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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윤도훈이 자리를 떠났을 때 고연은 사건의 경과를 고향기에게 알려주었다.

고향기는 모든 걸 듣고 나서 내심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미혼약에 중독된 걸 알고서도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바로 고연 방으로 데려와 준 윤도훈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왠지 모르게 화부터 벌컥 났다.

고향기에게 있어서 윤도훈은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악한 남자이니.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자기를 여자로 보지 않았으니.

그러한 상황에서 다른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니라 바로 기절시켜 버렸으니.

‘제길!’

“아니면 계속 남사스러운 짓을 하고 있는데 보고만 있을까요?”

살기가 가득한 고향기의 두 눈을 마주하며 윤도훈은 질문을 질문으로 돌려보냈다.

“당신...”

순간 부끄러워서인지 아니면 화가 나서인지 고향기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마침내 참지 못하고 침대에서 뛰어내려 이를 갈았다.

“죽여버릴 거야!”

말하면서 윤도훈을 향해 주먹을 휘드르려고 자세를 취했다.

윤도훈은 바로 눈치를 채고 눈살을 찌푸리며 방어 태세를 가동했다.

그가 손을 대기 전에 고연이 나서서 고향기를 막았다.

고향기의 팔을 꼭 잡고서 다급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아가씨, 안 됩니다. 방법은 틀렸으나 아가씨를 구하고자 한 것이잖아요.”

“진주 댁까지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정말로 죽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화라도 좀 풀려고 그러는 거예요.”

고향기는 억울해하며 소리를 질렀다.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화가 나는 건 사실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윤도훈을 죽일 리는 없다.

그저 화가 날 뿐이다.

윤도훈을 마주하면 왜 화부터 벌컥나는지 고향기 그 자신마저도 그 이유를 말해낼 수 없다.

화가 풀릴 때까지 어떻게든 때리고 욕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허허,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좋을 거예요. 지금 여기서 제대로 싸우면 그쪽이든 저든 둘 중 하나라도 다치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잖아요. 설마 고씨 가문의 자격을 놓치고 싶은 건 아니죠?”

윤도훈은 몸집을 거두며 입을 삐죽거렸다.

그 말을 듣고서 고향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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