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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강서흔은 여가현의 전남자친구였다.

차우미도 여가현을 통해 강서흔을 알게 되었다.

온이샘은 강서흔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여가현이 데이트를 하면서 차우미를 자주 끌고 나갔기에 그녀와 온이샘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고 차우미는 조용한 성격이었기에 온이샘과 단 둘이 접촉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래도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같은 대학 출신이라 선배라고 친근하게 부르며 한때는 꽤 친하게 지냈었다.

나중에 여가현과 강서흔이 헤어지면서 점차 연락이 뜸해지게 되었다.

강서흔 얘기가 나오자 그녀는 바로 온이샘을 기억해냈다.

그는 매너가 온몸에 배긴, 항상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던 신사였다.

차우미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탄성을 질렀다.

“이샘 선배?”

차우미는 자신보다 몇 살 많은 온이샘을 오빠처럼 친근하게 생각했다.

“우미 씨, 이제 퇴근하자.”

옆에 있던 조각사가 공구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벌써요?”

차우미가 의외라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섯 시 다 됐잖아. 저거 봐.”

차우미는 그제야 시간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간만에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갈래?”

온이샘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제안했다.

차우미는 이런 초대가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예전에는 친하게 지냈지만 3년이나 연락을 안 하고 지내던 사이인데 갑자기 같이 밥을 먹으려니 어색했다.

하지만 거절하기도 미안해서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그래. 잠깐만 기다려. 정리 좀 하고.”

“천천히 해.”

차우미는 공구를 깔끔하게 정리해 공구함에 넣고 작업대도 깨끗하게 닦은 뒤에야 핸드폰과 핸드백을 챙겨 나왔다.

온이샘은 밖에서 조용히 그녀를 기다렸다.

그는 큰 키에 부드러운 인상을 가진 훈남이었다.

복도를 지나가던 사람들은 잘생긴 미남이 이러고 서 있으니 저도 모르게 자꾸만 시선을 주었다가 그가 차우미에게만 시선을 주는 것을 보고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렸다.

“가자.”

“그래.”

그렇게 두 사람은 같이 박물관을 나왔다.

복도를 지나가면서 동료 직원들이 인사를 건네왔다. 하지만 그들의 시선은 차우미가 아닌 온이샘에게 쏠려 있었다.

차우미는 그들에게 아는 선배라고 온이샘을 소개했다.

두 사람이 멀어지자 사람들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이지? 우미 씨 남편은 저 사람이 아니지 않아?”

“이혼하고 새로 사귄 남자친구인가 보지.”

“설마 우미 씨가 바람 피워서 이혼한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 우미 씨 성격에 그런 짓을 했겠어? 분명 남자 쪽에 문제가 있었던 거지. 굉장한 부자라고 들었는데 우미 씨가 시집살이 좀 했겠어.”

“맞아. 뉴스만 봐도 재벌들 불륜 소식이 끊이질 않더만. 우미 씨가 마음 고생이 심했을 거야.”

“빨리 헤어나온 게 잘한 거지. 이제 새로운 인연을 만났나 봐. 저 남자분 괜찮아 보이네.”

“맞아. 아까 우미 씨 쳐다보는데 눈에서 꿀이 떨어지더라니까.”

“내가 남자라도 우미 씨 좋아했을 거야. 얼굴 예쁘지 성격 좋지, 어디 빠지는데 없잖아.”

박물관에서 차우미는 이미지가 꽤 좋은 편이었다. 그래서 동료들도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했다.

그들은 그 뒤에도 나상준의 험담을 한참이나 늘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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