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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강하리는 인상을 찌푸렸다.

“누군지는 얘기했어?”

안예서는 고개를 내저었다.

“인제 어떡하죠?”

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내가 가서 대표님 뵙고 올게.”

구승훈의 사무실 앞에 도착하자 안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군가와 통화 중인 듯싶었는데 목소리가 유달리 부드러웠다.

강하리는 저도 몰래 심장이 쿡쿡 쑤셨다. 그래서 숨을 깊게 몰아쉬며 마음을 다잡고 노크했다.

“들어와.”

구승훈의 목소리가 안에서 전해졌다.

강하리는 문을 열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 나 지금 볼일 있어서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구승훈은 전화를 끊고 강하리를 쳐다봤다.

“할 얘기 있어?”

“신제품 출시 모델에 관해서요, 우리 기획안이 이미 통과됐는데 대표님이 왜 또 사람을 바꾸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구승훈이 넥타이를 살짝 풀었다.

“강 부장은 더 물을 필요 없이 지시대로 움직이면 돼.”

강하리의 안색이 살짝 일그러졌다.

기획안은 그녀가 무려 반년이나 공들여 겨우 통과됐는데 이 남자 한 마디에 바로 캔슬 당하다니.

“그럼 누구로 바꾸셨는지만 알려주세요. 저도 모니터링 해야 해서요.”

“내 친구야.”

구승훈이 무심한 척 대답했다. 그의 태도는 더없이 간결하고 단호했다. 강하리에게 이 결과를 바꿀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도 구승훈의 태도에 바로 짐작했다. 그가 정한 일이니 더이상 의논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강하리는 잠시 침묵한 후 대답했다.

“그럼 대표님 친구분더러 되도록 빨리 저한테 연락 주라고 하세요. 기획안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거든요.”

“원래 계획대로 하면 돼. 귀찮지도 않아? 기획안 다시 짜는 거.”

“원래 기획안이 안 맞을 수도 있잖아요.”

“맞든 말든 상관없어. 속은 좀 나아졌어?”

구승훈은 수중의 계약서를 확인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강하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네, 많이 나아졌어요.”

“그래. 몸을 차갑게 굴지 마.”

“알겠습니다.”

강하리는 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대표님, 신제품 모델을 다시 한번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릴게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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