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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설마… 가주의 자리를 차지하실 생각입니까?”

이씨 가문의 가주는 한 나라의 국왕과도 같은 무한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다만 대대로 그 자리는 이런 더러운 정치질이 아닌 오로지 실력으로만 쟁취할 수 있었다.

그 규칙을 어긴다면 속세의 범부들과 다를 게 하나도 없었다.

“어르신,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장공은 거대한 충격에 목소리까지 떨며 그에게 말했다.

“저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냥 말씀해 주십시오.”

적풍상인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앞으로 내 말만 잘 들으면 나중에 가주의 자리로 올려주겠다고 약속하지.”

그 말에 이장공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사실 마음 속에서는 이미 거대한 파도가 일고 있었다.

적풍상인이 언제부터 이런 대담한 생각을 가진 걸까?

이씨 가문에서 적풍상인은 그야말로 헌신적인 존재였고 존경 받는 어른이었다. 그런 상냥한 얼굴 뒤에 이런 거대한 야망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내 답은 같아. 난 널 해치지 않아.”

적풍상인은 이장공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찬 웃음을 지었다.

“내 도움이 없으면 넌 가주 자리를 경쟁할 자격을 잃게 되는 건 물론이고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지부터가 문제야.”

“기억해. 오늘 아무 일도 없던 거고 너랑 나는 만난 적 없던 거야. 알겠니?”

“알아듣게 얘기했으니 이만 돌아가서 쉬거라.”

말을 마친 그는 다시 고개를 돌리고 고요한 호수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마치 고기가 미끼를 물기를 기다리는 낚시꾼 같은 모습이었다.

“어르신….”

이장공은 따질 말이 많았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그에게 허리 숙여 인사한 뒤에 자리를 떠났다.

이장공의 모습이 사라진 뒤.

“어르신.”

멀지 않은 곳에서 도천연이 재빨리 다가오더니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났고 존주의 동향도 계속해서 감시 중입니다. 최근에….”

적풍상인은 눈썹을 꿈틀하더니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최근 같은 소리가 아니라 현재야.”

“예, 어르신.”

도천연은 잠깐 머뭇거리다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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