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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하얀 셔츠에 캐주얼한 정장 바지를 입고 하얀색 운동화를 신은 훤칠한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살짝 걷어 올린 옷소매 사이로 그의 건장한 팔뚝 근육이 보였다.

그의 손에는 커다란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저녁과 과일, 그리고 각종 일용품을 잔뜩 쇼핑하고 돌아온 온이샘이었다.

그는 양손에 쇼핑백을 들고 있었는데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온이샘은 쇼핑백 하나를 바닥에 내려놓고 전화를 받았다.

강서흔의 전화였다.

아마 이쪽 상황이 궁금해서 전화했을 것이다.

마침 이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그는 한 손에 짐을 들고 한 손으로 핸드폰을 든 채, 엘리베이터를 나섰다.

손에 든 짐에만 신경 쓰다 보니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남자와 마주쳤다.

“여보세요.”

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 남자를 힐끗 바라보았다.

수화기 너머로 강서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미 씨는 어때? 깼어?”

그는 시선을 거두고 담담히 대답했다.

“깼어.”

“괜찮은 거지?”

온이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많이 좋아졌어.”

“괜찮다니 다행이네. 그래도 이번 사고로 둘이 조금 가까워졌으니 너한텐 좋은 건가?”

장난 섞인 목소리에 온이샘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게 왜 나한테 좋은 거야?”

“넌 우미 씨 좋아하는데 우미 씨는 너한테 관심 없었잖아. 한번 만나려고 해도 이 핑계 저 핑계 생각해야 하는데 마침 다쳤으니까 병문안을 이유로 대놓고 병실 드나들 수 있잖아?”

“이번 기회를 잘 잡아야 해. 이런 기회 흔치 않아. 하늘이 널 도와주고 있는 거라고!”

온이샘은 못 말린다는 듯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럴 싸하긴 하네. 하지만 이런 기회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아.”

그는 차라리 말도 안 되는 핑계를 쥐어짜더라도 그녀가 다치지 않는 게 좋았다.

“순정남 납셨네. 야, 닭살 돋아. 이만 끊어. 사랑에 미친 놈!”

말을 마친 강서흔은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온이샘은 못 말린다는 듯이 웃으며 핸드폰을 도로 넣었다.

앞으로 몇 발자국 걸어가던 그는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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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드디어.. 나상준이 온이샘 존재를 확인하면서 슬슬 신경쓰게 되겠구나!! 자극받아야.. 우미한테 신경쓰고 더 다가가겠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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