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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슬림한 핏의 슈트는 그의 다리를 더 길어보이게 만들었고 가슴에는 버건디색의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챠콜색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 입은 그는 일거수일투족 귀해보였다.

서준혁은 스태프의 안내를 받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그는 위에서 덤덤한 눈빛으로 훑어보더니 정확하게 신유리에게 시선을 멈췄다.

신유리는 마침 그의 시선과 마주치자 입술을 오므리며 개의치 않은 척했다.

화인 그룹은 줄곧 부산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 있었기에 서준혁이 투자자의 신분으로 나타난 게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신유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발언을 듣더니 사람들을 따라 형식적으로 박수를 쳤다.

현장에 여자 스태프들이 적지 않게 있었는데 회의가 끝난 후 그녀들은 한결같이 서준혁을 칭찬하며 감탄하고 있었다.

신유리는 이런 화제에 별로 관심이 없어 대충 핑계를 둘러대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러나 하필 이 층 화장실은 청소 중이라 신유리는 위층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들어가자마자 엄청 마르고 야윈 아가씨가 세면대 옆에 선 채 혈관이 보이는 하얀 손목으로 검은 대리석 세면대를 짚고 있었는데 손목이 너무 얇아서 당장이라도 부러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몸에 맞지 않는 타이트한 민소매 스커트까지 입고 있어 더욱 여위어 보였다.

신유리는 멈칫하더니 몸을 돌려 화장실을 나가려 했다.

바로 그때 아가씨가 마침 돌아섰다. 그녀는 약간 올라간 눈매에 앵두 같은 입술을 가진 미녀였다.

다만 그녀의 표정이 그렇게도 슬프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녀는 신유리의 곁을 지나갈 때 자신도 모르게 어설픈 미소를 짓고 있었는데 마치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을 것 같았다.

방금 일어난 일은 신유리에게 에피소드 같았고 그녀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신유리는 회의 시간을 맞춰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전에 이신이 말했던 몇 명의 커리어가 대단하신 분들께 가르침을 청하려고 했다.

그러나 회의실에 들어서는 순간 한 남자와 부딪힐 뻔했는데 신유리는 뒤로 두 발짝 물러섰고 그 남자는 서둘러 사과했다.

그 남자는 고개를 들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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