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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전화가 끊긴지 한참이 지났지만 도예나는 여전히 핸드폰을 꼭 쥐고 있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겨우 다시 정신을 차린 그녀는 짤막한 한숨을 내쉬었다.

따지고 보면 할머니를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게 맞았다. 실종된 4년을, 자기의 공백을 할머니에게만큼은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할머니가 아직도 그녀를 예전처럼 대해줄지가 걱정됐다. 두렵기도 했다…….

한참 생각에 잠겨있을 그때.

“엄마, 음식 다 타요.”

도제훈이 코를 찡그리며 그녀를 일깨워줬다.

그제야 도예나는 다급히 핸드폰을 내려놓고 요리에 다시 몰두했다.

반 시간이 지났을 무렵 엄마표 밥상이 완성됐다.

그때 수아가 음식 냄새를 맡았는지 부르지도 않았는데 쪼르르 달려와 걸상에 앉았다. 그러고는 당장 음식을 내놓으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도제훈은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엄마, 수아 좀 봐요. 엄청 귀여워요.”

도예나는 장국 세 그릇을 들고 오면서 눈웃음을 쳤다.

“우리 수아 얼른 먹어. 많이 먹어야 예뻐져.”

수아는 아무 대답 없이 바로 고개를 숙이고는 밥을 한 술 크게 퍼서 작은 입안에 구겨 넣었다.

작은 몸 안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음식이 들어가는지 얼마 안 되는 사이에 계눈감추듯 사라졌다.

그 시각 강 씨 저택.

최고급 셰프가 선보인 최고급 요리. 없는 것 없이 영양을 따져가며 골고루 넣어 만든 식단.

긴 식탁을 거의 메울 정도로 쫙 깔려있는 것과는 달리 그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오직 둘뿐이었다. 다름 아닌 강현석과 강세윤.

하지만 산해진미를 앞에 놓고도 두 부자의 표정은 마치 늦겨울에 접어든 것처럼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강세윤은 끝내 그런 분위기를 참지 못했는지 젓가락을 탁 내려놓으며 작은 입을 삐죽거렸다.

“나 안 먹을래요.”

그러고는 제멋대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누가 너더러 가라고 했어?”

역시나 강현석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집에서는 반찬투정하는 거 용납 못해. 당장 앉아. 다 먹고 일어나.”

“아빠. 저 이제 밥 마음대로 먹을 자유도 없어요?”

강세윤은 허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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