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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차동수도 다가오며 말했다.

“가자, 우미야.”

차우미는 부모님의 눈치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분노한 그들의 표정을 보아 하니 이제 숨길 수 없을 것 같았다.

“알았어, 아빠.”

차우미는 주혜민에게 눈인사를 한 뒤, 차동수를 따라 병실을 나갔다.

담당자도 그들과 함께 자리를 떴다.

하선주는 꽃과 과일바구니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주혜민에게 말했다.

“아가씨, 다신 여기 찾아오지 마. 아가씨 마음은 알겠어. 하지만 아가씨가 좋아하는 그 사람, 우린 관심 없으니까 우리한테 그런 말할 필요 없어.”

하선주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일부러 나타나서 딸의 아픈 곳을 건드린 여자가 곱게 보일 리 만무했다.

말을 마친 하선주는 그대로 병실을 나가버렸다.

병실 밖, 온이샘은 복도에서 통화 중이었다.

여가현은 안평에 도착했다며 그에게 구체적인 위치를 물었다.

그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안평 병원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해주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강서흔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가현이 안평에 도착했는지 묻는 전화였다.

그녀가 안평에 왔다는 얘기에 강서흔은 자신도 지금 출발하겠다고 알려왔다.

온이샘은 친구가 아직 여가현을 놓지 못했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 기회에 잘해보라고 했다.

“친구야, 만약 우리 넷이 같은 날 결혼식을 올리면 정말 장관일 것 같아!”

강서흔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며 말했다.

생각은 참 그럴싸하지만 그게 과연 가능할까?

온이샘은 친구에게 실망을 주기 싫어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었다.

“알았어. 우리 출발해야 하니까 여기까지만 하자.”

“그래! 도착하면 연락할게!”

드디어 전화를 끊은 온이샘은 급하게 차우미 가족들을 쫓아갔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일가족 표정이 좋지 않았다.

하선주는 아예 똥 씹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차우미와 차동수의 표정도 별로 좋지 않았다.

조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는 무슨 일인지 묻고 싶었지만 일단은 참기로 했다.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았다.

일행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병실에 남은 주혜민은 떠나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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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내가 다 속이 시원하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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