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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2층 방에 오니 이미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한단비의 이목구비는 매우 아름다웠지만 얼굴색은 파랗게 질려 약간 무섭게 보였다.

아예 인사불성이 된 식물인간처럼 눈을 꼭 감고 있었다.

침대 옆에는 청색 가운을 입은 의사가 그녀의 상태를 관찰하고 있었다.

옆에는 점잖고 품위 있는 중년 남성이 서 있었는데 평소엔 늘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였으나 지금의 얼굴은 온갖 기대와 근심으로 차 있었다.

이 중년 남성이 바로 도운시 방위사령부 사령관인 한영이었다.

이 외에도 침대 반대편에는 한 청년이 앉아 있었다.

청년은 애석함과 슬픔이 가득 찬 눈빛으로 침대 위의 사령관의 딸을 보고 있었다.

청년은 심길이라고 하는데 한단비와는 대학 동창이었고 지금도 동료로서 도운시의 생물과학 기술연구소에서 함께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동시에 한단비를 좋아하고 있으며 이 둘은 호감의 관계로 발전하였다.

이원은 들어온 후 먼저 침대에 있는 한단비를 한번 보았다. 여전히 혼수상태에 빠진 그녀를 보니 이원의 마음은 삽시간에 초조함과 걱정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시선을 심길 쪽으로 돌렸는데 그 시선에는 미묘한 적대감이 들어있었다.

그 시선과 마주친 심길이 싱거운 콧방귀를 뀌었다.

"아저씨, 단비는 어떻게 됐어요?"

이원은 관심과 걱정이 한껏 담긴 어조로 물었다.

사령관은 그를 한 번 보고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원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설령 한 성깔 하는 이씨 집안 도련님이라고 해도 이곳에서는 얌전하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영은 무시할 수 없는 신분과 지위를 갖고 있었고 방위부대의 군사력을 지휘하고 있었다. 이원은 물론이고 이 씨 가문도 그의 안중에는 없었다.

게다가 이원도 한단비를 좋아하고 있는 입장인데 어찌 감히 미래의 장인어른 앞에서 버릇없이 굴 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이원은 한영이 많은 음지의 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자신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고 이런 자신이 한단비와 접촉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이원, 좀 조용히 해 줄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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