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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그날 저녁, 이방은 전북망을 불러내었다.

두 사람은 호숫가를 거닐고 있었다.

전북망은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방은 상황을 잘 몰랐기 때문에 그를 불러내면 이혼의 상황을 이야기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전북망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얼굴은 고양이에게 할퀸 것 같기도 했다.

그러던 중,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이방이 멈춰 서며 물었다.

“끝난 것입니까? 예단의 절반도 돌려받았습니까?”

노을이 지면서 이방의 어두워진 얼굴을 비췄다.

전북망은 갑자기 송석석의 아름다운 얼굴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돌려받지 못했습니까?”

이방은 그가 말이 없자, 한숨을 쉬며 다시 물었다.

“제가 서신을 보내서 예단의 절반은 반드시 돌려받으라고 했잖습니까. 장군부의 재정이 바닥나서 돌려받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그럽니까?”

전북망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건 석석의 예단이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번 것도 아니오. 이방, 당신은 나와 결혼한 게 고생하기 싫어서요?”

“그런 뜻이 아니잖습니까.”

이방은 돌아서며 그의 눈에 비친 자신의 계산적인 눈빛을 숨기려 했다.

“저는 단지 우리가 앞으로 군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서 하는 말입니다. 돈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 아닙니다.”

“장군부가 당장 무너지는 것도 아니고 검소하게 살면 그럭저럭 지낼 수 있소.”

전북망이 말했다.

이방은 돌아서며 재차 확인했다.

“그래서, 정말로 돌려받지 않았습니까? 예단을 모조리 가져갔습니까?”

그녀의 눈에 비친 실망과 분노에 전북망은 가슴이 시렸고 조금씩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혼서를 건네려는데 황제의 명이 도착했소. 알고 보니 이미 궁에 들어가 황제에게 이혼을 청했고 처음부터 이혼할 생각이었던 것 같소. 당신과 지아비를 나눌 생각이 없었던 것 같소.”

“네?”

“그 사람은 역겹다고 했소.”

이방은 냉소했다.

“역겹다고요? 그녀가 한 말입니까? 제가 신경 쓰지 않는다는데 정말 웃기지 않습니까? 설마 자신이 아주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요?”

전북망은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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