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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왕서희가 울며불며 용서를 구하는 사이, 오정형은 벌써 허리띠를 풀고 욕망 풀 준비를 마쳤다.

“고분고분하게 나오지 않겠다면, 거칠게 다뤄질 각오해야할 거야! 거기 너, 이 년 옷 벗겨!”

그러자 즉시 거한 중 한 명이 히죽거리며 왕서희의 옷깃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옷이 찢기기 직전, 쾅 하고 귀가 터질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굳게 닫혀 있던 창고문이 폭탄을 맞은 듯 산산조각 났다. 창고 안은 부서진 문 조각들과 먼지들로 뿌옇게 변했다.

“이런 젠장!”

오정형은 갑작스러운 굉음에 제대로 상황을 확인하지도 못하고 호통쳤다.

“감히 이 중요한 순간에 나를 방해하다니! 누구든 상관하지 말고 당장 족쳐라!”

그러자 주변에 있던 남자들이 얼굴을 굳히며 주변에 있던 무기들을 집어 들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깨진 유리병, 어떤 이는 쇠 갈고리, 그것마저 없는 이들은 맨주먹으로 서서히 먼지가 걷히고 있는 창고 입구로 향했다.

그런데 이때,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왕서희 씨, 눈 감으세요.”

자욱한 먼지 너머 어딘가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

“앞으로 벌어질 일은 여자가 보기엔 좀 잔인할 수 있어요.”

‘이 목소리의 주인은… 설마 염구준?’

상대의 정체를 알아차린 오정형은 온몸이 부르르 떨렸다. 그는 본능적으로 왕서희를 뒤로 끌어안으며 품고 있던 단도를 그녀의 목에 겨누었다.

먼지 때문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오정형은 목소리의 주인이 염구준임을 확신했다. 진서호가 죽도로 증오하는 남자, 손씨 가문의 데릴사위, 염구준!

“염, 염 선생님….”

두려움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왕서희는 목에 칼이 겨눠진 상황에도 왠지 모르게 자신은 죽지 않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녀는 애써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염구준을 향해 소리쳤다.

“두렵지 않아요. 염 선생님이 온 이상, 전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요!”

‘그렇다면… 잘됐군.’

염구준은 망설임 없이 창고 안으로 걸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구의 남자들과 맞닥뜨리기 일보 직전, 그의 얼굴엔 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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