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화

골든썬 국제 유치원. 유치원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규모와 18세기로 타임슬립 했다고 해도 믿을 법한 고풍스럽고 화려한 건물.

그리고 그 앞에 크고 작은 인영이 서 있었다. 그 두 사람은 다름 아닌 도설혜와 강세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엄마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들어가는 주위 환경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강세윤이 자기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도설혜의 손을 뿌리친 것이다.

도설혜의 눈살을 그 자리에서 팍 구겨졌지만 치밀어 오르는 화를 겨우겨우 억눌렀다.

“세윤아, 이건 네 아빠가 결정한 건데 왜 나한테 심술이야?”

“제가 언제 심술을 부렸다고 그래요?”

곧이어 흥하는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왔다.

“전 그저 아줌마가 저 만지는 게 싫어서 그래요.”

“너!”

도설혜는 순간 평정심을 잃을 뻔했지만 다시 심호흡을 하며 화를 가라앉혔다.

“말 잘 듣는 게 좋을 거야. 내 신경 긁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나도 네 아빠한테 할 말이 없으니까.”

“휴학하러 온 건데 제가 언제 신경을 긁었다고 그래요? 아줌마가 들어가서 사인하세요. 전 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하지만 강세윤의 앳된 얼굴에는 귀찮다는 표정이 가득했다.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도망가면 네 아빠가 너 가만두지 않을걸.”

도설혜는 그런 강세윤의 태도에 화를 참지 못하고 홱 돌아서더니 하이힐을 밟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내가 저놈을 진작에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4년 동안 곱게 길러준 게 그녀는 계속 후회됐다.

한편 강세윤은 건물 앞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입을 삐죽 내밀었다. 마치 나 지금 기분 나빠요라고 얼굴에 쓰여 있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휴학 신청을 하면 앞으로 집에서 나오기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전에는 유치원 생활이 너무 유치하고 매일 노래하고 춤추는 게 재미없어 몰래 도망쳐 나와 혼자 놀곤 했지만 집에 갇혀있기보다는 그게 백배 나았다…….

그가 잔뜩 풀이 죽어 앉아 있을 그때, 마침 유치원 문 앞에서 크고 작은 인영 네 개가 보였다.

익숙한 얼굴을 보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