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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연습장 중심에 도복을 입은 손가을이 염구준을 향해 주먹과 발길을 휘두르고 있었다.

염구준은 그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방어만 하고 있었다.

겉보기에는 그가 밀리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손가을의 주먹은 그의 옷깃 한번 스친 적 없었다.

“성장이 너무 빠른걸? 이제 잘 못 피하겠어.”

교전이 시작되자 염구준은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몸을 비틀어 날아오는 손가을의 주먹에 일부러 가슴을 맞고는 엄살을 부렸다.

“아, 맞았어! 아파!”

손가을의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염구준을 쓰러뜨린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와 오래 함께 했고 무관에서 들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무도 등급간의 차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원종, 정경림, 서문당, 북궁야 같은 고수들의 가르침을 받기는 했어도 무술을 익힌지 고작 2주밖에 되지 않은 초짜였다. 이제 겨우 내력을 약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반보천인인 염구준의 상대가 될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일반인은 절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른 사람이고 군대에서 사용되는 특수 살상무기를 제외하면 그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잇는 사람은 몇 없었다.

오히려 그의 몸에 맞은 그녀의 주먹이 더 아팠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염구준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고는 뒤돌아서 염희주를 품에 안고 볼을 비볐다.

다시 뒤돌아선 그는 담담한 어투로 허공에 대고 말했다.

“봤지? 내 아내와 딸이 여기에 있어. 내 가족들을 놀라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겠지?”

“살기 거둬!”

신위무관 내부에 금방 입문한 손가을을 제외하고 원종과 정경림을 비롯한 무관 학도들 모두 공기 속에 만연하는 엄청난 살기를 느꼈다.

“쿨럭… 역시 들켰네.”

무관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거대한 나무의 길게 뻗은 나뭇가지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탁!

약간 허약해 보이는 인영이 그대로 나무에서 추락하더니 대자로 바닥에 뻗었다.

“아!”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염희주가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아빠, 저 사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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