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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그는 제꺽 화제를 돌렸다.

“아마 주얼리를 제작하려는 생각일 수도 있어요. 지난주, 임강준 씨가 주얼리라 하면 제일가는 브랜드 여러 군데에 다 연락해 보았으나 딱 마음에 드는 곳은 없었답니다.”

강유리는 눈썹을 치켜세웠다.

“보는 눈이 제법이네요.”

그녀는 말하면서도 가져온 검은색 벨벳 주머니를 쳐다보았다.

내가 준비한 선물을 아주 좋아해 줄 거야.

장경호가 사무실에서 나가자 강유리는 혼자서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녀는 10여 분이나 기다리면서 잡지도 보고 창문 쪽으로 다가가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기도 했다.

육시준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그녀가 창문 쪽에 서있는 것을 발견했다.

붉은색 원피스 아래로 보이는 길고 여린 다리, 끈 디자인으로 된 하이힐과 끈 아래로 보이는 가는 발목 그리고 그녀가 주는 야릇한 분위기.

그녀는 서있는 것만으로도 사무실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강유리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정장 바지, 팔에 걸친 외투 그리고 뿜어져 나오는 우아한 분위기를 띤 남자였다.

그는 늘 거리감 있게 행동하는 사람이었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한없이 따뜻했기에 그녀를 웃게 만들었다.

“왔어?”

기다리는 시간 동안 그녀는 그를 맞이하는 표정, 말투, 음조까지 여러 번 연습해 보았다. 너무 친절하지는 말고 오만하게, 달래는 것보다는 그저 부드럽게.

육시준은 그녀의 아름다운 미소에 마음이 움찔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걸어갔다.

“여기는 왜 온 거야?”

강유리는 그에게 달라붙으면서 대답 대신 물음을 던졌다.

“내 문자에는 왜 답장 안 해줘?”

육시준은 그녀를 피해 소파에 앉아서 담담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일 것 같아?”

그는 가만히 앉아있는데도 풍기는 분위기가 강압적이었다. 특히 그의 차가운 눈빛은 사람의 영혼을 깊숙이 꿰뚫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강유리는 그의 앞에만 서면 작아졌다.

“인터넷에 올라온 스캔들에 대해서는 다 해명했어! 너도 알다시피 난 그와 사귄 것도 맞아. 하지만 그는 그때 사진들을 이용해서 여론의 방향을…”

“그 사진 속 여자 너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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