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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화

신유리는 자신의 핸드폰을 들고 가만히 서서 서준혁을 쳐다보았다.

그래도 지금껏 사회생활을 한 경력이 있고 눈치가 있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가 아니었다.

어젯밤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끼고서는 바로 임아중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는 핑계로 녹음기를 슬쩍 켜놓았던 신유리다.

원래는 경희영의 증거들을 조금 모아두려고 했지만 예상외로 송지음과 여정원의 악행들을 두 눈으로 보았고 녹음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신유리는 아까 정신을 차린 뒤, 얼마 남지 않는 핸드폰 배터리를 확인하고는 재빠르게 녹음을 저장했고 파일형식으로 남겨두었다.

채 잠기지 않은 셔츠 사이로 서준혁의 목젖이 보였고 그는 긴장한 듯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다.

“제가 왜 증인이

서준혁의 표정은 그의 뒤에서 비추는 쨍한 햇빛에 의해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말은 아주 잘 들려왔다.

“제가 왜 증인이 되어주어야 하는 겁니까?”

신유리가 고소하려고 하는 사람은 송지음이니 서준혁이 당연히 동의할 리가 없었고 그녀는 이런 그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다.

[뭐 괜찮아.]

그녀의 눈은 현재 어젯밤 몽롱하게 풀려있던 모습과는 달리 평소 새침하고 도도한 눈빛으로 돌아왔고 여전히 잠겨있지만 단호하게 다시 말을 했다.

“전 그냥 지금 서대표님께 통보하는 거예요,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증거로 충분하니까.”

신유리의 시선은 곧 핸드폰에 멈췄고 옅게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누가 송지음씨더러 그렇게 멍청하게 구라고 시켰나요? 아무 말이나 막 하고...”

저리듯 아파오는 몸을 더는 가눌 수가 없었던 신유리는 조금 진정이 된 후 가까운 소파로 향했다.

방안엔 온통 어젯밤 흔적들로 가득했고 분위기는 뭔가 오묘했다.

신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비록 신경을 안 쓴다고는 말했지만 속으로 내심 많이 불편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서준혁도 꼿꼿하게 그녀의 앞에 서있었고 신유리의 말에 어떤 말도 잇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방안은 조용했고 적막만이 흐르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 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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