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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구현수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옆에 있는 방한서는 그에게 눈짓하더니 멀지 않은 곳을 가리켰다.

그는 차창 너머로 작은 여인이 거리 한가운데서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옆에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었고 뒤에 있는 오성의 랜드마크가 바로 최상 그룹의 본사이다.

강서연은 전화를 귀가에 갖다 대고 조용히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가볍게 숨을 내쉬더니 살짝 웃으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예전에... 오성에서 사고를 쳐서 한동안 거기서 지냈었어.”

강서연은 잠시 말을 멈추고 바로 화제를 돌렸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방한서는 전화기 너머로 무슨 말이 오가는지 몰랐다. 어르신이 아주 기뻐하면서 웃었다.

그는 한 번도 어르신의 이렇게 부드러운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

전화를 끊고 강서연과 동료가 멀리 떠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방한서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어르신, 방금 강서연 아가씨랑 말씀하셨던 그 장소들을 미리 치워둘까요?”

“그럴 필요 없어. 편하게 놀게 놔둬.”

구현수는 다시 평소의 냉정함을 되찾았다.

“며칠 동안 사람 더 보내서 잘 보호해. 꼭 숨어서 몰래 하도록 해. 그 애의 눈에 보이지 않게.”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말했다.

“내가 직접 나서지 않는 한, 최씨 가문의 그 누구도 그녀에게 접근하지 못하게 해.”

...

최상 빌라는 오성 남부의 명황산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빌라 전체가 산을 따라 지어져 마치 독립된 왕국처럼 위풍당당하고 매우 호화로웠다. 최씨 가문은 4대 가문의 수장으로 나라 경제의 거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다.

최연준이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자 방금 전까지 북적거리던 넓은 거실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빳빳한 검은색 정장은 그의 큰 키와 건장한 몸매를 완벽하게 돋보이게 했고, 각진 얼굴은 강인하고 단호해 보였으며, 깊고 차가운 눈빛은 온 세상을 향해 차갑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차분하게 아첨하는 사람들의 얼굴들을 훑어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없이 그들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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