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4화

손가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염구준을 부르며 다가왔다. 다행히 그는 무사해 보였다. 하지만 곧 바닥에 흩뿌려진 핏자국들과 바닥에 쓰러져 있는 왕서희를 발견하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분이 왕서희 씨?”

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계속 밧줄에 묶인 채로 있어서 몸이 마비되었을 거야.”

그리고는 부탁한다는 듯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덧붙였다.

“가을아, 넌 일단 왕서희 씨 부축해 나가 있어. 여기는 내가 마무리 지을게.”

손가을은 잠시 망설였지만, 바닥에서 발광하는 오정형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지체 없이 창백한 안색의 왕서희를 부축해 창고를 나섰다.

이제 창고에는 오정형과 염구준, 그리고 오부라은과 그의 형제들만 남게 되었다.

이때, 오부라은이 앞으로 나서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오정형을 향해 얼굴을 험악하게 일그러뜨렸다.

“제가 왕 선생님을 대신해, 이 개자식을 밤낮으로 울부짖게 만들겠습니다!”

염구준은 오부라은의 태도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이 오정형을 향해 말했다.

“죽음은 사치지. 넌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 거야!”

그 말을 끝으로 염구준은 오부라은을 향해 가볍게 손짓했다.

“저놈의 다리와 허리를 부러뜨려 진씨 가문으로 돌려보내. 그리고 진서호에게 내가 보낸 선물이라고 꼭 전해주고! 절대로 거절할 수 없게 해!”

왕서희를 납치하라고 지시하다니, 이건 염구준의 역린을 건드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절대로 진서호를 용서할 생각이 없었다. 오정형은 그 시작을 알리는 지표였다.

오부라은은 망설임 없이 오정형에게 다가가 두 다리와 중심 부위를 으스러뜨렸다. 오정형은 반항할 틈도 없이 고통에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지금 바로 이 쓰레기를 진씨 가문으로 보내!”

약 20분 후, 봉황국 동북 교외에 있는 진씨 가문 정문.

번호판을 달지 않는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진씨 가문 정문을 지나가며, 쓰레기봉투처럼 보이는 것을 툭 던지고 빠르게 모습을 감췄다. 너무나도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경호원은 미처 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