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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긴 복도와 큰 사무실은 넓기 그지없었기에 하정숙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는 신유리가 무시  할래야 할 수가 없었다.

그녀와 하정숙은 아예 모르는 남보다는 조금 친한 사이라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신유리는 전에 서준혁 때문에 그녀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썼기 때문이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은 신유리가 무엇을 하든, 어떤 짓을 하던 지간에 하정숙은 그녀를 얕잡아보았고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다.

하정숙과 신유리가 제일 많은 소통을 하는 시간은 서씨 집안의 큰 행사나 파티가 있는 날이었고 그때마다 하정숙은 신유리에게 좀 도와달라고 늘 먼저 말을 걸었었다.

하지만 대부분 시간 신유리는 하정숙과의 소통과 교류를 숙제삼아, 임무삼아 완수하려고 하였고 그리하여 매일 참고 인내하며 그녀와 함께 했었다.

하정숙은 신유리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자 화장을 세심하게 한 얼굴엔 미소가 띠었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주현에게 말했다.

“나중에 너랑 준혁이 결혼하면 준혁이를 좀 잘 관리해봐, 회사가 얼마나 성스럽고 중요한 곳인데 개나 소나 다 들어오게 하고 말이야.”

그녀의 말에 주현의 시선은 자연스레 하정숙을 타고 신유리에게로 떨어졌고 생긋 웃으며 마치 불난 집 불구경이라도 하듯 대답했다.

“화인 그룹의 룰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엄마 회사는 절대 잘린 직원을 다시 회사 내에 발 들이게 하지 않던데요.

누가 잘 통하는 사이 아니랄까봐 주현과 하정숙은 사람을 조롱하는 말투마저 똑같았고 신유리가 여전히 대꾸조차 해주지 않자 또다시 신유리를 쳐다보며 물었다.

“요즘 업무 때문에 화인에 자주 들락거린다고 들었어요. 한 걸음 물러나는 척하며 두 걸음 다가서는 거... 좋은 방법이네요.”

신유리는 딱히 아무 감정이 없어 무덤덤한 얼굴로 주현을 쓱 훑어보고는 천천히 입을 뗐다.

“화인그룹이랑 버닝스타의 협업을 제가 담당하고 있어서요. 주현 아가씨랑 정숙 부인님이 그렇게 불만이 많으시다면야 직접 서대표님께 가서 합작을 취소하라고 말씀하세요. 위약금만 낸다면야 버닝스타도 의견은 없을 거예요.”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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