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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신유리는 호텔 로비에서 택시 오기를 기다렸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침 천둥 번개가 번쩍였다. 신유리는 무표정이었지만 그녀의 검고 깊은 두 눈은 그 순간의 밝음 속에서 유난히 냉담해 보였다.

간병인 아주머니는 이제야 링거를 다 맞은 미미를 데리고 자러 가려다 말고 다가오는 신유리를 멍하니 바라봤다.

복도의 모퉁이 쪽에 있는 베란다에서는 밖에서 쏟아지는 큰비가 보였다.

미미는 몸에 외투를 걸치고 신유리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미미는 쭈뼛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신유리를 바라봤다.

신유리는 핸드폰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미미에게 보여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

"이 사람이 어머니를 찾아온 적이 있어?"

그 사진은 예전에 화인 그룹 모임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녀는 오는 길에 양예슬에게 연락해 사진을 받았다.

송지음과 서준혁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신유리는 송지음을 확대하여 미미에게 보여주었다.

미미는 그 사진을 보고 잠시 뒤에 고개를 끄덕였다.

"응. 찾아 왔었어. 집에 있을 때와 병원에 있을 때 찾아 왔었어."

미미는 입술을 깨물며 조심스럽게 신유리를 바라봤다.

"이 언니가 매번 내게 먹을 것도 가져다주고 말도 부드럽게 했어."

이연지가 미미를 보살피는 걸 봤을 때 미미가 혼자 있는 시간은 극히 적었다.

그래서 신유리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미미를 찾아온 거였다.

송지음이 이연지를 찾아갔다는 것만 확인되면...

신유리는 손을 모으고 침을 삼키며 미미에게 또 물었다.

"그럼 이 언니가 어머니를 찾아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알아?"

미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언니가 나에게 병을 치료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울기 시작했어."

"그다음에는?"

신유리는 미미의 창백한 작은 얼굴을 보며 굳었다.

미미는 코를 훌쩍거리며 입을 굳게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추측하고 어두워진 눈동자로 말했다.

"사실대로 말해."

"그 언니가 유리 언니가 돈이 있다고 말하면서 엄마에게 유리 언니를 찾아가라고 시켰어. 그러면서 유리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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