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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그때 그는 갑자기 눈썹을 치켜올렸다.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울린 것이다.

“왕종서?”

염구준은 한 손으로 운전을 하며 다른 한 손으로 휴대폰을 꺼내 발신자를 확인하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무슨 일이에요?”

전화 저편에서는 왕종서가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이며 말했다.

“염 선생, 용서해 줘요. 내가 무얼 또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만약 내가 염 선생의 심기를 건드렸다면 부디 나를 꾸짖어요... 내 딸, 왕서희. 그 애는 아무 잘못 없어요!”

‘왕종서의 딸, 왕서희?!’

“난 따님을 건드리지 않았는데요?”

염구준의 눈썹이 희한한 곡선을 그렸다.

“딸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자세히 말해봐요.”

김씨 가문이 아직 몰락하기 전 삼죽문 내부에서 분쟁이 일어났고 대붕분타와 청영분타가 손을 잡고 금오분타를 쳐 일이 커졌다. 그 당시 염구준이 뒤에서 손을 써서 왕서희를 납치해 제호 카지노에 데려갔고 그렇게 삼대 분타의 갈등에 완전히 불을 붙였다.

‘서희가 또다시 납치된 것이 염 선생과는 상과없다고?’

하긴 염구준의 실력에 비해 삼죽문은 너무 보잘것없고 쉽게 해결할 수 있어서 거창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지 않은가?

“염 선생도 굳이 날 속을 필요는 없는데... 그럼 염 선생이 아니라면 누구란 말이죠?”

통화 속 왕종서의 목소리가 점점 더 떨렸다.

“하지만 서희 곁에 있던 부하 말로는 검정색 옷차림의 남자가 염 씨라고 당당하게 말했다는데....”

그때 갑자기 전화 저편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누명을 씌운 거네요! 일부러 그럴듯하게 꾸며 삼죽문과 염 선생을 적으로 만들려는 거예요!”

봉황국에서 누가 감히 염구준을 사칭해 삼죽문의 딸을 납치한단 말인가!

게다가 타이밍도 기가 막혔다. 고작 30분 전에 염구준은 진서호를 건드려 진씨 가문이 대중들의 웃음거리가 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답은 이미 나온 셈이다.

진서호!

“봉황국에서 삼죽문의 위치라면 이렇게까지 당황할 필요는 없잖아요?”

염구준은 여전히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휴대폰을 들고 담담하게 말했다.

“왕종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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