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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신기철의 명령식 말투에 신유리가 미간을 찌푸렸다. 서준혁이 남자친구이든 아니든 전혀 상관할 바가 못 되었다.

특히 어른이라고 꼰대질하면서, 자칭 아빠라고 하면서 아빠로서의 책임을 져본 적도 없는데 말이다.

신유리는 불쾌한 감정을 억지로 숨기면서 냉랭하게 말했다.

“제가 누구랑 연애하든 저의 일이에요.”

신기철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 역시 억지로 다정하게 말했다.

“미안해, 유리야. 아까 아빠 말투가 좀 거칠었지?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 아니었어. 다 네가 걱정되어서 하는 말이잖아.”

신기철은 또 가소로운 눈빛으로 서준혁을 쳐다보고는 성질을 죽이면서 신유리를 말렸다.

“유리야, 아빠 말 믿어. 아빠 사람 잘 봐. 이놈은 딱봐도 돈 한 푼 없는 거지잖아. 난 네가 이런 사람이랑 고생하는 꼴 못 봐. 내가 나이가 비슷한 괜찮은 사람을 소개해 줄게. 오늘 점심에 같이 밥 먹는 거 어때?”

신기철은 신유리의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 바로 누군가에게 전화하려고 했다.

신유리가 한숨을 내쉬면서 인내심 없는 말투로 말했다.

“할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유리야!”

신기철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하는 일 그만두고 아빠 회사에서 출근할래? 지금보다는 훨씬 편할 거야.”

신유리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까부터 계속 아빠, 아빠 하시는데 십몇 년 동안 한 번이라도 저 생각한 적 있었어요? 성남에 저희를 버렸던 거 생각나지도 않으세요? 저를 관심해 주는 척하지 마세요. 고등학교 입학시험 치던 그해 여름날 이후로 연락한 적도 없으면서! 제가 걱정된다면 왜 병원에 왔는지 묻지도 않았겠죠. 그리고, 어떻게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때려치우라고 말할 수 있어요?”

신유리가 또박또박 내뱉는 말에 신기철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는 신유리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말했다.

“지금 나를 탓하는 거야? 십몇 년 동안 보러 가지 않았다고?”

신유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더 이상 필요 없어요.”

신기철은 비통하고 실망스러운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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