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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신유리는 한참 뒤에야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그는 쉰 목소리로 "준혁이 너, 지금 일부러 나한테 그런 거지?"라고 물었다.

"네가 더 어울렸을 뿐이야, 깊게 생각하지마."

서준혁은 손에 들던 물건을 놓고 검은 눈동자로 신유리를 훑어보았다. 그는 눈썹을 피더니 피식 웃으면서 되물었다.

"왜! 너랑 연우진 연애하는 걸 방해라도 할까 봐? "

서준혁을 바라보던 신유리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서준혁만은 자신을 다르게 대할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다를 게 없었다!

신유리는 목이 메더니 침묵 끝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나 시한으로 갈게."

서준혁의 눈에는 풍자와 조소가 더해졌다. 그는 담담한 눈매로 눈길을 신유리의 립스틱을 바른 입술에 두더니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면 돼." 라고 말했다.

"서준혁."

신유리가 말을 가로챘다. 남자의 차가운 눈매를 바라보며 마음속 한구석은 문뜩 피로감이 생겼다.

서준혁의 곁에 있은지 너무 오래되었다.

너무 오래돼서 지겨울 정도였다.

"계약이 만료되면 재계약 안 할 거야."

그녀는 마치 제삼자인 것처럼 자기 말이 들렸다.

서준혁은 동공이 흔들리더니 신유리를 바라보던 눈을 가늘게 뜨면서 안색은 철저히 어두워졌다.

"조건을 달아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 "

어떻게 하면 이런 결론을 지은 것인지 신유리는 갈피를 못 잡았다. 이 남자가 원하던 결과 아니었던가?

그녀는 눈을 내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갑고 무거운 서준혁의 목소리가 무서웠다.

"그래, 너 후회만 안 한다면!"

신유리가 시한 지사로 파견된다는 소문이 신속하게 퍼졌다.

사무실 내 사람들의 신유리를 바라보는 눈빛이 묘해졌다. 그나마 양예슬이 그녀에게 다가가 몇 마디 말을 걸었다.

"유리 언니, 서 대표가 언니를 보냈다고 하는데 거기에 얼마 동안 있을 거예요? "

"모르죠."

신유리는 솔직하게 말했다. 다만 이직 준비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후에 물건을 잘 정리해 놓고 퇴근하자마자 요양원으로 달려갔다.

시한 지사로 가게 되면 언제 올지 모르니까 외할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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