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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앨리스가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옅은 죄책감이 담긴 얼굴로 말했다.

“저와 염 선생님은 아무런 사이도 아니에요. 비즈니스 그 이상의 관계를 가진 적 없어요. 임신 소문은 제가 일부로 거짓으로 꾸민 거예요.”

뭐라고? 그 말을 들은 반디엘이 충격 받은 표정을 지으며 두 발자국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그날….”

“제가 제 입으로 인정한 적은 없어요.”

앨리스가 천천히 고개를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아버지와 다른 사람들이 제멋대로 추측한 거에 불과해요. 폴의 음모로 저는 가문에서 지지력을 잃었고, 저는 이렇게라도 해서 폴과 그의 지지자들의 방심을 불러일으켜야 했어요.”

어느 정도는 성공이었다. 폴, 반디엘, 가문의 장로들… 모두가 추측을 진실로 믿으며 앨리스가 더 이상 가문의 주인이 될 수 없을 거라 여겼다.

그렇게 모두를 속였다. 단 한사람, 염구준을 제외하고!

“그랬구나… 그런 거였어….”

반디엘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허무한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야 모든 것이 이해됐다.

앨리스는 여성으로서 엘 가문의 후계자가 되기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염구준이 이번에 폴의 세력을 완전히 무너뜨렸으나 앨리스에겐 모든 위협이 제거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가문의 후계자 자리는 앨리스의 것이 되었다. 하지만 이 자리를 얻기까지 엘 가문이 치른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황혼대로의 많은 자산, 가문이 공들여 키워온 핵심 전력들… 한순간에 모두 무너졌다.

“그래, 이미 벌어진 일, 더 이상 뭐라 하지 않겠다.”

반디엘이 잠시 침묵 후, 힘없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염구준, 이제 오해도 풀렸으니, 이제 그만 돌아가!”

돌아가라고? 염구준이 웃었다.

“오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또 가라고 하네.”

그가 반디엘을 마주보며 비꼬았다.

“제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그런 하찮은 존재인 줄 아십니까? 돌아가라고? 싫습니다!”

반디엘의 미간을 찌푸리며 코를 찡그렸다.

시작은 쉬워도 끝내는 건 어렵다는 말이 있다.

염구준은 혼자서 황혼대로를 장악하고 엘 가문의 핵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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