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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화

이 생각이 떠오르자 우진은 자신이 어느새 선우에 대해 이렇게나 많이 알고 있음에 스스로 깜짝 놀랐다.

선우는 정말 그런 짓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그럼 지금 그놈 주변에 이 일을 할만한 사람이 있냐?”

수철이 분통을 터뜨린 뒤 다시 물었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그는 우진에게 많은 일을 시키고 있지만 오직 그것뿐이고 일단 그 범위를 넘어서면 다른 사람의 간섭을 일절 받지 않는다.

“몰라? 네가 선우 옆에 있은 세월이 얼만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 늙은이라고 내가 우스워 보이냐?”

하지만 수철이 아무리 화를 내도 우진은 시종일관 덤덤한 모습이었다.

“회장님도 한때 이씨 가문을 손에 넣고 쥐락펴락하시던 분인데 제가 어찌 감히 속일 수 있겠습니까? 못 믿으시겠으면 가서 조사해 보세요.”

그가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것을 보자 수철은 의심스러운 기색을 드러내며 비서와 눈을 마주쳤다.

비서가 상황을 보고 그에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수철은 입술을 오므리고서야 그만두었다.

“좋아. 이제 권한이 없다니 내가 직접 알아보지. 만에 하나 날 속인 거라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들켰다간...”

뒷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우진도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화를 끊기 전 그는 참지 못하고 말을 보탰다.

“회장님. 정말 윤아 님을 구하고 싶으시다면 가능한 한 빨리 구해주셨으면 합니다.”

그 말에 수철이 다시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냐?”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뿐입니다.”

말을 마친 우진은 재빨리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에서 다시 들려오는 바쁜 소리에 통화 종료음에 수철의 미간이 매섭게 찌푸려졌다.

“이것들이 하나같이 간땡이가 부었구나. 손자놈이 내 전화를 끊은 건 그렇다 쳐도 이젠 하다 하다 비서 나부랭이까지 내 전화를 먼저 끊어?”

옆에 있던 비서 보좌관이 서둘러 말렸다.

“회장님. 진정하세요.”

수철은 방금 들은 말을 곱씹으며 미심쩍어했다.

“그 아가씨를 구하려면 될수록 빨리 구해야 한다는 말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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