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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사귀어라! 사귀어라!]

환호성이 여기저기에서 울려 퍼졌다.

수아가 관객석의 안택을 향해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늘 차갑던 시선에 애틋한 마음이 담겨있었다.

“우리가 알고 지낸 지 벌써 15년이 지났어. 그동안 내 곁을 지키고 응원해 주고 모든 비바람을 막아줘서 고마워.”

“그리고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 앞으로 있을 모든 비바람을 나와 함께 맞서줄 수 있을까?”

늘 말수가 적고 차분하던 수아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평범한 말들 속에 안택을 향한 마음이 얼마나 큰지 감히 예상을 하지 못했다.

안택은 아직도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없었다.

안택은 무대 위 눈부신 수아를 보며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내가 잘못 들은 건가? 환청인가?’

‘어떻게 나한테 이런 행운이 찾아온 거지?’

그동안 오랜 세월 수아의 옆을 지키며 안택은 그 한 발짝을 내딛지 못해 전전긍긍했다.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세상을 수아에게 보여주며 자신은 몰래 쓴 술을 삼켰었다.

하지만 안택은 단 한 번도 수아의 사랑을 탐하지 못했다.

그런데...모든 게 반전되었다.

수아가 안택을 향해 절절하게 고백하고 있었다!

수아의 다정한 눈빛은 오직 안택 한 사람을 향했다.

안택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니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고 심장이 몸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이 녀석아, 대체 뭘 하는 거냐! 빨리 올라가거라!”

옆에 앉아 있던 안택의 할머니가 안택을 다그쳤다. 그러나 할머니의 눈시울도 조금 붉어져 있었다.

“내 아들아,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이야.”

안택의 어머니도 눈시울을 훔치며 말했다.

“오래 기다리지 않게 빨리 올라가 봐.”

가족들의 재촉에 안택은 얼떨떨해서 무대 위로 올라갔다.

안택 역시 수많은 국제 대회에 참석하며 카메라와 관객에 익숙해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모든 게 덜컥 겁이 났다.

내딛는 걸음마다 구름 위를 걷는 듯 현실 감각이 없었다.

대체 무슨 정신으로 수아를 향해 걸어가고 수아의 손을 잡았는지 기억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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