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8화

두 분이 걱정하시는 걸 알기에 쓸데없는 얘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였다.

차우미는 그제야 표정을 풀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부탁할게.”

온이샘은 핸드폰을 건네 받고 예의 바르게 인사부터 건넸다.

“네, 아저씨.”

그는 자리를 뜨지 않고 그 자리에서 전화를 받았다.

부모님께서 뭐라고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온이샘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질문에 대답했다.

상황 설명이 끝나고 온이샘이 말했다.

“네. 우미 바꿔드릴게요.”

말을 마친 그는 핸드폰을 다시 차우미의 귓가에 가져갔다.

차동수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우미야.”

“응, 아빠.”

“우리 지금 출발할 거니까 넌 아무 걱정하지 말고 푹 쉬어. 엄마랑 같이 갈게.”

차동수는 아까보다는 한결 차분해진 목소리로 딸을 위로했다.

차우미가 웃으며 말했다.

“아빠, 나 괜찮으니까 엄마랑 천천히 와. 급하게 서두를 것 없어.”

“알았어. 이따 봐.”

드디어 통화가 끝나자 온이샘이 말했다.

“미안해. 나 도와준다고 나왔는데 다치게 만들어 버렸네.”

차우미 부모님의 걱정을 알기에 그는 죄책감에 휩싸였다.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차우미 역시 가족에게 상황을 알리지 않았을 것이다.

차우미가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선배, 나 아니었으면 그 여자애 구해줬을 거야?”

갑작스러운 질문에 온이샘은 멈칫하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구했을 거야.”

차우미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나한테 미안해할 거 없어.”

부상과 고열로 인해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미소 만큼은 따스하고 찬란했다.

온이샘도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병원에 도착한 차동수와 하선주 부부는 급급히 의사에게 차우미의 상황을 물었다. 손에 화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부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부부는 안심하고 병실을 찾았다.

하선주가 병실에 나와 딸을 보살피는 사이, 차동수와 온이샘은 밖으로 나와서 복도로 걸어갔다.

병실과 멀어진 뒤에야 온이샘은 입을 열었다.

“아저씨, 정말 죄송해요. 제가 우미를 지켜주지 못했어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양평이 아니라.. 안평 아냐? 계속 양평이라고 하네.. 지명이나.. 특히 이름은.. 오타없게 해줘요 ㅜㅜ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