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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이런 곳에서 그 남자 아들을 만나다니. 이래서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하나?;

하지만 방금 남자애가 누구든 뭘 하든 그와는 하등 상관없었다.

도제훈은 생각을 던져버린 채 다시 수아를 밀어주었다.

그리고 5분쯤 지났을 무렵.

강세훈이 장난감을 한가득 안아오더니 도제훈 앞에 툭 내려놨다.

“이거 다 너 줄게.”

도제훈은 어이없어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뜻이야?”

“내가 장난감 너한테 다 줄 테니가 수아 나 좀 빌려줘.”

강세윤은 고개를 빳빳이 쳐들며 조건을 내걸었다. 상대가 무조건 제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태도였다.

이 장난감들은 모두 그가 유치원에서 자주 갖고 놀던 것들이다. 비행기 모형만 해도 몇백만 원을 호가했기에 선생님조차 고가의 장난감이라며 다른 애들은 만지게도 못했다.

‘내가 이랬는데 흔들리지 않고 배겨?’

하지만 도지훈은 흔들리기는커녕 눈빛이 오히려 차가워졌다.

“내 동생은 사람이야. 이깟 장난감이 아니라고!”

한마디 한마디 하는 순간마다 주위의 온도가 따라서 내려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 모습에 강세윤은 흠칫 놀랐다.

‘얘 말투가 왜 형이랑 이렇게 비슷하지?’

하지만 놀란 것도 잠시 입을 삐죽거리더니 되물었다.

“그러면 내가 뭘 해주면 수아가 나랑 놀게 할 건데?”

“뭘 하든 안돼!”

도제훈은 수아를 그네에서 안아 내리더니 몸을 홱 돌려 멀어졌다. 그 모습에 강세윤은 심통이 났다.

“야! 너 어쩜 그럴 수 있어? 수아가 나랑 놀고 싶을 수도 있잖아.”

그는 곧바로 두 사람을 쫓아가 수아의 얼굴을 검지로 콕콕 찔러댔다. 하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손목이 도제훈에게 붙들렸다.

“내 동생한테 손대지 마!”

도제훈은 싸늘하게 경고하더니 강세윤을 밀어버리고 수아의 앞에 막아섰다.

어릴 적부터 사람들의 귀여움을 한몸에 받아오던 작은 도련님에게 이런 대접은 너무나 생소했다.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졌고 당장이라도 도제훈과 치고받고 싸우고 싶었다.

그런데…….

“경고하는데 앞으로 다시는 내 동생한테 접근하지 마. 내 엄마한테도!”

도제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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