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화

“수아는 엄마가 한 밥만 좋아해요. 요즘 할머니 집에 있으면서 살까지 빠졌다니까요.”

앳된 목소리로 자기 무릎에 엎드려 말하는 도제훈의 모습에 노부인은 실소했다.

“그러면 할머니가 네 엄마더러 요리하지 말라고 하면 수아 괴롭히는 악한 할망구 되는 거잖아?”

“아니죠. 전 그저 할머니가 우리 엄마 음식 솜씨 한번 보라고 드린 말씀이에요. 정말 맛있어요.”

도제훈은 맑은 눈을 깜빡거렸다.

“할머니도 맛보면 알걸요!”

“우리 제훈이, 우리 똥강아지 귀여워서 어쩌나!”

노부인은 도제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4살밖에 안 된 어린애가 동생도 보살피고 엄마 일도 돕는다니 할머니가 되어서 귀여운 건 당연했다.

이렇게 속 깊은 꼬맹이가 귀엽지 않을 리가.

한바탕 해프닝이 있는 뒤 도예나는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 음식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두 아이 모두 조산으로 태어났기에 건강이 다른 애들보다 못한 건 당연했다. 그렇기에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게 무척 중요했다. 그때부터 도예나는 음식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18세 이전에 그녀는 확실히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부잣집 큰 아가씨였다. 하지만 아이를 가진 뒤로 그녀는 점차 요리를 시도하기 시작했고 점차 요리의 매력에 빠졌다.

정성껏 차린 건강한 음식을 소중한 사람이 먹는 모습을 보면 그보다 행복한 일이 또 없었다. 행복은 그렇듯 간단했다.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풍성한 한 상이 완성되었다.

노인의 입맛에 맞춘 닭고기 두부볼, 아이들이 좋아하는 달짝지근한 호박죽과 닭 날개 구이, 그 외에도 돼지갈비와 잡채 그리고 깔끔한 국물까지…… 그야말로 맛과 구색을 다 갖춘 한 상이었다.

“이게 다 네가 한 거라고?”

노부인은 믿기지 않는 듯 도예나를 바라봤다.

“이거 거의 뭐 호텔 셰프 급 수준인데.”

그런데 그때, 도제훈이 닭고기 두부볼 하나를 집어 노부인의 밥 위에 얹었다.

“할머니, 한번 드셔보세요. 드셔보시면 우리 엄마가 셰프들보다도 낫다는 걸 아실 거예요.”

설마 하는 생각으로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노부인은 그 맛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