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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절반!”

전북망이 문가에 서서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이상하게 송석석과 눈을 마주보기가 힘들었다.

“절반만 걷고, 절반은 돌려주겠습니다.”

송세안이 화난 목소리로 외쳤다.

“절반?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단 말이오? 석석이가 이 집에 시집올 때 가지고 온 혼수가 얼마나 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욕심을 부릴 수가 있단 말이오!”

전북망이 구겨진 서신을 자시한번 힘주어 잡으며 차갑게 말했다.

“이미 말했듯이, 정 불만이시면 관청에 신고하십시오. 이혼장은 여기 있으니, 한번 살펴보십시오.”

그는 집사에게 이혼장을 건네라고 지시했다. 곧 송석석이 내밀어진 종이를 받아들였고 집사는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송석석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그녀는 결코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쫓겨나서는 안 되는 사람이었다.

무척 익숙한 글씨체가 보였다. 전북망의 필체였다. 전에 편지를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송석석은 단번에 알아봤다.

이혼장에 들어있는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 질투에 눈이 멀어 불효를 저질렀으며, 마지막엔 그녀가 다시 좋은 짝을 만나길 기원한다고 적혀 있었다.

“조언하 건데, 만약 앞으로 다시 시집가게 된다면 이런 짓, 다시는 저지르지 마시오. 그럼 최소한의 행복은 보장될 테니까.”

후련해야 하거만, 전북망은 왠지 모르게 마음이 복잡했다.

“가르침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송석석이 이혼장을 들어올리며 말했다.

“그런데 아직 관청 도장이 없군요.”

전북망이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답했다.

“도장은 곧 내가 관청에 가서 직접 받을 것이오. 지참금 절반밖에 회수하지 않은 것에 감사하시오. 법대로 했으면 당신은 한 푼도 가져갈 수 없었을 것이오. 그러니 나를 탓하지 마시오. 이 모든 것은 그대가 자초한 일이니.”

지참금 정리는 완료된 상태였다. 가져간다고 해도 가져갈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교지가 내려온 뒤에 이혼을 했다면 좀 더 깔끔했겠지만, 송석석은 더 이상 여기서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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