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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나상준.

최근 통화목록 첫 번째에 그의 번호가 있었다.

무시하려고 했지만 자꾸 눈에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한 차우미가 계속해서 말했다.

“맨 밑으로 보면 있을 거야.”

부모님과 직장 동료를 제외하면 차우미가 연락하고 지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친구도 여가현을 제외하면 몇 없었다.

여가현과는 화상 통화나 문자를 주로 해서 통화기록에는 보이지 않았다.

온이샘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는 아빠라고 적힌 연락처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누르고 차우미의 귀가에 가져다 댔다.

잠시 후, 차동수가 전화를 받았다.

“아빠.”

“그래. 오는 중이지? 어디까지 왔어? 엄마가 저녁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어.”

차우미는 외출하기 전이면 몇 시까지 온다고 미리 얘기하고 외출하는 버릇이 있었다.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서였다.

아빠의 자상한 목소리를 듣고 있던 차우미는 대답을 망설였다.

온이샘은 학교로 돌아가야 하니 지금 상황을 부모님에게 설명하고 도움을 받는 게 맞았다.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할까 봐 자꾸 망설여졌다.

한참 머뭇거리던 차우미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아빠, 선배랑 진달래 산 사찰에 갔다가 사고가 좀 있었는데 그 여자애를 구하다가 도중에 좀 다쳤어. 지금 병원에 있는데 엄마랑 와줘야 할 것 같아.”

그 말을 들은 차동수가 곧바로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

“다쳤어? 어딜 다쳤는데? 지금 병원이야? 어디 병원이야?”

“엄마랑 아빠 지금 바로 출발할게!”

말을 마친 차동수는 곧바로 주방으로 달려갔다.

“우미 엄마, 큰일 났어.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아.”

한창 나물을 다듬던 하선주가 놀라서 고개를 번쩍 들었다.

“병원? 누가 다쳤어?”

“우미가 다쳤대.”

“우미가 갑자기 왜!”

하선주는 다급히 거실로 나가서 외출 준비를 했다.

차동수가 전화기에 대고 다급히 물었다.

“우미야, 어딜 다쳤는지 말해줘야 알지. 병원에서는 뭐래? 너 괜찮아?”

“엄마는 지금 옷 갈아입으러 갔어. 곧 그쪽으로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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