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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허씨 가문은 매우 보수적인 집안이라 웃어른이 하는 말이면 죽은 시늉도 해야 했다. 이렇게 대꾸조차도 해서는 안 됐다.

"건드린 적 없어? 아까 이 대표가 하는 말 못 들었어? 네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다잖아!!"

허중식이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

"작은 삼촌, 준호는 저랑 항상 같이 있었어요. 제가 증인이에요. 그는 정말로 억울하다고요. 뭔가 오해가 있었던 것 아닐까요?"

신아름이 얼른 허준호를 감쌌다.

사실은 신아름과 허준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긴 했었다. 임서우. 하지만 일개 직원일 뿐인 임서우가 자신의 삼촌을 하루아침에 해고할 정도의 권력 같은 건 없는 게 당연하니 이내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네가 끼어들 자리가 아니다! 그리고 내가 해고당한 건 너네 신씨 가문에게도 잘못이 있어! 아까 한 말 못 들었니? 너희 둘이 나한테 계약 때문에 조르지만 않았어도 내가 남한그룹에서 쫓겨날 일은 없었어! 이런 서방 잡아먹을 년 같으니! 너 때문에 허씨 가문이 망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책임 질 거야?!"

허중식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오르는지 이제는 신씨 가문 아가씨고 뭐고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작은 삼촌, 우리 가문이 손댄 업계가 얼마나 많은데. 남한그룹과 계약이 깨진 게 뭐라고. 차라리 이 기회에 다시 허씨 가문에서 근무하시면 되잖아요. 그리고 어차피 남한그룹도 우리 허씨 가문이 먹으려고 한 거 아니었어요?"

허준호가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듯 허중식을 위로했다.

"이런 멍청한 놈, 이렇게 생각이 없어? 우리 허씨 가문이 백 년을 노력해 봐라, 남한그룹을 따라잡을 수가 있나. 내가 이 자리에서 우리 허씨 가문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가져다줬는지 알기나 해?"

"지금 상황을 봐라. 너희 둘 때문에 난 회사에서 쫓겨나고 허씨 가문은 남한그룹과의 모든 계약을 파기 당했어. 이게 너희 둘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생각이 없어?"

허중식은 마음속에 담았던 말들을 그 어떤 필터도 없이 다 입 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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