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화

더없이 짤막한 네 글자에 강하리는 거절하려던 말을 꾹 집어삼켰다.

그녀는 고개 돌려 임정원을 쳐다보면서 살짝 미안한 듯 웃었다.

한편 임정원은 전혀 아무렇지 않았다.

구승훈과 함께 식사할 수 있다니 그는 되레 뿌듯할 따름이었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양희수가 강하리의 팔을 툭툭 쳤다.

“솔직히 말해봐요. 두 사람 데이트 중이었죠?”

강하리는 무심코 구승훈을 쳐다봤는데 그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제야 대답했다.

“양 부장님과는 무관한 일인 것 같은데요.”

양희수는 화를 내기는커녕 원망 어린 눈길로 구승훈에게 말했다.

“승훈 씨도 참, 직원들 데이트하는 것까지 간섭해야겠어요? 하리 씨랑 옆에 있는 이분 얼마나 잘 어울려요.”

말을 마친 양희수가 강하리를 쳐다보며 윙크를 날렸다.

“하리 씨, 대표님 무서워하지 말아요. 연애하는 게 뭐 어때서요? 데이트하면 안 되나요? 이 사람 상사이긴 해도 직원들 사생활까지 간섭하진 못해요.”

강하리는 웃으며 맞받아쳤다.

“희수 씨, 그만 얘기하고 스테이크나 드세요!”

양희수는 순간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하리 씨,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나 지금 하리 씨 도와주고 있잖아요.”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강하리는 그녀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았다.

두 여자 사이에 팽팽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구승훈은 아무것도 모른 척 느긋하게 스테이크를 썰었다.

양희수가 수중의 포크로 식탁을 내리치자 임정원이 본능적으로 강하리를 감쌌다.

그제야 구승훈도 시선을 올리고 강하리의 앞을 가로막은 양정원의 팔을 보면서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임 변호사 매너 좋으시네요.”

임정원이 웃으며 말했다.

“저는 대표님처럼 담담하지 못해서요. 하리 씨는 제 친구라 이런 장소에서 상처받게 내버려 둘 순 없네요.”

강하리는 머리가 띵해졌다. 계속 이러다가 억울한 누명까지 뒤집어쓸 판이다.

그녀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죄송해요, 대표님. 제가 입맛이 없어서 양 부장님이랑 천천히 드세요.”

말을 마친 그녀는 곧게 밖으로 나갔고 임정원도 뒤따라갔다.

레스토랑 입구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