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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0화

적풍상인은 살기 어린 눈빛을 번뜩이며 말을 이었다.

“요즘 점점 건방지더라고. 그 녀석 손에 있는 신무옥패는 내가 직접 가서 취할 것이야!”

신무옥패는 그들에게 아주 중요한 물건이었다.

그가 원하는 건 옥패에 기록된 무술비전만이 아니라 그 배후에 숨겨진 비밀이었다.

현재까지 세상에 드러난 옥패 중에 염구준은 혼자 세 개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가 이토록 적의를 불태우는 것도 당연했다.

“드디어 내가 직접 나서야 하는 건가.”

도천연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적풍상인의 뒤에 서서 그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적풍상인을 전면전에 내세우는 것, 그가 원하던 그림이기도 했다.

염구준의 목숨을 취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몰라도 만약 적풍상인이 직접 움직인다면 이씨 가문에서도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나라 전체가 들썩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혼란은 흑풍존주가 가장 바라는 상황이었다.

“존주님,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도천연은 착잡한 얼굴로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제가 없는 사이 부디 몸 조심하십시오!”

한편, 고성.

해번가에 있는 유럽식 별장 주변에 시체가 즐비했다.

“도망쳤어? 이런 상황에서 도망을 쳤다고?”

검은 도복을 입은 흑풍존주가 시체 더미 중간에 서서 음침한 얼굴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세계를 공포에 떨게 만든 조직 혈향의 주인이자 킬러들의 우상이라고 불리는 블러드가 도망쳤다는 소식에 그는 경악했다.

킬러들의 왕이라고 불리는 그를 잡으려고 흑풍존주는 아주 오랜 시간 준비했고 혈향 내부에도 인원을 침투하여 그야말로 완벽한 그물망을 쳤다. 그리고 부하들을 데리고 호호탕탕하게 잡으러 왔는데 정식으로 접전하기도 전에 블러드는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

신분, 명성 이런 것도 전혀 상관하지 않고 집 잃은 개처럼 도망을 간 것이다.

“어쩌면 존주님의 명성을 이미 듣고 두려워서 도망친 게 아닐까요?”

가면을 쓴 백인사내 백터가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손실 하나 없이 혈향 조직의 수뇌부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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