인이 세계 제일 갑부고 군정계의 수장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호패 소유자라고요?”“내가 설마 그분도 뵌 적이 없을까 봐요?”“그분은 분명히 총사령관님과 비슷한 나이의 어르신이었다고요!”“근데 제 말도 다 사실이에요.”임유환은 호패의 현 소유자였고 또 군정계의 수장이자 세계 제일 갑부였다.조명주가 기억하는 그분은 아마 임유환의 스승님일 것이다.“그럼 유환 씨 옆에 서서 계신 분은 세계 두 번째 부자예요?”조명주는 흑제를 힐끗거리며 임유환을 향해 소리쳤다.아까는 임유환을 걱정한다고 검은 코트의 남자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그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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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왜 저한테 그러세요 주인님...'흑제는 차마 뱉지 못한 말을 속으로 삼켜내며 애써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채 조명주를 보며 말했다.“임유환 씨와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비즈니스 파트너에요.”“비즈니스 파트너요?”임유환이 사업을 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 조명주가 눈을 크게 뜨며 임유환을 한 번 바라보았다.“네. 그래서 그동안 정도 많이 쌓였죠.”“그다음은요?”흑제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조명주가 바로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물어왔다.“같이 사업도 했는데 왜 망했어요? 흑제 어르신과 같이할 정도의 사업이면 그 규모가 꽤 컸을 텐데 저는 들어본 적도 없거든요.”“그건...”훅 들어온 조명주의 날카로운 질문에 흑제는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그다음엔 부도났어요.”그때 임유환이 나서며 흑제를 도와주었다.“부도요?”“네.”“아, 그래서...”잠시 놀라던 조명주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리자 임유환이 의아한 듯 물었다.“그래서라뇨?”“그래서 내가 못 들어본 건가 싶어서요.”“아니면 허세 부릴 줄밖에 모르는 임유환 씨가 이 말을 저 볼 때마다 했겠죠.”“하하...”제 앞에서 거리낌 없이 말하는 조명주에 임유환은 애써 올린 입꼬리가 떨려왔다.“조 중령님 눈에는 제가 그렇게 허세에 쩐 사람으로 보였어요?”“당연하죠!”“근데요, 유환 씨도 좀 대단하긴 해요. 흑제 어르신과 같이 사업도 해봤잖아요.”“이건 칭찬이죠?”조명주의 말은 항상 종잡을 수 없었기에 임유환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네, 칭찬 맞아요.”“사업은 망했어도 그 용기는 대단해요! 사람이 용기 하나만 있으면 됐죠 뭐.”“하하, 칭찬 고마워요.”조명주의 어설픈 칭찬에 임유환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아 그리고 강씨 집안이 어떻게 죽은 건지는 왜 안 알려줘요?”조명주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며 진지하게 물어왔다.“그 얘긴 가면서 해요.”“좋아요.”아직 윤서린이 마음에 걸렸던 임유환이 가면서 얘기하자고 제안하자 조명주도 흔쾌히 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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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이 사람들은... 서씨 집안 호위군인데?”임유환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던 조명주의 눈이 커지며 눈썹까지 따라 올라갔다.왜 서씨 집안 호위군이 여기 있는 거지?조명주가 상황을 채 파악하기도 전에 임유환이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임유환 씨! 잠깐만요!”미간을 찌푸리던 흑제와 조명주도 서둘러 그 뒤를 따랐다.“부 통솔자님, 임유환이 우릴 본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갈까요?”저들한테 다가오는 임유환을 본 부하의 눈빛이 흔들렸다.임유환을 도와주라는 명을 받고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껏 숨어서 지켜보고만 있었으니 서인아가 알게 된다면 벌을 피하지 못할 것 같았다.“하하, 괜찮아. 올 테면 오라지. 마침 나도 전할 말이 있었는데.”김우현은 웃으며 부하를 제지했다.하지만 임유환이 아직까지 살아있는 건 의외였다.아까 경계선 밖으로 쫓겨나다 보니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었는데 조명주와 함께 오는 걸 보니 그녀의 도움을 받은 듯했다.그리고 아까 그 군대는 조명주가 P 시 작전지역에서 데려온 것 같았다.할아버지가 P 시 작전지역 총사령관이니 충분히 그러고도 남았다.별 볼일도 없는 자식이 여자 복은 있다니까.김우현은 질투 가득한 눈으로 임유환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그때 임유환이 마침 김우현 앞에 멈춰 섰다.임유환은 반짝이는 김우현의 눈을 보며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김우현 씨, 오랜만이네요.”김우현은 코웃음을 치며 팔짱을 꼈다.“우리가 인사를 나눌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김우현은 임유환이 제가 서씨 집안 호위군 부 통솔자라서 일부러 친한 척을 한다고 생각했다.임유환보다는 한참 높은 신분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느꼈다.“김우현 씨, 뭔가 오해를 한 것 같은데.”임유환은 우쭐거리는 김우현에 턱을 매만지며 미소를 지었다.“뭐?”임유환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미간을 찌푸린 김우현이 되물었다.임유환은 고개를 젓다가 더는 시간을 낭비하기 싫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갑자기 S 시엔 무슨 일이에요?”“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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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임유환의 말에 정곡이 찔린 김우현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김우현은 임유환을 질투하고 있었다.저는 갖은 노력을 다해도 서인아의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반면 임유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서인아가 걱정해주고 있으니 어떻게 질투가 안 날까.하지만 서인아의 마음이 아무리 임유환에게 향해있다 해도 서인아는 어차피 정우빈과 결혼할 운명이었다.그래서 김우현은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내가 너를 질투한다고?”“아니에요?”담담하게 말하며 웃는 임유환의 모습에 김우현은 말아쥔 주먹에 힘을 주고는 임유환을 노려봤다.보잘것없는 놈이 운 하나로 서인아의 총애를 받아놓고서 이렇게 평온하게 웃고 있으니 더 꼴 보기가 싫었다.“아가씨가 널 지켜준다고 내가 정말 너한테 손 못 댈 것 같아?”김우현은 이를 악물며 임유환에게 이글이글한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내가 너 죽이려고 들면 개미 새끼 한 마리 죽이는 것처럼 쉬워.”“그래요?”임유환은 그런 김우현을 보고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이번의 미소는 어딘가 시린 느낌이 있었다.“그럼 어디 한 번 죽여봐요, 김우현 부 통솔자님.”저번에 끝을 보지 못한 승부를 오늘 판가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그래, 그럼 죽여줄게!”임유환의 태연자약한 모습에 제대로 열이 받은 김우현이 소리를 질러댔다.여자한테 빌붙을 줄밖에 모르는 찌질이를 오늘 죽이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김우현은 앞으로 한 발 내디뎠다.어차피 서인아는 연경에 있으니 이 사실을 알 리 없고 만약 알았다 해도 제 뒤를 봐주는 사람이 정우빈이니 걱정할 게 없었다.무시무시한 기세로 주먹을 불끈 쥔 김우현은 오늘 입만 나불대는 임유환에게 남자의 진짜 실력이 뭔지를 제대로 보여 줄 작정이었다.김우현이 제 앞에서 주먹에 힘을 모으고 있는 걸 보면서도 임유환은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네가 언제까지 그렇게 고고할 수 있나 어디 두고 봐!”그 모습에 약이 바짝 오른 김우현이 몸을 앞으로 뻗으며 주먹을 휘두르려 한 그때, 조명주가 나서며 소리쳤다.“김우현 씨, 이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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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너! 지금 뭐라고 했어!”임유환의 한마디에 바로 열 받은 김우현이 분한지 코를 벌름거리며 씩씩댔다.“왜요, 내 말이 틀렸어요?”임유환은 여전히 평온하게 펄쩍 뛰는 김우현을 바라보고 있었다.“조 중령님 있다고 내가 정말 널 못 건들 것 같아?!”김우현은 임유환을 보며 주먹을 우두둑 소리가 날 때까지 꽉 쥐었다.“난 지금 당장이라도 널 가루로 만들 수 있어!”“그렇게는 못 할 것 같은데.”임유환이 턱을 매만지며 내뱉은 말에 김우현은 손이 하얗게 질리도록 주먹을 쥐었다.그리고 온몸을 떨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한 자 한 자 끊어 말했다.“우리 아가씨만 믿고 까부는 놈이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모르겠네?”“임씨 가문의 버려진 아들이니까 천한 신분인 엄마를 닮아서 그런가? 뭐 그래서 남한테 빌붙는 거라면 이해할 게 내가.”제 어머니를 들먹이는 말에 임유환의 몸이 얕게 떨려오더니 표정까지 굳어버렸다.“왜, 네 상처를 건드렸나?”그에 김우현은 더 득의양양해졌다.“김우현 씨, 그만 해요!”조명주가 소리쳐도 김우현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하하, 조 중령님, 이건 다 사실이잖아요.”“입 닥치고 당장 부하들 데리고 돌아가요. 그게 싫으면 길거리 패싸움으로 나랑 같이 작전지역까지 가든가.”남의 상처만 골라서 건드리는 김우현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조명주가 단호하게 말했다.“하하, 지금 갈게요.”시선을 내리깐 채 말이 없는 임유환에 아까의 공격이 정확히 먹혀들어 간 것 같아 왠지 이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래서 김우현은 조명주의 호통에도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넌 평생 찌질이로 여자 뒤에 숨는 게 가장 잘 어울려.”“내 말 잘 기억해둬. 기분 나쁘면 킹더베이 호텔에서 십일 뒤에 열리는 아가씨와 도련님 결혼식에 참석하든지.”“근데 그날은 오늘처럼 운이 좋진 않을 거야.”“조 중령님이 아니라 서인아 아가씨라도 널 감싸주지 못해.”“가자!”말을 마친 김우현은 손을 저어 부대를 이끌고 자리를 뜨려 했다.“잠깐.”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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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나랑 따로 얘기하고 싶다고? 너한테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여자에게 빌붙어 다니는 찌질이가 저에게 독대를 청하니 어이없어진 김우현이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왜요, 혹시 무서워요?”하지만 임유환도 지지 않고 조롱 섞인 얼굴로 김우현을 바라봤다.“네가 정말 좀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는구나!”김우현은 표정을 굳히며 말을 이었다.“내가 오늘은 좀 봐줄까 했는데, 넌 안 되겠다. 제 무덤을 제가 파는 성격이네. 그럼 오늘 네 뜻대로 해줄게.”임유환이 독대를 청한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김우현도 바라던 바였다.“김우현 씨, 제발 그런 말 좀 안 할 순 없어요?”임유환이 이성을 좀 잃은 듯 보이자 조명주는 김우현을 나무랐다.“조 중령님, 이건 저놈이 먼저 제안한 거예요. 제가 그러자고 한 게 아니라니까요.”“김우현 씨!”억울하다는 듯 손사래를 치는 김우현에 조명주는 화가 나서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일부러 임유환 어머니를 언급하여 일을 크게 만든 게 누군데.“김우현 씨, 가요.”그때 임유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김우현을 재촉했다.“그래!”임유환 눈빛의 섬뜩함을 느끼지 못한 김우현은 기다렸던 순간이 곧 온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했다.“유환 씨, 흥분하지 마요!”조명주는 다른 곳으로 향하는 둘에 초조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임유환은 조명주의 그 눈길이 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면서도 진지하게 말했다.“조 중령님이 내 걱정하는 거 알아요.”“근데 어머니가 그런 모욕적인 말을 듣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들은 정말 무능한 거 아니에요?”“조 중령님도 제가 무능한 사람으로 남길 원하진 않잖아요.”“그리고 김우현 따위는 저한테 아무것도 아니죠.”가볍게 내뱉은 마지막 말을 끝으로 임유환은 먼저 수림으로 들어갔다.한편 임유환의 말을 듣고 조명주는 자리에 굳어버렸고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방금 한 말은 임유환이 할 법한 말이 아니었다.평소에 알던 임유환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너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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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그 말에 김우현이 잔뜩 작아진 동공으로 임유환을 바라보자 그제야 어두워진 그의 얼굴을 알아차렸다.“나는 정말 네가 어디서 나온 자신감으로 나한테 이런 말들을 하는지 모르겠어.”“근데 내가 하나 충고하는데, 넌 우리 아가씨만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야!”“아가씨가 대체 너 같은 놈 뭘 보고 좋아하는지 모르겠어.”“곧 알게 될 거야.”임유환은 한기를 뿜는 눈으로 김우현을 노려보았다.하지만 서인아 때문이 아니라 제 어머니를 모욕한 것 때문에 나온 표정이었다.“그래?”김우현은 이를 악물며 이글거리는 눈으로 임유환을 바라보았다.“좀 있다 무릎 꿇고 빌지나 마!”“하하, 네가 날 그렇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말을 하며 웃는 임유환에 김우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이게 진짜!”김우현이 화를 내며 내뿜은 진기에 주변의 공기에까지 그 떨림이 전해졌다.무왕 중기?김우현이 보여준 실력에 임유환은 고개를 살짝 들었다.무도는 실력에 따라 수련자, 무사, 무왕, 무존, 무제, 무성이라는 여섯 가지 경계로 구분되는데 매 경계 안에서도 실력에 따라 초기, 중기, 후기 등 세 가지 경계로 나누어져 있었다.전하는 말에 의하면 무성 위에도 무신이라는 경계가 하나 더 있다고 하지만 5천 년 동안 무신은 나타난 적이 없어서 그저 전설 같은 존재였다.일반적으로 무왕 정도면 고수라 칭해졌다. 주먹 하나로 소를 때려죽일 수 있고 온 힘을 다하면 바위도 산산조각낼 수 있었다.김우현이 어린 나이에 그런 경지에까지 올랐으니 또래들 사이에서는 손꼽히는 인재였을 것이다.하지만 임유환을 무릎 꿇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그런 임유환의 생각을 모르는 김우현이 제 실력을 보여주고 마치 자신에게 도취된 듯 고개를 치켜들며 긴 숨을 뱉어냈다.그리고는 임유환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전에 파티에서 아가씨가 계시니까 내가 온 힘을 다하지 않았던 거야. 한 30% 정도 보여줬나? 그래서 네가 자신감이 붙은 건가?”“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운이 좋진 않을 거야.”“하하, 그래?”임유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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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얼어붙은 공기 속에서 김우현이 어느새 제 코앞까지 다가온 임유환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얼굴은 늘 그렇듯 평온하여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제 주먹이 잡힌 순간, 김우현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김우현, 쓸데없는 소린 다 지껄인 거야?”임유환은 차가운 얼굴을 한 채 김우현을 보고 있었다.아까 주먹을 잡지 않은 건 김우현의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속도는 느리고 보폭은 엉망인 채 숨도 고르지 못한 모습에 그만 관찰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져버렸다.이런 무왕은 외부수단이 있어야만 제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기에 임유환에게는 위협이 되지 못했다.그래서 이 지루한 장난을 끝내려고 마음먹은 것이다.“이 새끼가!”임유환에게 도발 당한 김우현은 번뜩이는 눈으로 이를 악물었다.“어쩌다 주먹 한 번 잡은 것 가지고 네가 뭐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지마!”“어쩌다 한 번?”임유환이 낮게 중얼거리며 입꼬리를 올렸다.“그럼 빨리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든지, 아니면...”“좀 있다 내가 널 죽여버릴 것 같아서 그래.”검은 눈동자에 드러나 있는 한기에 김우현은 눈동자가 확 작아지며 심장까지 빠르게 뛰어 온몸이 떨려왔다.“그래!”“나한테 이런 말을 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김우현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이렇게 애써 더 강하게 밀어붙여 그 기분 나쁜 한기를 떨쳐내려 했다.그리고 말을 마친 김우현은 표정을 험상궂게 일그러뜨리더니 이번에는 더 강한 진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그리고 순식간에 임유환의 주먹을 풀어냈다.임유환도 딱히 쥐고 있을 이유가 없었기에 그냥 풀리게 두었다.그 반동에 김우현이 5m 밖으로 나가떨어졌다.몸에서 나오는 진기에 김우현의 옷가지와 머리카락이 방향을 잃고 흩날렸다.김우현은 임유환을 보며 표정을 잔뜩 굳히고 말했다.“그래, 너 어느 정도 실력 있는 건 알아. 근데 고작 그 정도로는 내 인정을 받을 자격이 없어.”“자격?”임유환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고개를 들어 김우현을 바라보았다.“네가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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