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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신유리는 송지음이 가엽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그녀는 손에 묻은 핏자국을 닦고 고개를 들어 송지음 손에 있는 알콜솜을 보면서 말했다. “알레르기 있으면 쉬어.”

그러자 송지음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유리 언니, 난 언니가 너무 걱정돼요.”

“응 고마워, 지금은 괜찮아.”

신유리는 송지음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았고 송지음도 신유리의 거절을 눈치채 이빨을 꽉 물었다. “근데 언니가 병원에서 수액을 맞고 있는데 언니 어머니가 와서 돌봐줘야 하지 않아요?”

그리고 손에 있는 밴드를 가리키면서 이어서 말했다. “난 오빠가 같이 있어도 아픈데 언니 혼자 있으면 굉장히 불편할 거예요.”

“친구 있어서 괜찮아.”

이에 송지음이 의외라는 듯 물었다. “친구가 합정에 있다고요?”

“응.” 짧게 대답한 신유리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송지음 앞에서 불쌍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친구가 있다고 거짓말을 한 게 웃겼다. 한숨을 쉬고 떠나려는데 송지음이 환하게 웃으면서 불러 세웠다. “유리 언니 그 친구 불러서 같이 밥 먹어요.”

송지음은 친구가 있다는 말이 체면을 위해 지어낸 핑계라는 걸 알고 있어서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고의로 서준혁의 소매를 잡아 당기며 물었다. “오빠 같이 밥 먹자, 응?”

서준혁은 셔츠를 팔꿈치까지 말아 올려 팔 근육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는 송지음의 약봉지를 들고 있었고 신유리를 보면서 무심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언니가 편한 시간에 볼까요?”

신유리는 송지음이 마음대로 잡은 약속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거절하려는데 서준혁이 한마디 거들었다. “나도 어떤 친구인지 보고 싶네.”

이에 신유리는 목 끝까지 차오른 말을 내뱉지 않고 다른 말을 내뱉었다. “걔 요즘 바빠.”

“설마 밥 먹을 시간도 없어요?”

송지음은 신유리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고 표정을 하나라도 놓칠까 봐 빤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신유리가 웃음거리가 되길 바랐다.

오전에 병원에서 서준혁과 같이 있는 신유리를 본 후 송지음은 그녀가 곱게 보이지 않았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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