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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발신자를 확인하니 차우미였다.

익숙한 이름이 눈에 보이자 나상준은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전화하기 전, 차우미는 나상준이 다녀가면서 했던 얘기를 숨김없이 하선주에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도움을 받는 게 불편하다는 얘기도 잊지 않았다.

하선주도 그녀의 생각에 동의했다. 이혼한 사이인데 자꾸 엮이는 건 좋지 않았다.

비록 어쩌다가 차우미가 나상준의 조카를 구하긴 했지만 이 일로 그 집에 보상을 바라지는 않았다.

그래서 하선주는 차우미의 전화로 나상준에게 전화를 걸고 딸의 귓가에 핸드폰을 가져갔다.

차우미는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차우미는 잠시 숨을 고르고 그에게 물었다.

“지금 바빠?”

예전에도 먼저 전화를 걸면 항상 했던 질문이었다.

나상준은 창 밖을 바라보며 담담히 대답했다.

“아니, 안 바빠.”

“그래. 내일 병원 옮기는데 필요한 절차는 우리가 마무리하기로 했어. 더 이상 날 위해 뭘 해줄 필요 없어. 이 말 하려고 전화했어.”

“당신 마음은 알겠지만 정말 우연이었고 다른 사람이었더라도 그렇게 했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바쁜 사람인 걸 알기에 차우미는 길게 말하지 않고 용건만 간략해서 전달했다.

그리고 말을 마친 그녀는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간호사와 의사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으로 보아 아직 병원을 떠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차우미는 말없이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차우미, 뭐가 두려워서 그러는 거야?”

한참이 지난 뒤에야 그가 물었다.

차우미는 그 질문에 당황했다.

뭘 두려워하냐니?

갑자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라….”

그녀는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예전에는 한 번도 이런 식의 질문을 한 적 이 없었다. 병실에 왔을 때도 자신의 생각만 전달했을 뿐, 그녀의 의견은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차우미는 남자가 뭔가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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