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93화

“염구준…!”

반디엘은 속에서 분노가 들끓어 당장이라도 염구준에게 주먹을 날리고 싶었으나, 곧 실력 차이를 느끼곤 무기력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엘 가문엔 염구준을 막을 수 있는 실력을 가진 강자가 없었다.

만약 그가 마음먹고 살육하기로 한다면, 엘 가문은 몰락을 면할 수 없을 것이었다. 오부라은을 배신한 이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염구준, 장난은 그만해라.”

반디엘이 냉소를 지으며 허무한 표정으로 물었다.

“말해. 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 아이를 제외하고 들어줄 수 있는 건 다 들어주겠다!”

이것이 바로 염구준이 기다리던 말이었다. 그가 입가에 진한 미소를 그리며 답했다.

“저 그렇게 욕심 많은 사람 아닙니다. 제 명예를 훼손한 대가로 용하국 화폐로 2000억은 배상해주시죠.”

2000억은 엘 가문에 그리 많은 돈은 아니었다.

비록 이번에 염구준 때문에 자산에 타격을 입긴 했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남아 있었다. 게다가 오샤나지 그룹은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있었다. 충분히 내어 줄 수 있는 금액이었다. 아니, 오히려 꽤 적게 요구한 편에 속했다.

“그거라면 문제없다. 원하는 대로 배상해주겠다.”

반디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소 지었다.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

염구준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검지 손가락 하나를 들어 올렸다.

“이건 첫번째 조건이니까요. 다음 조건도 있는데, 들어볼 생각 있으십니까?”

또 다른 조건이 있다고? 반디엘은 안도했던 마음이 다시 긴장으로 물드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며 침묵한 뒤, 나지막이 말했다.

“그럼 말해. 엘 가문이 들어줄 수 있는 거라면, 다 들어주겠다.”

“좋습니다.”

염구준이 만족스러운 눈빛으로 반디엘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2000억 외, 엘 가문이 봉황국에 소유하고 있는 자산의 50프로 지분을 넘겨주셨으면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반디엘은 눈이 휘둥그레 떠졌다. 이건 불가능한 얘기였다!

봉황국운 엘 가문의 근본이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