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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협력... 파트너?

신수아는 임서우에게 프로젝트 부서의 부장직을 맡겼고 기본급여에 프로젝트 성과급만 지급할 뿐, 그에게 회사 지분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

임서우는 머리를 숙이고 휴대폰을 만지며 홀가분하게 말했다.

“내가 얼추 계산해봤는데 만약 지금 회사에 16억 원이 입금된다면 이번 프로젝트도 순조롭게 완성할 수 있을 거야. 만약 거기에 4억 원의 추진 자금을 더 보태면 신 대표의 능력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완벽하게 완성할 거야.”

신수아는 그의 말에 멍하니 넋을 놓고 말았다.

임서우의 예산은 그녀가 사석에서 홀로 계산한 것과 거의 비슷했다.

그녀는 남들에게 단 한 번도 이 일을 언급한 적 없는데 임서우가 대체 어디서 전해 들은 걸까?

신수아가 한창 의아해하고 있을 때 임서우가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고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신 대표 회사에 24억 원을 투자할게. 신 대표는 회사 지분의 51퍼센트를 나한테 양도해. 신 대표가 49퍼센트의 지분을 소유하고. 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

신수아는 의자에서 펄쩍 뛰어오르며 흥분 조로 말했다.

“같지도 않은 농담을 하고 있네! 임서우 씨, 내가 만만해? 우스워 보여? 24억 원이 동네집 개 이름도 아니고 뭘 그렇게 쉽게 말하는 건데? 지금 서우 씨 월급으로 이 회사에서 평생이 아니라 다음 생, 다다음 생까지 일해도 벌어들일 수 없는 숫자라고!”

임서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고작 24억 원 갖고... 나한텐 거스름돈이나 다름없어.”

임서우의 태연한 표정에 신수아는 기가 차서 뒤로 넘어갈 것 같았다.

이렇게까지 잘난 척하는 사람은 그녀도 본 적이 없었다.

신수아는 줄곧 임서우가 성실하고 진취적이며 고생을 달갑게 여기는 젊은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그의 말을 듣고 있자니 이미지가 완전히 뒤바뀌어버렸다.

“고작 24억 원이라고? 이봐 임서우 씨, 당신 매일 출근하고 점심시간과 퇴근 시간을 이용해서 택배 알바까지 하는데 그래서 한 달에 버는 돈이 얼마야?”

임서우도 드디어 알아챘다.

신수아는 지금 그가 24억 원을 너무 쉽게 말해서 일부러 잘난 척하는 거라고 착각할 게 뻔하다. 그녀도 마침 거액의 자금난으로 골치 아파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임서우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다.

드래곤 킹덤의 더 킹으로서 24억 원이 아니라 뒤에 공을 몇 개 더 붙여도 그는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다.

24억 원은 임서우에게 거스름돈도 안된다.

그는 의자에 앉아 진지한 얼굴로 신수아에게 말했다.

“신 대표, 나 장난한 거 아니야. 내 개인 명의로 지금 바로 24억 원을 융자해줄 수 있어. 조건은 단 하나, 24억 원으로 이 회사 지분의 51퍼센트를 내게 양도하는 거야. 어때? 그래 줄 수 있겠어?”

신수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줄곧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 임서우를 높이 평가했다.

그랬던 임서우가 그녀 앞에 마주 앉아서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이런 허풍을 칠 줄이야.

신수아는 후회가 밀려왔다. 이런 사람인 줄도 모르고 프로젝트 부서의 부장직을 맡기려고 안간힘을 쓰다니.

다행히 임서우가 아직 그 자리에 오르진 않았다. 그녀가 최선을 다해 일궈온 이 회사가 하마터면 임서우 이 미친 녀석의 손에 무너질 뻔했다.

신수아가 막 고뇌하고 있을 때 임서우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신 대표, 생각 마쳤냐고?”

신수아는 버럭 화내며 옆에 놓인 포트폴리오를 집어 들더니 책상에 힘껏 내리쳤다.

“임서우, 적당히 하지. 나 귀찮으니까 그만 나가봐! 너랑 놀아줄 기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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