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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그가 다른 이들을 두려워한 적은 없었다.

고시연은 윤구주의 정체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가 말했다.

“윤구주 씨, 너무 거만하네요. 이 세상의 모든 일이 당신 마음대로 될 것 같나요? 당신 마음대로 짓밟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난 이 세상의 모든 일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윤구주는 오만하게 말했다.

“당... 당신...”

고시연은 윤구주처럼 건방진 사람은 난생처음 보았다.

혼자서 800년 된 고씨 일가를 점령하고, 심지어 지금은 남궁 가문도, 이 세상도 그의 안중에 없다고 한다.

고시연은 너무 화가 나서 몸을 떨었다.

그녀는 윤구주가 죽지 않기를 바랐기에 그를 설득해 빨리 고씨 일가를 떠나게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윤구주는 그녀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고시연이 씩씩대고 있을 때 윤구주가 말했다.

“당신처럼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여자가 내 걱정을 해줄 줄은 몰랐어. 설마 날 좋아하는 거야?”

“뭐라고요? 당신을 좋아하냐고요?”

고시연은 그 말을 듣자 얼굴을 붉혔다.

윤구주가 말했다.

“아니야?”

“당... 당신... 헛소리하지 말아요! 제가 왜 당신을 좋아해요? 당신은 우리 고씨 일가의 원수예요. 전... 전... 당신을 미워하기도 바쁜데 왜 당신을 좋아하겠어요?”

고시연은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그렇다면 왜 내 걱정을 하면서 나더러 고씨 일가를 떠나라는 거야?”

윤구주가 물었다.

“그건... 그건...”

고시연은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렇다.

그녀가 정말로 윤구주를 미워했다면 이 모든 것을 얘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그저 서울에서 남궁 가문이나 할아버지가 돌아와서 윤구주를 죽이기를 기다리면 됐다.

고시연 본인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지금 그녀는 심장이 두근대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얼굴이 빨개진 고시연을 본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

“됐어, 장난은 그만 칠게. 피곤하니까 와서 내 어깨 좀 주물러 봐!”

고시연은 어이가 없었다.

또 어깨를 주무르라니, 정말 그녀를 종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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