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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전북망이 급히 막아서며 말했다.

“어머니, 제발 이러지 마세요. 그 혼수품을 제가 어떻게 받습니까?”

노부인이 화가난 목소리로 말했다.

“바보 같은 생각하지 말 거라. 네가 그 년한테 당한 게 얼마인데? 네가 마음 이렇게 약한 모습 보여주니까, 그 년도 이렇게 함부로 나오는 거 아니야! 네 어미가 또 그 년 때문에 목숨이 위태로워지길 바라느냐?”

하지만 전북망은 이미 마음을 굳게 먹은 상태였다.

“아버지, 어머니, 형님. 제가 그 자의 혼수품까지 가져가버리면,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을 것 같아 그럽니다. 내일 아버지와 형님께서는 양쪽 가문을 대표하는 어르신들을 불러주십시오. 그리고 혼인을 중매해줬던 중매인도 불러 증인으로 세워주면 감사하겠습니다.”

“너희 혼인, 연왕비(燕王妃)가 중매해줬던 것 같다만.”

전기가 이마를 찌푸리며 말했다.

“연왕비는 송씨 부인의 친척이야. 송석석과도 가깝고.”

노부인인 말했다.

“그럼 연왕비는 빼고, 그날 섰던 다른 중매인을 부르도록 하지.”

연왕비는 몸이 좋지 않아 연왕부(燕王府: 연왕이 거주하는 관저) 관리는 진작에 측비(側妃)에게 맡겨졌다. 그렇기에 굳이 연왕비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지만, 황실 집안 사람들과의 갈등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았다.

전북망이 말했다.

“그럼 나머지는 어머니께서 맡아주십시오. 저는 잠시 나갔다가 오겠습니다.”

“이 늦은 밤에 어디 가려고?”

전북경이 물었다.

“그냥 좀 바람 쐬고 오겠습니다.”

전북망은 그 말을 끝으로 성큼성큼 밖으로 향했다. 그가 늦은 밤 집을 나선 이유는 이방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이방은 여자에게 나쁘게 구는 남자를 가장 싫어했다. 그는 이 일 때문에 이방이 괜한 오해를 할까 두려웠다. 그러니 이혼의 사유가 송석석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혀야만 했다.

물론 이 시간에 이방의 집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이방의 아버지 이청명(易天明)은 한때 진북후부의 부하로 있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전투 중 부상을 입게 되어 다리를 절면서 어쩔 수 없이 퇴역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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