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아저씨도 신나게 마셨다.전호영의 주량도 만만치 않아 그 둘은 후회 없이 마셨다.고 사모님은 남편에게 한마디 건넸다.“호영은 당신보다 한 세대 아래 되는 사람이에요. 당신의 아들뻘 되는 애한테 동생으로 부르면 어쩌자는 거예요. 촌수도 맞지 않아요.”전호영은 상관없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할머니가 고현을 아내로 맞이하라는 말이 생각났다.미래의 장인어른과 호형호제한다면 확실히 촌수가 맞지 않다.고 사모님이 남편을 질책했지만 정호영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고 이사님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나와 호영이 이제야 만난 것이 너무 유감스러워. 호영아, 난 너를 친구로 생각해. 우리는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친구야. 시간이 될 때마다 매일 와서 밥도 먹고 술도 한잔하자!”“좋아요. 고 씨 아저씨의 요청이라면 제가 아무리 바빠도 모든 일을 미루고 고 씨 아저씨와 술을 마시러 올 거예요.”고현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아빠, 전 대표가 일이 얼마나 바쁜데요. 지금의 아빠처럼 한가한 사람이 아니에요.”고현은 아버지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았다.고 씨 그룹은 겉으로 여전히 고현의 아버지가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손을 뗀 지 꽤 오래되었고 회사의 크고 작은 일들은 모두 고현이가 처리하고 있었다.“아버지가 이렇게 마음 편히 손 놓게 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이토록 훌륭한 아들이 있었기 때문이지.”고현의 아버지는 호영을 향해 딸을 칭찬하며 말했다.“호영아, 아저씨가 이렇게 젊은 나이에 은퇴하여 아무것도 신경 쓸 필요 없는 이유가 바로 우리 아들 덕이야. 내가 없어도 우리 그룹은 점점 더 잘 되어가고 있잖아. 우리 아들 한 명이 다른 집 아들 열병과 맞먹는걸.”“우리 고빈 이와 현이는 쌍둥이야. 고빈이는 우리 현이와 비교하면 능력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른 집 아들 다섯 명과 맞먹는 실력이지.”고 대표는 평생 가장 기뻤던 일이 아내와 쌍둥이를 낳은 것이라고 여겼다.두 아이가 모두 훌륭했고 비록 아들이 딸만큼 듬직하지 않지만 혼자서도
고현은 부모님의 행동을 못 본 척했다.고현은 자신의 경호원더러 전호영을 호텔까지 바래다주라고 계획했다.하지만 고현의 아버지가 말했다.“현아, 호영이가 술을 너무 마셨어. 너의 차에 태워서 데려다줘. 아빠가 호영이가 가는 길에 아무도 호영을 돌봐주지 않아 불편해할까 봐 그래.”고현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답했다.“알았어요.”자신은 틀림없이 부모님이 주워온 것이라고 고현은 생각했다.부모님은 고현의 남매에 대해 이 정도로 배려해주고 관심해 준 기억이 없었다.고현 부모님의 요청으로 고현은 어쩔 수 없이 전호영을 자신의 차에 태웠다.전호영의 마이바흐는 고씨 가문의 경호원이 전호영이 묵은 호텔로 몰고 갔다.차가 고 씨 가문의 본가를 빠져나갔다.고현은 차에 타고 시트에 기대어 눈을 감은 전호영을 흘겨보았다.“전 대표, 취하셨어요?”“취한 것은 아니지만 술 뒤끝이 너무 강한 탓인지 지금 좀 어지러워요. 제정신은 멀쩡해요.”고현은 한참 침묵하다가 말을 꺼냈다.“우리 부모님께서 호영 씨를 매우 좋아하셔요. 저는 저의 부모님이 다른 집 자식을 이 정도로 좋아하는 것을 처음 보았어요. 우리 아버지께서 오늘 심지어 오랫동안 간직해 온 좋은 술을 당신과 함께 마셨는걸요.”“그 술은 마실 때 매우 맛있지만 끝 맛이 매우 강해요. 종종 마실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금방 취하게 돼요.”전호영은 눈을 뜨고 고현을 쳐다보더니 이내 다시 눈을 감았다.그 술의 뒤끝은 매우 강했기 때문이다.“고 씨 아저씨와 아주머니께서 평소 매우 고독하시죠? 당신 형제들 매일 사업 때문에 바빠서 부모님 곁에 있을 시간이 적으시잖아요.”“저의 가장 우수한 장점은 바로 사람들과 대화를 잘 나누는 거예요. 그래서 고 씨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저를 좋아하게 됐나 봐요.”고현은 웃으며 말했다.“어쩐지 전 씨의 요식업이 전 대표 손에 넘어가더니 업계 앞자리를 차지 하나 했어요. 전 대표가 이렇게 말재주가 좋을 줄 몰랐네요.”전호영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가 었었다.
“어느 업계를 관리하는지 모르세요? 전 씨 그룹의 주요 산업이 요식업이에요. 그 주요 산업을 호영에게 맡긴 후로 승승장구하여 지금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이렇게 훌륭한 젊은이가 우리 집안의 사위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고현의 아버지는 감탄했다.“현이는 스물여덟인데 아직도 자신의 여성 신분을 드러내 놓으려 하지 않다니. 게다가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말이야. 평생 남자로 살 생각은 아니겠지? 그것도 홀아비 남자로?”고 사모님이 말했다.“현이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 분장하기 좋아했잖아요. 동생과 형제처럼 지내기도 했고요. 애들은 어렸을 때 너무 비슷하게 생겼고 귀엽기도 해서 성별을 분간 못할 정도였어요.”“그런데 어른이 되어 이제는 남자 행세를 하면 안 되는데 당신은 기어코 고현이가 좋아하는 대로 내버려 두라고 해서 이게 뭐예요.”“현이가 형이 되고 싶다고 하니까 당신이 또 허락하셨고요. 20여 년을 남자로 살아왔는데 여자로 살고 싶어 하지 않으면 어떡해요.”“제가 사놓은 하이힐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치마는 옷장 밑바닥에 숨겨둔 지 오래됐고 여자들이 좋아하는 물건은 다치지도 않아요.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제가 아들 둘 낳은 줄 알겠어요.”고 사모님은 지금 머리가 너무 아팠다.다행히 고현이는 생리를 하고 있었고 풍만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슴이 없는 편은 아니었다.이런 현상들은 고현이가 여성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우리가 현이를 바꿀수 있다는 희망은 접는 게 좋을 거야. 현이를 사랑하는 남자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어. 현이가 사랑하는 남자가 생기면 그는 결국 여성 옷을 입을 거고 점점 여성의 부드러움을 찾게 될지도 몰라.”그러다가도 고현의 아버지는 이내 질투하기 시작했다.“우리 이쁜 딸이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어 자기 여성스러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 내가 또 그 남자를 질투하게 될지도 몰라.”고 사모님은 화났는지 톡 쏘아붙이며 말했다.“현이 주위에는 예쁜 여자들뿐이지 남자가 한 명도 없어요. 당신의 현이도
고현은 호텔 근처까지 도착할 때쯤 전호영을 깨우며 말했다.“전 대표, 전 씨 호텔에 거의 다 왔어요.”전호영은 몸을 바로 잡고 창밖을 내다보았다.익숙한 거리의 풍경이었다.전호영은 쑥스러운 듯 고현에게 말을 건넸다.“호텔에 오는 내내 잠만 자다니, 부끄럽네요.”“이해해요.”고현은 전호영이 쓰러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쓰러졌다면 오는 길 내내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고 대표, 평소 어디에서 사세요?”고현은 한참 말이 없다가 그제야 말했다.“여의 팰리스에 별장을 하나 샀는데 그곳에 살아요. 회사와 거리가 가까워요. 차로 십여 분만 가면 되거든요.”본가에서 부모님과 함께 산다면 회사까지 차로 간다고 해도 한 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잠을 더 자고 싶어도 잘 수가 없었다.고현의 생활은 매우 규칙적이기 때문에 늦게 출근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매일 오전 8시 30분 전에 반드시 회사에 도착했고 다른 고위층 인사들에 비하면 빠른 편이었다.만약 거리가 멀어 잠을 조금만 더 자게 된다면 회사에 일찍 도착한다 해도 9시가 넘을 것이다.평소 이 시간이면 고현은 회의하고 있을 시간이다.그래서 고현은 편리함을 위해 밖에서 집을 샀고 출퇴근이 편했고 부모님과 함께 살지 않아도 되었다.“여의 팰리스는 강성으로 놓고 말하면 고급 팰리스에 속할 텐데 그곳의 팰리스는 한 채에 얼마예요? 지금도 파는 집이 있어요?”“전 대표가 사시게요?”전호영은 웃으며 말했다.“호텔에 묵는 경우가 많은 터라 자꾸 호텔에서 자게 되면 아무래도 귀속감이 없어요.여기서 집을 한 채 사놓고 강성의 집이라고 생각하려고요.”“그런데 저는 강성에 거의 안 와서 이곳의 집에 대해 잘 몰라요.고 대표는 강성 사람이고 고씨 가문에서는 부동산에도 관여하고 있다고 들는데 고 대표가 분명 저를 도와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전호영의 말에 일리가 있었는지 고현도 별생각 없이 응했다.“여의 팰리스는 구역은 강성 시내에서 최고급 팰리스라고 볼 수 있죠.”“특별히 잘 팔리기에 지금
전호영은 이내 대답했다.“가격은 상관없어요. 집이 좋고 저한테 적합하면 돼요. 고 대표는 언제 편하세요? 저와 같이 그 집 보러 가요.”“지금 시간이 늦었으니 제가 전 대표에게 휴대전화 번호를 남겨 드릴게요. 전 대표가 내일 시간 나면 그 번호로 연락해 주시면 그분이 구경시켜 드릴 거예요.”“네. 정말 고마워요.”전호영은 고현에게 인사했다.고현은 자신의 집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전호영에게 주며 말했다.“전 대표, 이것이 바로 우리 집사의 휴대전화 번호에요. 여기로 연락하시면 그분이 집주인에게 연락하여 전 대표를 안내해 드릴 거예요.”“그 집주인이 자신의 집을 팔려고 이웃에게 연락처를 남기면서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했거든요.”“네, 내일 고 대표의 집사에게 연락할게요. 고 대표, 도와주셔서 정말 고마워요.”고현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별말씀을요. 당연히 도와드려야죠.”전영호도 그 집을 꼭 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비록 상대방의 별장은 실내장식을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중고로 양도한 것이었다.여의 팰리스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돈이 부족하지 않은 부유한 사람들이기에 여간해서는 중고 집을 사지 않았다.이번 집주인이 만약 부동산 투기꾼이라면 자연스레 집값도 상대적으로 비쌀 것이다.전호영은 돈이 모자라지 않지만 투기꾼한테 당하지도 않을 것이 분명했다.전 씨 호텔에 도착한 고현은 운전 기사더러 차를 세우게 하고 전호영에게 말을 건넸다.“전 대표, 도착했어요.”전호영은 '하루 호텔'이라는 글자를 보고 고현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고 대표, 들어가 보시겠어요?”고현은 건너편에 있는 자신의 호텔을 바라보았고 전호영은 고현의 시선으로 따라서 따라가 보더니 그제야 이해한 듯 웃으며 말했다.“제가 나중에 집을 사고 실내장식을 끝내면 그때 고 대표를 초대할게요.”“전 대표, 제가 아직 처리할 일들이 많아서 먼저 가볼게요.”전호영은 웃으며 고현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작별 인사를
전호영은 호텔에 들어가 급하게 올라가려고 하지 않고 1층 휴게실로 가서 앉더니 휴대전화를 꺼내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할머니는 그의 전화를 받고 바로 말했다.“호영아, 할머니 생각이 나기는 나던? 이 자식아, 몇 마디 했다고 가출을 해!”“할머니, 가출이라니요. 출장 왔어요. 강성으로 출장 왔어요. 지금은 하루 호텔에 있어요.”할머니는 잔소리를 늘어놓았다.“기왕 강성에 갔으니 고현이랑 잘 지내고 와. 지내다 보면 감정도 생길 테니까. 할머니 안목을 믿어. 고현은 너에게 너무 잘 어울려.”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말이 너무 많고 다른 한 사람은 너무 과묵해서 마침 장점을 취하여 단점을 보충할수 있었다.전호영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물어보았다.“할머니, 고현 씨가 여자라는 건 어디서 알셨어요? 제가 보기엔 고현 씨는 여자와 거리가 멀어 보이던데요. 같이 걸어 다닐 때면 저보다도 더 남성스러워서 형제라고 착각을 할 때도 있다니까요.”할머니는 웃으며 대답했다.“고현은 틀림없이 여자야. 걱정하지 마. 할머니가 네 인생을 가지고 장난치지는 못해. 할머니가 어떻게 알아봤든 상관하지 마. 어쨌든 고현은 매우 훌륭한 여자 인 것만 알면 돼.”“고현 씨가 훌륭하다는 것을 압니다만 이치대로라면 이렇게 훌륭한 여인을 할머니는 형님께 소개해주셔야죠. 형님과 결혼한다면 그야말로 강자와 강자의 혼합체로 천하무적일걸요.”“네 형은 여자를 달랠 줄도 모르고 고현 역시 남자에게 애교 쓰는 성격이 아니잖아. 만약 같이 있게 된다면 그 둘의 냉랭한 성격에 게다가 각자 가족의 가장이라서 그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고 승부욕이 자극될 거야.”“성격이 맞지 않아 심지어 이혼까지 하게 된다면 사업에까지도 영향을 미쳐 싸움이 크게 벌어질 수도 있어. 너는 네 형보다 남을 잘 달래고 말재주도 있기에 누구와도 잘 지낼 수 있어.”“게다가 형처럼 오만하지도 않고 고현에게 잘 어울릴 거야.”전호영은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할머니께 따졌다.“할머니는 고현 씨
전씨 가문의 남자는 이런 무책임한 행동을 할 수 없었다.“할머니는 너희들을 잘 키워왔다고 생각해. 너희들은 인품이 좋고 능력이 뛰어나고 책임감 있는 젊은 인재들로 키웠으니 절대 그런 일을 할 수 없을 거라 믿어.”“네가 정말 그런 일을 했다면 난 너를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 할머니는 오랫동안 무술을 연마하지는 못했고 행동도 젊었을 때만큼 민첩하지 못하지만 너 하나만큼 이길 자신 있어.”전호영은 할머니의 말에 끼어들려고 했다.“...할머니, 제 말 좀 들어보세요.”“그래, 말해봐. 네가 말을 절반만 했잖아. 말을 한꺼번에 못 한 네 탓이야. 이제야 와서 할머니 탓하긴. 내가 너의 할머니라서 너를 용납할 수 있는 거야.”“할머니, 저 내일 집 보러 가는데 풍수 선생 한 분 필요해요. 재주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사람을 속일 수 있으면 돼요. 하늘도 땅으로 말할 수 있는 그런 재주 말이에요.”할머니는 이해하지 못하신 채 다시 말했다.“집을 사려 할 때 풍수 선생을 청하는 것은 이해해. 집을 사는 것은 평생의 큰일이지. 풍수 구조가 좋지 않은 집을 사면 사는 것이 순조롭지 않을 테니까.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집 구조가 형편없는 집을 사는 것이지.”“일이 순조롭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집안이 무너질수도 있지. 그런데 가짜 선생을 청하다니. 할머니가 진짜 풍수 선생을 청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할머니는 연세가 있으셔서 세상 밖의 고수들을 많이 만나보신 분이다.풍수학에 대해 어르신은 많이 믿는 편이었다.전씨 가문의 본가가 바로 가장 대단한 풍수 선생을 청하여 풍수를 보았기 때문에 전씨 가문이 이토록 가정이 화목했고 사업도 번창하게 되었다.심지어 점점 재부가 쌓였고 마침내 재벌 순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풍수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유일하게 유감인 것이 바로 전씨 가문의 풍수는 전씨 가문의 조상 풍수와 결합해야 만이 재산과 자손들이 부유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셨다. 게다가 전씨 가문에서 딸이 태어나기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전씨 가문
어르신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으셨다,금방 한 말은 전호영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전호영이 전화를 끊은 뒤 노부인은 풍수 선생에게 연락해 선생의 제자더러 강성으로 가도록 부탁했다.왕복 비행깃값과 숙식 모두 지급하기로 했고 그 제자가 전호영에게 연락하도록 안배했다.강성으로 도착해 전호영을 찾아 그의 요구에 따르면 되었다.선생은 흔쾌히 허락하셨다.전호영의 일을 해결하고 난 할머니는 기분이 좋아져 밤중에 장손의 집으로 달려갔다.집사는 초인종 소리를 듣고 달려가서 문을 열었다.박 씨 아저씨가 어르신을 보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문을 열면서 물었다.“어르신, 여기 오 시기 전에 전화를 미리 하시지 그러셨어요. 우리가 모시러 가면 될 것을 택시 타고 오신 거예요?”전 씨 할머니는 운전할 실력이 있었지만 나이가 드셨기 때문에 몸이 정정하셔도 자손들은 차를 운전하는 것을 결코 반대했고 대신 운전기사를 청해 태워드리곤 했다.“기사한테 데려다 달라고 했어요. 내리자마자 돌아가라고 지시했거든요.”할머니는 대답했다.“데리러 오라고 전화할 필요도 없어요. 태윤과 예정인 돌아왔어요?”한밤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겨우 밤 9시 정도였다.박 씨 아저씨는 대답했다.“평소에는 9시 반에 도착해요. 사모님은 도련님이 돌아오시기 전에 도착하는데 오늘 밤 사모님이 도련님과 함께 연회에 가신 바람에 빨리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요.”할머니는 별장으로 걸어가며 말했다.“부부가 점점 바쁘게 지내나 보네요.”“예전보다 도련님은 아주 편해졌어요. 사모님은 점점 바빠지고 있고요. 사모님은 사업도 바쁘시고 도련님의 사유 자산도 관리해야 하거든요. 아직 업무에 익숙하지 않아 당분간은 좀 바쁘실 거예요.”노부인 “네” 하고 대답했다.집안으로 들어서자 박집사는 전 씨 할머니께 물었다.“어르신, 마실 것 좀 드시겠어요?”“따뜻한 물 한 잔만 줘요.”박집사는 전 씨 할머니께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드렸다.“박 집사, 너무 심심해서 여기로 온 거예요. 아무 일도 없으니 우리 같이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