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신분을 밝혔더니 아내가 후회했다: Chapter 311 - Chapter 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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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네가 임유환이야?”별장 문어구에서 그 인영을 본 안지용은 임유환과 흑제를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임유환 역시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당신이 안지용이야?”“네가 정신이 나갔지, 어디 감히 원수님 이름을 함부로 불러!”안지용의 부하가 임유환을 향해 소리치자 흑제가 낮지만 무게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너 같은 놈이 어딜 감히 우리 주인님이랑 말을 섞으려고 해?”“하하, 역시 어르신이 말한 대로 겁이 없는 놈이구나 너.”안지용은 냉소를 흘리다 이내 표정을 굳혔다.“흑제가 네 뒤를 봐준다고 내가 못 건들 줄 알았어? 세계 제일 갑부면 뭐, 그래 봤자 돈만 있고 권력은 없는데. 내 눈에 너희는 다 똑같이 하찮아.”“하하, 그래?”코웃음을 친 임유환은 검은 눈동자를 굴려 안지용에게 고정시켰다.“윤서린 집에 사람 보내서 여사님이랑 서린이한테 그런 짓 한 거, 너지?”“그래, 나 맞아.”임유환의 질문에 안지용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가 흑제를 등에 업고 내 조카를 괴롭힌 것처럼 나도 똑같이 돌려줬을 뿐인데.”“뭐가 잘못됐어?”“뭐가 잘못됐냐고?”임유환은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이고는 말했다.“내가 왜 네 조카를 건드렸는지는 알아보고 그런 얘길 하는 거야? 네 조카가 한 더러운 짓은 알고 있는 거냐고.”“그건 내가 알 필요 없지.”안지용은 고고한 척하며 임유환을 바라봤다.“그리고 내가 알았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어. 준석이는 내 조카야. 감히 네가 가르칠 사람이 아니라고!”“이 세계는 원래 약육강식의 세계야.”터무니없는 말을 당연하다는 듯이 내뱉는 안지용에 임유환은 냉소로 화답했다.“한 나라의 장군이 약육강식이라니, 당신 같은 사람이 원수로 있는 나라 백성들의 미래가 어떨지 상상이 가네.”“하하, 그건 그 사람들이 능력 없는 걸 탓해야지. 나처럼 될 능력이 없는 자신을 탓해야 하는 일이라고.”안지용이 하는 말속에는 이 나라 백성들을 향한 무시와 조롱이 가득했다.“안 원수,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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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이건... 호패?”등에 한기가 스치며 소름이 쫙 돋은 손 부관의 동공이 확 작아졌다.그리고 네 명의 병사들도 손을 허공에 띄운 채 마찬가지로 굳어졌다.작전 지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금색 호패가 눈앞에 나타난 지금, 그 누구도 감히 임유환을 건드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그것은 절대 병권력의 상징이었고 모든 법 위에 위치한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존재였다.그리고 호패를 가진 사람은 24개 주요 작전 지역 병력을 움직일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의 소유자였다.“이건 다들 알겠지?”흑제는 손에 호패를 든 채 냉랭하게 물었다.“이건...”손 부관을 포함한 안지용의 부하들은 모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몸만 떨어대고 있었다.“다들 뭐 하고 있어! 얼른 저놈 끌고 가!”그러자 미적거리는 부하들에 답답해 난 안지용이 다그쳤다.“원... 원수님, 저희가 뭘 어떻게 할 수 없어요...”난처한 듯 저를 바라보는 손 부관에 안지용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뭔데 다들 그렇게 놀라?!”“아... 아무래도 원수님이 직접 보시는 게...”“이런 꼴통들!”떨리는 손 부관의 목소리에 안지용은 거슬리는 부하들을 한 손으로 치워내고 흑제에게로 다가갔다.그리고 그 손에 들린 금색의 호패를 보았을 땐 손 부관을 포함한 이들과 다를 바 없이 깜짝 놀라 동공까지 작아졌다.그 영패에 새겨진 건 분명히 발이 다섯 개인 금색 용이었다.대하 최고 병권력의 상징인 호패가 왜 흑제의 손에 들려있는지 이 상황이 믿기지 않는 안지용은 흑제와 호패를 번갈아 가며 보다 이내 알겠다는 듯 조롱 섞인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제법 똑같이 만들긴 했네.”“똑같이 만들었다고?”제 손에 들린 호패를 가짜 취급하는 안지용에 흑제는 냉소를 흘리며 소리쳤다.“두 눈 똑바로 뜨고 봐!”“하하, 그걸 왜 봐. 내가 원수 노릇만 수십 년인데, 호패를 모를까 봐?”안지용은 아직도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이건 작전 지역 최고 권력의 상징이야. 이 호패를 지닌 사람은 24개 작전 지역의 병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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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하하하!”냉소를 흘려대는 안지용을 향해 흑제가 차갑게 물었다.“안지용, 이게 당신이 내 주인님을 대하는 태도야? 원수로서 호패를 가진 분에게 대통령님과 같은 예를 갖춰야 한다는 걸 모르진 않을 텐데?”“호패?”안지용은 더욱더 신랄하게 비웃으며 말했다.“어디서 가짜 호패로 날 속이려고 들어? 내가 진짜 호패 하나도 못 알아 볼까 봐?”“원수님... 저건... 진짜 호패 같아요...”그때 손 부관이 안지용의 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몇 년 전 호패를 직접 본 적이 있는 손 부관의 눈에는 그 질감과 용 문양은 틀림없는 진짜 호패였다.“바보 같은 놈!”하지만 안지용은 그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오히려 역정을 냈다.“돌덩이 하나에 이렇게 현혹되면 어쩌자는 거야!”“하지만...”손 부관은 무어라 더 말하려 했지만 이내 들려오는 안지용의 질타에 말문이 막혀버렸다.“손 부관 너는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대하 병권의 상징인 호패가 이런 일에 가볍게 쓰이겠어? 그리고 그게 저런 어린놈 손에 있겠냐고!”“하지만 원수님... 저 호패는 진짜가 맞습니다...”손 부관은 이미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호패의 각인은 하도 독특해서 이 대하에 유일무이한 것이었기에 손 부관이 잘못 볼 수가 없었다.속으로는 당연히 안지용처럼 임유환 나이 정도의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지닐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였다.현실은 그런 말도 안 되는 임유환이 호패의 주인이라는 것이다.“손 부관,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먹어!”안지용은 고개까지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내 눈이 틀렸을 리 없어. 그러니까 저 호패는 가짜야! 그리고 진짜라 해도 저놈이 훔친 걸 텐데 내가 왜 두려워해야 해?”안지용은 임유환을 보며 다시 비아냥거렸다.“그 용기 하나는 대단해, 하다 하다 호패까지 훔치고.”“내가 오늘 너 잡아서 저 호패 출처까지 다 알아내 줄게.”“원수님, 안 됩니다!”안지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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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임유환, 넌 그냥 조용히 죽어만 주면 돼!”김우현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시기와 질투로 가득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당장 잡아!”김우현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던 안지용의 입에서 임유환을 잡으라는 명령이 뱉어졌고 임유환은 눈썹을 까딱이며 아이의 재롱 보듯 펄쩍 뛰어대는 안지용을 바라봤다.그리고 그때, 경적소리가 들리더니 열 몇 대의 장갑차들이 별장 대문 앞에 멈춰 섰다.그 차량부대 중 제일 앞에 달리던 차에서는 이민호가 내렸다.이민호는 임유환을 향해 공손히 경례하며 말했다.“제1소대 중령 이민호, 현장에 도착했습니다!”“이 중령이 여긴 어떻게 왔어요?”이번엔 이민호를 불러낼 생각이 없었는데 제 발로 찾아온 이민호에 임유환도 조금 놀라며 물었다.“임 선생님 명령에 사실 S 시 전체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그래 저한테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라고 해서 이렇게 오게 됐습니다. 근데 정말 임 선생님이실 줄은...”이민호가 멋쩍게 웃자 임유환도 웃으며 사과를 했다.“미안해요, 이번엔 정말 귀찮게 할 생각 없었는데.”“귀찮다니요!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이민호가 손사래를 치며 허리를 필 때 그 뒤에 멈춰 섰던 장갑차에서는 다른 소대의 병사들이 잇따라 내렸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안지용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설마 임유환이 정말 호패의 주인이란 말인가?안지용이 당황하고 있을 때 강씨 집안 사람이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그런 거였어?”그리고 그 말을 들은 안지용은 이내 눈을 가늘게 떴다.이민호 중령이 연경 서씨 집안의 서인아 아가씨 부탁으로 온 거라니, 그런 거라면 일개 중령 따위에 겁을 먹을 필요가 없었다.안지용은 가소롭다는 듯 이민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민호, 이 일은 나와 임유환 사이의 개인적인 원한이니까 끼어들지 않길 바라네.”“안지용, 감히 임 선생님에게 총을 겨누다니, 제정신이야?!”이민호는 중령의 신분임에도 안지용의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며 그를 질책했다.임유환과 강씨 집안의 원한에 대해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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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임 선생님 지켜!”이민호의 명령에 뒤에 서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총을 들었고 두 부대는 팽팽한 대치를 하고 있었다.검은 총구들이 하나같이 서로를 겨누고 있었는데 머릿수에서는 안지용이 조금 더 우위에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정말 피 터지게 싸운다면 두 부대 모두 사망자가 속출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이런 내부충돌로 인한 작전 지역 내의 총격전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고 상부에서도 끝까지 조사할 것이기에 원수는 물론 대장이라 해도 군복을 벗어야 하는 중죄였다.“이민호, 정말 끝까지 나랑 해보자는 거야?!”처음으로 자신을 향한 총구에 안지용이 험악한 표정으로 물었다.“임 선생님을 지키는 게 내 일이야!”이민호는 안지용의 말을 자르며 단호하게 말했다.“네가 정 그렇다면 할 수 없지.”이민호의 그 말은 타오르던 안지용 마음속의 분노가 제대로 터져 나오게 했다.“저놈들 다 죽여!”중령인 이민호가 저를 향해 총을 쏠리 없다고 판단한 안지용은 마침내 내려서는 안 될 명령을 내렸다.“전원 사격!”이민호는 두려운 기색 하나 없이 임유환 앞을 막아서며 명령을 내렸다.-탕탕탕!그리고 수많은 탄알이 총구를 떠나는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너!”이민호가 정말 총을 쏠 줄 몰랐던 안지용은 분노가 극에 달해 이를 악물었고 두 부대는 다시 대치상황에 빠졌다.멀리서 이 모든 걸 보고 있던 김우현의 몸도 덩달아 떨려왔다.이미 죽은 목숨인 줄 알았던 임유환에게 이민호 중령이라는 지원군이 있었다니, 그 지원군이 지금 제 상급인 안지용을 향해 총구까지 겨누고 있으니 임유환은 참 운이 좋은 놈이었다.하지만 병사들의 수는 안지용이 눈에 띄게 많았기에 어차피 이미 이긴 싸움이었다.“임유환, 네 운빨도 이젠 끝이야!”김우현이 눈을 번뜩이며 노려보고 있는데 그때, 어디선가 굉음이 들리더니 검은색 전투기가 하늘에 흔적을 새기며 김우현의 머리 위를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그리고 두 대, 세대 이어서 지나가며 안지용과 임유환 머리 위를 맴돌았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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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충격에 빠진 안지용은 거품을 물고 놀란 눈으로 눈앞의 임유환을 바라보았다.만약 임유환이 정말 호패의 주인이라면 안지용이 아까 했던 행동들은 최고 군령에 어긋나는 것들이었다.안지용이 놀란 틈을 타 장갑차 부대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차들이 땅을 짓누르면서 내는 소리는 강씨 일가와 안지용의 가슴을 강타하며 그들의 호흡마저 가빠지게 했다.그리고 갑작스러운 대규모 군대들의 등장에 김우현도 두 눈을 굴리며 의아해했다.안 원수가 부른 부대들인가?“관계자 외 사람들은 신속히 이동해주십시오, 경계선 밖으로 물러나십시오!”그때 귓가에 들려오는 우렁찬 목소리가 김우현의 생각을 끊었다.김우현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올려다보며 물었다.“안 원수님이 불러서 오신 분들입니까?”“당신과 상관없는 일이잖아. 얼른 비켜!”부관이 낮게 다그치자 김우현이 입을 삐죽이며 아부를 해댔다.“아이고, 부관님. 이렇게 본 것도 인연인데 무슨 일인지 저한테만...”“당장 비키라고 마지막으로 말해.”아부가 통하지 않는 부관의 경고에 김우현은 체면이 구겨졌지만 작전 지역 사람을 건드려서 좋을 게 없었기에 일단은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가자, 얘들아.”그렇게 김우현은 궁금함만 한가득 안은 채 경계선 5킬로미터 밖으로 내쳐졌다.반경 5킬로미터 이내는 군대들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어 파리 한 마리 들어갈 틈도 없었다.김우현은 하는 수 없이 상황이 종료되면 안지용에게 직접 물어보려고 경계선 밖에서 기다리기 시작했다.한편 경계선 안에서는 한 대 한 대 줄지은 장갑차들이 강씨 집안 별장 앞에 멈춰서고 있었다.그리고 그 뒤를 따르고 있는 픽업트럭에는 전신무장을 한 육군 전사들이 타고 있었고 선두의 오프로드카에는 각 작전 지역의 지휘관들이 타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다 대장급 전사들이었다.그들을 실제로 마주한 안지용은 꼭 쥔 두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24개 작전 지역의 지휘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그리고 그보다 더 무서운 건 하늘을 빼곡히 채운 검은색 전투기들 아래로 발걸음 소리마저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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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주위는 그야말로 정적이었다.그리고 강씨 일가의 수많은 눈동자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임유환에게로 향해 있었다.대장 하나가 차에서 내리니 그 뒤를 따라 하나, 둘, 셋... 그렇게 스물 네 명의 대장들이 모두 차에서 내려 임유환에게 공손하게 경례를 했다.“천운 작전 지역 대장 서수홍, 현장에 도착했습니다!”“강운 작전 지역 대장 이율, 현장에 도착했습니다!”“...”“동해 작전 지역 대장 한준, 현장에 도착했습니다!”그렇게 스물네 개 작전 지역의 대장들이 차례대로 임유환에게 인사를 올렸다.거기에 그치지 않고 파란 제복 차림의 군사들이 다가오더니 또 같은 계급끼리 임유환을 향해 경례했다.“해역 작전 지역 이적, 현장에 도착했습니다!”“대역 작전 지역 손서진, 현장에 도착했습니다!”“...”우렁찬 목소리가 그렇게 끊임없이 한참을 울렸고 그 소리가 들릴 때마다 강씨 일가는 숨 막힐 듯한 긴장감에 감전된 사람마냥 몸이 튀어 올랐다.모든 작전 지역의 수령들이 한곳에 모이는 건 국가 대행사가 있을 때만 볼 수 있는 광경인데 그걸 바로 코앞에서 실제로 보니 강씨 일가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그리고 마찬가지로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안지용은 넋을 아예 놓고 있었다.한 작전 지역 원수인 안지용은 이 많은 대장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게 무얼 의미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안 원수... 이 대장들은 다 진짜... 겠지?”“네...”마찬가지로 혼이 나가 입술을 떨며 물어오는 강호명에 안지용은 놀란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P 시 작전 지역 대장의 얼굴은 알고 있었으니 이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임유환 같은 젊은 사람이 어떻게 이 정도의 막강한 권력을 손에 넣게 된 거지?그 나이 정도면 대장이 최대일 텐데 모든 군사를 통솔할 수 있는 호패까지 거머쥐다니, 이런 대단한 사람이 임씨 집안에서는 왜 쫓겨난 거지?지금 보여지는 게 이 정도면 그 뒤에 감춘 진짜 힘은 도대체 어느 정도인 거야?수많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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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임 선생님... 제발... 죽이지만 말아주세요...”상황파악을 마친 강호명은 낯빛이 창백해진 채 흔들리는 동공으로 임유환에게 사정했다.그 절대적인 힘 앞에서 누구도 감히 반기를 들지 못했다.“강호명, 내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넌 알 텐데.”베일 듯 날카로운 임유환의 시선에 강호명은 몸을 부르르 떨며 애원했다.“임 선생님, 그날 일에 대해 저는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임 선생님을 몰라뵙고 저지른 행동에 대해서는 이미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 일로 손자놈까지 잃었는데... 제발 저희 강씨 집안 한 번만 봐주세요...”“선생님 어머님 저택에서는 지금 당장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선생님 앞에 나타나지 않겠습니다. 제발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용서?”임유환은 차가운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난 너한테 분명히 기회를 줬던 것 같은데. 선택은 네가 한 거야.”“제가,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선생님 같은 어른이 한 번만 관용을 베푸시면...”강호명은 애원하며 제 손을 들어 뺨을 후려쳤다.“제발요! 전에는 저희가 정말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강호명의 행동에 강씨 일가 모두가 땅에 머리를 조아리며 빌어댔다.“잘못했다?”하지만 임유환은 여전히 온기 없는 얼굴과 목소리로 제 앞에 무릎 꿇은 강씨 일가를 내려다보았다.“만약 내가 이런 권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면 오늘 너희들 손에 죽었겠지?”“그리고 서린이도!”“내가 이걸 어떻게 갚아주면 좋을까 싶어.”“모두 강준석 그놈이 혼자 생각해낸 꼼수입니다. 저희 집안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그래서 너희들과는 상관없다 이 말이야?”일이 틀어지자 제 손자도 내팽개치는 모습이 참 대단한 집안다웠다.임유환은 표정을 더욱 굳힌 채 말했다.“너희들이 잘못 가르쳐서 그런 거잖아.”“그... 그건 어르신이 가르치신 거라... 저희와는 상관없어요!”“이런 빌어먹을 것들!”어르신이고 뭐고 저들부터 살고 보겠다고 강호명을 손가락질해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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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죽음의 신호임을 알아챈 안지용만 초조해하고 있을 때 확인 사살을 하는 임유환의 말이 들렸다.“강씨 집안 사람은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죽여.”높지 않은 언성임에도 거기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폭풍우마냥 몰아쳤다.“안돼요! 임 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강씨 일가가 울고불고 빌어도 자비 없이 장전을 마친 총구들은 강씨 일가를 향해 겨눠졌다.“발사!”임유환이 손을 저으며 명령을 하자 정말 죽겠다 싶은 강호명은 갈라 터진 목으로 소리를 쥐어짜 냈다.“죽이지 말아주세요 제발! 제가 다... 다 말씀드릴게요!”결국 목숨을 위협해오는 두려움 앞에 무릎 꿇은 강호명이었다.“말해.”임유환은 그런 강호명을 향해 눈을 번뜩였다.“임... 임 선생님, 그날 일에 강씨 집안은 정말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그저 뒤처리만 맡았을 뿐이에요...”“그럼 일을 꾸민 사람은 누구야.”“모... 모릅니다. 저희가 그것까지 알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저 연경의 8대 가문 중 적어도 다섯 개의 가문이 가담했다는 정도만...”강호명은 생전 처음 입을 떼는 사람마냥 말을 더듬어댔다.“다섯 개 가문? 그게 어느 집안이야. 내 어머니는 왜 죽인 거고.”꼬치꼬치 캐묻는 임유환의 눈에는 점점 분노가 차오르고 있었다.“정... 정말 거기까진 모릅니다... 이게 제가 아는 전부입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몰라? 정씨 집안은 그 다섯 개 가문에 포함되어 있는 거야?”저를 직시하며 묻는 임유환에 강호명은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그때 강씨 집안에게 P 시 최고 가문으로 만들어 주겠다며 뒤처리를 맡겼던 게 바로 정씨 집안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강호명은 여기서 더 입을 열 수가 없었다.더 이상 그날 일에 대해 발설한다면 그냥 죽는 걸로 끝나지는 않을 것 같았다.“모... 모릅니다.”“모른다고?”떨리는 강호명의 몸과 시선에서 이미 거짓말임을 보아낸 임유환이 그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됐다, 그냥 죽여!”그리고 임유환이 다시 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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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주인님, 안지용은 어떻게 처리할까요?”흑제의 질문에 임유환은 바닥에 꿇어 앉아있는 안지용을 보며 말했다.“일단은 군복 벗기고 감옥에 가둬. 심문은 나중에 하고.”“예, 주인님!”“저... 저는 그 일에 가담하지 않았습니다!”저를 가두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안지용은 손사래를 치며 변명하기 시작했다.“저는 강씨 집안이 뒤에서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줄로 몰랐습니다! 만약 알았다면 제가 무슨 엄두로 강씨 집안을 돕겠습니까?”“너랑 상관없는 일이다?”임유환은 빠르게 강씨 집안을 손절하는 안지용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강준석이 한 짓, 네가 뒤에서 도왔지?”“저는 강씨 집안이 이런 집안인 줄도 모르고... 그냥 제 조카 분풀이를 좀 해주고 싶었던 것뿐입니다!”“분풀이?”계속 변명만 해대는 안지용에 임유환은 표정을 굳힌 채 그 얼굴을 노려보며 말했다.“그래서 네 권력을 남용해서 힘없는 백성을 괴롭힌 거야?”“저는...”임유환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린 안지용을 무시하고 임유환은 제 말을 이어 나갔다.“대하 군인으로서 십 대 죄목이 뭔지 알아?”그 높지도 낮지도 않은 목소리가 안지용의 가슴에 콕콕 박혀와 안지용의 얼굴은 점점 더 창백해졌고 등에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 그게...”안지용이 계속 우물쭈물하며 대답을 못 하자 임유환이 다시 그를 다그쳐왔다.“대답해!”“모반죄, 대역죄, 역반죄, 악역죄, 부도죄, 불효죄, 부인죄, 불의죄 그리고 방... 방관...”방관죄까지 얘기한 안지용은 몸을 떨어대며 더 말을 잇지 못했다.“계속 말해!”“방... 방관죄, 남살죄...”“그 죄를 지은 사람들은 어떻게 처벌하지?”임유환은 한 자 한 자 끊어 말하며 점점 더 안지용의 숨통을 조여왔다.“사... 사형...”“임 선생님! 저는 정말 모르고 그랬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시면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다음이 더 있을 것 같아?”임유환은 낯빛이 하얘져서 빌어오는 안지용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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