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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전북망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송석석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는 송석석이 또다시 협박하려 이 말을 꺼낸 것인지, 아니면 진심으로 이혼을 바라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그는 이혼할 마음이 없었다.

이혼하면 송석석의 말 대로 모든 비난이 그와 이방에게로 쏟아질 것이다. 또한 백성들도 그를 손가락질할 것이다. 진북후부는 온 백성에게 영웅으로 칭송받는 집안이었다. 송석석과 이혼한다는 것은 그런 그들의 신뢰를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송석석, 난 그대와 이혼할 생각 없소.”

그가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당신을 억압할 생각도 없소. 앞으로는 부디 자중하며 사시오. 이번에 어머니를 이용해 나를 협박하려 든 건, 정말 도를 넘었소. 요구든 불만이든 내게 하시오. 괜히 어머니를 끌어들이지 말고. 이 일이 밖에 알려지면 당신의 명성에도 도움이 안 될 테니.”

하지만 송석석은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참으로 솔직하지 못하십니다. 저와 이혼할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할 용기가 없는 것이겠지요. 저와 이혼하게 되면 장군한테 피해가 갈 테니까. 사람들이 당신을 무정한 남편이라며 욕할 것이며, 부하들도 당신을 달리 보게 되겠죠. 사랑과 명예, 두개 모두 얻으려 하니까 일이 꼬이는 겁니다. 사람 아주 잘못 보셨어요. 전 장군부가 없어도 충분히 혼자서 잘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전북망은 자존심이 상한 듯 얼굴이 붉어졌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 늘어 놓으시오. 혼인은 폐하께서 정하신 것이니, 절대로 무를 수 없소. 그러니 조건을 말하시오. 어떻게 하면 이방을 받아들이겠소?”

“조건이요? 그런 거 없습니다.”

송석석은 당당히 어깨를 편 채, 굳건히 그를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은 그 어느때보다 빛났으며 아름다웠다.

전북망은 더 이상 화를 내지 못하고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솔직히 난 당신이 이 혼사를 기꺼이 받아들일 거라 생각했소. 그대의 아비와 오라비, 모두 무장 출신이었으니, 이방 또한 품어줄 줄 알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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