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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도둑년. 마지막으로 할 말은?"

지점장은 신문지로 진숙영의 얼굴을 찰싹찰싹 때리며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도록 강요했다. 그러면 자신은 아주 큰 공을 세우는 셈이었다.

"나... 나... "

보안 요원에게 목덜미를 잡힌 채 바닥에 엎드리게 된 진숙영이 이를 꽉 깨물었다. 잔뜩 쉰목소리로 그녀가 울먹거렸다.

"가족들과 연락하게 해줘."

공사 현장.

프로젝트에 관한 지시를 내린 손가을은 몹시 뿌듯했다.

현장에 오기 전, 그녀는 단단히 각오를 다진 상태였다. 사실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풀릴 줄은 미처 몰랐던 것이다. 작업반장은 자신의 결정에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비위를 맞춰주기까지 했다.

지난번의 방문과는 무척이나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그녀를 철저하게 무시하던 사람들이었다.

고개를 돌려 염구준을 슬쩍 훔쳐보았다. 손가을은 심장이 간질거리는 것만 같았다. 아마도 염구준이 그녀를 위해 미리 사람들을 제압했을 터였다.

"수고하세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 주시고요."

마지막 당부를 마친 손가을이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도중에 핸드폰이 진동했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그녀의 어머니였다. 전화를 받은 손가을이 웃으며 말했다.

"엄마, 방금 퇴근했어요! 곧 집으로 돌아갈..."

"가을아."

울먹이는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흘러왔다.

"엄마가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렸어..."

진숙영은 조금 전 은행에서 벌어진 모든 일을 낱낱이 토로했다.

"가자."

염구준은 군말 없이 손가을을 포르쉐에 태웠다. 포르쉐가 무서운 굉음을 내며 은행을 향해 질주했다.

가는 내내 손가을은 분노를 삭이며 눈물을 훔쳤다.

"이렇게 억울한 일은 아마 처음 겪으실 거야. 자존심이 강한 분이신데... 지금쯤 분명…"

도둑으로 몰려 경찰서에 끌려가게 생겼다니, 그녀는 한없이 절망하고 있을 터였다.

비록 그들은 돈도 없고 생활고에 시달렸으나, 법을 어기는 부끄러운 짓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아빠도 엄마한테 욕을 한 적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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